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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좀 아는 남자는 빈티지 시계만 찬다, 예를 들면 이런 것

2026.02.26.조서형, Josiah Gogarty

마이클 B. 조던과 제시 플레먼스가 레드카펫에서도 빈티지가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들의 아주 니치하고, 꽤 멋지고, 낡은 손목 위 선택을 살펴보자.

대형 시상식에서 대형 시계를 보는 건 언제나 반갑다. 롤렉스, 까르띠에, 오데마 피게 같은 익숙한 이름들 말이다. 하지만 BAFTA Awards에서 마이클 B 조던과 제시 플레먼스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그 선택을 곱씹고 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착용한 모델을 정확히 식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빈티지 시계를 착용했는데, 크로노24를 비롯한 중고 시장을 장악한 과열 모델들은 아니었다. 이 시계들은 분명한 개인 취향과, ‘오늘 이걸 차고 온 사람은 나뿐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먼저 마이클 B 조던부터 보자. 두 사람 중 상대적으로 알아보기 쉬운 모델이었다. 그가 착용한 시계는 여성용, 1970년대 초반 모델인 바쉐론 콘스탄틴 프레스티지 드 라 프랑스였다. 다이얼에는 작은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브랜드명이 아직 앰퍼샌드를 사용하던 시절, 즉 바쉐론 & 콘스탄틴 시기의 제품이다. ‘프레스티지 드 라 프랑스’라는 명칭은 콩미테 드 프랑스로부터 같은 이름의 권위 있는 산업상을 수상한 것을 기념해 붙여졌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 상을 받은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시계 제조사다.

이 모델은 남녀 다양한 사이즈로 제작됐으며, 보석 세팅 유무도 선택 가능했다. 비대칭 케이스 형태는 마치 ‘아는 사람만 아는’ 까르띠에 크래시를 연상시키는데, 1대 1.68에 가까운 황금비 비율을 따른다. 이는 수세기 동안 예술과 공예에서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데 활용된 비율이다. 조던이 선택한 작은 사이즈의 다이아 세팅 여성용 모델은 은근히 전복적이면서도, 최근 남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작은 드레스 워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플레먼스의 시계는 이미 몇 달 전 레딧 시계 커뮤니티에서 포착돼 정체를 두고 추적이 이뤄졌던 모델이다. 그만큼 특별하고 오래 착용해온 액세서리일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이거나, 소중한 이에게서 받은 선물일지도 모른다.

그의 시계는 1940년대 초반 제작된 론진으로, 세월이 자연스럽게 묻어난 살몬 다이얼과 스몰 세컨즈 서브다이얼, 그리고 12·3·6·9시 방향에 배치된 큼직한 아라비아 숫자를 갖추고 있다. 이 마지막 요소는 필드 워치적 성격을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다. 1930~40년대 론진은 여러 군대와 계약해 시계를 제작했는데, 케이스백을 쉽게 열기 위한 세 개의 홈 때문에 ‘트레 타케’라는 별명으로 불린 모델들이 있다.

이번 모델은 빈티지 시계 딜러 에릭 윈드의 설명에 따르면 보다 일반적인 스냅백 케이스 구조를 갖췄다. 그리고 이 디자인이 파텍 필립 칼라트라바를 닮았다고 느꼈다면 놀랄 일도 아니다. 실제로 이런 론진 모델들은 비공식적으로 ‘칼라트라바’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조던의 선택과 마찬가지로, 플레먼스 역시 현재 드레스 워치의 흐름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으면서도 개인적인 변주를 더했다. 고전적인 우아함에 군용 시계의 러기드한 요소를 섞어낸 셈이다.

두 시계는 매우 다르지만, 각각의 방식으로 “요즘 레드카펫에서는 빈티지 시계가 이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윈드는 이렇게 말한다. “배우들의 손목에 현대 시계를 과하게 노출시키는 흐름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시계 애호가들은 뻔한 제품 배치에 지쳤고, 배우들이 진정성과 개인 취향을 보여주길 원합니다.” 당신도 나도, 우리 모두 언제 오스카에 참석하게 될 지 알 수 없으므로, 미리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