영화 ‘F1’ 스타의 말끔한 수트는 어떤 컨셉의 파티에도 정확하게 맞다. 이런저런 모임에 참여하느라 무슨 옷을 입어야 좋을지 고민이라면 참고하자. 아무튼 만능이다.

이맘때가 되면, 내 캘린더에는 정체불명의 드레스 코드를 내건 연말 모임 일정으로 가득 찬다. 이번 주만 해도 고딕부터 1980년대 테마의 보드룸 투 바 크리스마스까지 혼란스러운 콘셉트가 줄줄이 도착했다. 이런 상황에 의외로 도움이 되는 남성복 콘셉트가 있다.
옷장 앞에서 위기가 닥치면, 초등학생 시절 연말 발표회에 부모님이 골라 입힌 옷을 떠올리자. 의례적이고 약간은 뻣뻣한 그 차림 만큼 안전한 선택은 없다. 지난주, 영화 F1의 배우 댐슨 이드리스는 이 조언에 정확히 맞는 옷차림을 선보였다. 자칫하면 고루해 보일 수도 있는 회색 울 재킷에 단정한 블랙 타이, 어두운 플리츠 팬츠. 알고 보니, 이 문제에 한해서만큼은 부모님 말씀이 맞았던 셈이다.
연말 모임 때면 스타일 고민 과부화가 몰려 온다. 한겨울 저녁 동안 치러야 할 전혀 다른 모임을 충족하는 옷차림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그 일이 불가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답은 심플한 뉴트럴 컬러에 반짝이는 블랙 드레스 슈즈를 더한 익숙하고 부담 없는 포멀함에 있다. 이드리스는 이 시대를 초월한 공식에 자신만의 해석을 더했다. 우아한 블랙 플리츠 슬랙스, 빳빳한 화이트 드레스 셔츠, 질감감 있는 블랙 타이, 그리고 잔잔한 깅엄 패턴의 그레이 톤 싱글브레스트 울 재킷. 향신료를 넣은 뱅쇼 한 잔처럼,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한 룩이었다.
이 조합은 어린 시절 악보 스탠드 앞에 서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열창하며 감격한 부모 앞에 섰을 때만큼이나 잘 어울린다. 물론 성인이 되어 고딕 율 테마 파티에 참석할 때도 충분히 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