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원 씬에 브라이틀링이 다시 돌아왔다. 이에 공식 출범을 기념하는 특별한 시계가 공개되었다.

최근 며칠간 브라이틀링의 소셜 미디어 티저에 달린 댓글을 살폈다. 포뮬러 원에 집착에 가까운 팬들 중 상당수가 자기가 사랑하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가 모터스포츠의 정점으로 돌아오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자, 이제 기다림은 끝났다. 브라이틀링이 다시 그리드로 돌아왔다. 그것도 익숙한 동반자, 애스턴 마틴과 함께다. 당연히 이 관계의 공식적인 출범을 기념하는 특별한 시계도 함께 공개됐다. 바로 나비타이머 B01 크로노그래프 43 애스턴 마틴 아람코 포뮬러 원 팀이다. 브라이틀링 CEO 조르주 컨은 이 모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959피스 한정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만약 일주일 만에 완판된다면, 또 하나 만들 겁니다.”
이 중 최소 두 개의 행선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 랜스 스트롤과 페르난도 알론소가 다가오는 시즌 내내 이 시계를 손목에 올리고 충분히 노출시킬 거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즌 개막은 한 달 뒤, 호주에서 열린다. 이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드라이브 투 서바이브에 나올 워치 포즈를 상상하고 있는 사람이 나뿐일까.
애스턴 마틴의 공식 타임피스 파트너가 된 이유를 묻자, 특유의 에너지가 넘치는 컨은 이렇게 말한다. “지난 7~8년 동안 정말 수많은 포뮬러 원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지만, 거의 모두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팀과 브랜드와 함께할 기회가 왔을 때는 아주 빠르게 예스라고 말했죠.”
레드불에는 태그호이어가 있고, 페라리와 맥라렌은 리차드 밀과 긴밀하며, 메르세데스는 IWC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다른 사례들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F1 패독에는 또 하나의 시계 브랜드가 들어올 여지가 충분하다. 그리고 자동차 분야에서 브라이틀링만큼 탄탄한 입지를 다진 브랜드도 드물다.

애스턴 마틴과 브라이틀링은 사실 과거에도 서로를 의식해온 관계였다. 오래된 인연이 다시 불을 붙이는 셈이다. 가장 처음의 ‘플러팅’을 찾자면 19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조금 더 현실적인 기준점은 1959년이다. 참고로 이것이 바로 이번 시계의 제작 수량이다. 1959년은 애스턴 마틴이 F1에 처음 데뷔한 해였고, 당시 팀 드라이버였던 그레이엄 힐과 짐 클라크가 브라이틀링 나비타이머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와 시계를 모두 사랑하는 톰 이튼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74년 역사를 지닌 나비타이머를 통해 브라이틀링이 영국과 영국 엔지니어링의 정점과 맺어온 오랜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을 보게 되어 반갑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비타이머는 제가 어릴 때 스위스 시계에 관심을 갖게 만든 모델 중 하나였고, 아마 지금 패독 안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모델일 겁니다.”
시계 세계에서 ‘오래됐다’는 말은 결코 흠이 아니다. 빈티지와 헤리티지는 오히려 환영받는 요소다. 확고한 역사와 정체성은 젠지 소비자들이 점점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기도 하다. 여기에 애스턴 마틴과 브라이틀링은 제임스 본드 같은 컬트 히어로와의 연결고리까지 공유하며 이 파트너십의 볼륨을 한층 키운다. 007 썬더볼에 등장했던 DB5를 기억하는가. 그 영화에서 숀 코너리가 착용한 시계는 브라이틀링 탑 타임이었다.
컨은 말한다. “애스턴 마틴이 가져오는 이미지와 감정, 그리고 브랜드의 격은 예를 들어 어떤 탄산음료 포뮬러 원 팀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런 팀이었다면 저는 계약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파트너십에는 깊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케팅의 첫 번째 원칙은 최초가 되거나, 더 나아지는 것이죠. 우리는 분명 더 나아질 겁니다.”

정작 시계 자체를 보면, 이건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이 애스턴 마틴 버전 나비타이머의 가장 큰 매력은 아는 사람만 아는 디테일에 있다. 레이싱 그린과 라임 컬러 포인트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시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손목에서 벗어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가죽 스트랩 안쪽이 보이고, 케이스백에는 애스턴 마틴 포뮬러 원 팀 로고가 새겨져 있다. F1과 관련된 시계인 만큼, 케이스는 초경량 티타늄으로 제작됐다. 그리고 이는 나비타이머 역사상 최초의 티타늄 케이스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겉보기에는 클래식한 판다 다이얼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집중해서 보면 훨씬 현대적인 요소들이 숨어 있다. 다이얼 위에 보이는 미세한 컬러 입자들은 카본 파이버로, F1 머신의 콕핏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스피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이얼 곳곳의 각종 인덱스, 예를 들면 속도와 거리 표시, 그리고 악명 높은 슬라이드 룰 베젤을 만져보는 재미에 푹 빠질 것이다.

또 싱가포르 그랑프리나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처럼, 밤에 도시를 밝히며 펼쳐지는 레이스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시계가 어둠 속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도 마음에 들 것이다. 향상된 야간 가독성, 즉 풍부한 야광 덕분이다.
지난 시즌 태그호이어가 F1 공식 타임키퍼로서 스포츠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면, 브라이틀링은 2026년에 그 불길에 연료를 더한다. 우리는 이 상황을 매우 환영한다. 엔진을 예열하자. 올 시즌은 정말 큰 시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