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페이드컷의 전성기는 저물고 있다. 이제는 보이 뱅의 시대다.

지난 10년 동안 남성 헤어스타일의 중심에는 아주 짧게 민 버즈컷, 한 올도 허용하지 않고 뒤로 넘기는 슬릭백, 중력을 거스르는 볼륨감 넘치는 펌 등이 있었다. 단정하고, 관리가 잘 된 느낌의, 사실은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 뉴욕에서 활동하는 헤어스타일리스트 마크 앨런 에스파르자는 말한다. “한땐 정말 다들 데이비드 베컴처럼 보이길 원했죠. 옆은 밀고, 위는 길게.”
하지만 요즘 남자들은 그렇게까지 정돈된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청바지 입고 운동하고, 올미트 식단으로 단백질을 극대화하고, 전반적으로 더 날것에 가까운 남성성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더트백 캡, 빳빳한 셀비지 데님, 브랜드 없는 낡은 운동화와 함께 부활한 흙먼지 묻은 1990년대 미학과 함께, 머리 스타일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요즘 스타일은 가지각색이다. 짧게 잘린 볼컷부터 마노스피어풍 쉐기 컷까지 다양하지만, 이 모든 스타일에는 피할 수 없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마를 감싸는 소년 같은 앞머리다.
뉴욕 뮤지션 더 데어는 수년간 헝클어진 베이비 모프탑 헤어를 고수해왔다.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떠오른 인디 록 뮤지션들도 이 스타일을 받아들였다. 다만 조금 더 느슨하고, 더 젖은 듯한 버전으로 말이다. 밴드 Geese의 프런트맨 캐머런 윈터와 드러머 맥스 배신은 젖은 듯 윤기가 흐르는 쉐기 보브컷을 하고 있는데, 이 묘사는 히티드 라이벌리의 스타 코너 스토리의 최근 헤어스타일에도 딱 들어맞는다.
에스파르자는 스토리의 커트 코베인풍 멀릿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샤워하고 나와서 들뜬 머리를 누르려고 비니를 쓴 것처럼 보여요. 엄청 자연스러워 보이죠. 물론 그 자연스러움을 만들기 위해 스타일리스트가 꽤 공을 들였겠지만요.” 반대로 록커 MJ 렌더먼의 머리는 마치 1년 동안 한 번도 자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앞머리는 얼굴 주변을 스치듯 내려와, 지하실에서 고뇌하는 천재 같은 그의 흐트러진 분위기를 더욱 강조한다. 마노스피어 팟캐스터 테오 본의 멀릿 역시 두툼한 커튼 같은 앞머리를 동반하고 있고, 그의 스트리밍 라이벌 하산 파이커는 최근 머리를 정수리에서 곧게 내려 빗기 시작했다. 잔잔한 컬이 항상 스트레스로 가득 찬 그의 이마를 가득 메운다.
이 스타일은 할리우드까지 번졌다. 네 편으로 구성된 비틀즈 전기 영화가 예정된 가운데, 해리스 디킨슨, 배리 키오건, 조지프 퀸, 폴 메스칼 모두 리버풀 콰르텟의 상징적인 앞머리를 닮은 스타일로 머리를 다듬었다. 심지어 이 세대의 클라크 켄트조차, 그동안 여러 해석에서 유지해온 너드 분위기의 헤어스프레이 가득한 가르마 스타일을 버리고, 2025년의 온화한 기자에 어울리는 곱슬 모프탑으로 변신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슈퍼맨의 새 헤어를 “알파카 십대 헬스장 브로 머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스타일은 ‘브로콜리 펌’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물론 그 버전은 좀 더 부풀고 덥수룩할 가능성이 크다. 혹은 헤어 루틴을 포기하고 더 거칠고 관리 안 한 느낌을 택한 동료들의 모습에서 발견했을 수도 있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단어는 플로우예요.” 에스파르자는 자신의 의자에 앉는 고객들의 요구를 이렇게 설명한다. “좀 더 느슨하고, 편안하고, 생활감 있는 느낌.” 목표는 애써 꾸민 티가 나지 않는, 자라난 그대로의 스타일이다. 2016년 즈음의 젤로 뒤로 넘긴 저스틴 비버 헤어나, 같은 시기의 라이언 고슬링식 깔끔한 포마드 스타일과는 정반대다. 요즘 인기 있는 커트들은 몇 달 동안 손을 대지 않아도 괜찮도록 설계돼 있다.

에스파르자의 고객들은 종종 배우 제이콥 엘로디의 사진을 참고 자료로 들고 온다. 2025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엘로디는 잘게 끊어진 크롭드 멀릿을 유지했는데, 프랑켄슈타인처럼 보일 수도 있는 그 앞머리가 키 195cm의 체격을 부드럽게 누그러뜨리며, 엄마가 손질해준 옆집 소년 같은 매력을 더했다. 에스파르자는 말한다. “앞머리는 미니 멀릿 영역과 함께 따라오는 요소죠.” 7년 전만 해도 앞머리를 유지하겠다는 고객은 단 한 명뿐이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커트에 이마를 스치는 앞머리가 얹힌다.
보이 뱅의 유행은 우리가 머리가 기름지고 뒤엉키며 자라도록 내버려두고 싶어 하는 욕망을 드러내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심지어 얼굴을 가릴지라도 말이다. 에스파르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그 시절의 완벽하게 다듬어진 헤어스타일은 당시엔 남성적인 선택이었지만, 사실 꽤 여성적인 작업이었어요.” 2010년대 헤어 관리에 들어간 공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지금의 머리는 더 길고,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컬과 웨이브를 받아들이죠. 개인 스타일에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에요. 별로 안 한 것처럼 보이는 느낌. 설령 실제로는 손이 꽤 갔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더라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