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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윤슬’ 컬러?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선보인 ‘한글 옵션’ 4

2026.01.26.김현유

2020년대 들어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한글로 된 단어가 전 세계로 퍼진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분위기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감지된다. 한글 이름이나 한국 지명으로 쓰인 색이 공식 색상 옵션으로 적용된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대 들어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케이팝과 드라마를 위시로 한 K-컬처는 물론, 음식과 생활 습관까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글로 된 단어가 전 세계로 퍼진 경우도 적지 않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먹방’, ‘치맥’ 같은 단어가 실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감지된다. 한글 이름이나 한국 지명으로 쓰인 색이 공식 색상 옵션으로 적용된 케이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색상명을 정할 때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에서 한글 이름을 색상 옵션으로 적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런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선택한 한국의 색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페라리 – 윤슬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이 물결 위에 비쳐 반짝이는 모습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페라리가 새로 공개한 ‘페라리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에 적용된 색상 역시 같은 이름이다. 푸른빛을 바탕으로 초록부터 보라까지, 빛의 방향에 따라 오묘하게 변하는 색이다. 윤슬의 의미를 완벽하게 구현한 셈이다. “한국의 고려청자에서 느껴지는 깊이 있는 색감 그리고 서울 도심의 네온사인이 만들어내는 밤의 분위기에서 이번 색상을 떠올렸습니다. 한국 고유의 문화와 분위기를 녹여내 ‘윤슬’이라는 이름을 채택했지요.” 플라비오 만조니 페라리 최고디자인책임자의 설명이다. 페라리는 가까운 시기에 다른 모델에도 윤슬 색상을 옵션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 한라산 그린

지난 2021년,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세단인 G90을 공개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화려한 디자인과 최첨단 엔지니어링으로 주목받았는데, 이 중 눈에 띄는 컬러 옵션이 있었다. ‘한라산 그린’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주도의 한라산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명명한 한글 이름이다. 그린톤에 회색과 파란색이 섞인 차분한 색으로 푸른 바다와 울창한 초목, 검은 현무암 등에서 색감을 따 왔다고 한다.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한국적 이미지를 투영한 색이라는 설명이다. G90을 비롯, G80과 G70 모델에서 선택 가능하다.

현대 – 다이브 인 제주

현대자동차는 2020년, 소형 SUV 코나의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 더 뉴 코나를 출시했다. 디자인을 바꾸고 신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 기존 모델과의 차이점이었는데, 이와 더불어 6종의 새로운 색상 옵션도 추가됐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다이브 인 제주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주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제주 바다의 청량하고 시원한 색감을 표현한 블루 계열 색상이다. ‘코나’라는 이름은 하와이의 휴양 도시에서 따 온 것으로, 한국의 휴양지인 제주와의 조합이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신형 코나부터 기존 연식 모델까지 모두 선택 가능한 색상이다.

랜드로버 – 서울 펄 실버

랜드로버가 지난 2019년 출시한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획기적인 디자인과 최첨단 엔지니어링 외에 새롭게 추가된 색상 옵션 때문에 한국에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에서 이름을 따온 ‘서울 펄 실버’가 바로 그것.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한국 소비자들의 색상 선호도를 연구해 개발한 색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을 담아 출시했다고 한다. 단순한 은색이 아닌 진주처럼 반짝이는 펄을 더한 메탈릭 컬러로 도시적이고 럭셔리한 느낌을 담아냈다. 한국을 타깃으로 삼았지만, 랜드로버의 컬러 코드 리스트에서 여러 모델의 공통 색상으로 등록돼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된 이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