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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문화를 즐기는 전문가들이 추천한 아메리카 야행지 리스트 6

2026.03.06.김은희

밤 9시에 도착한 도시.

마이애미 MIAMI 미국 USA

더 셸본의 데이베드는 마이애미의 긴 밤을 보내고 난 이후의 완벽한 휴식처다.

STAY AT THE SHELBORNE BY PROPER
STAY UP FOR DIVE BARS
GQ 동료 머레이 클라크가 마이애미에서 돌아와 “모델과 샴페인이 넘치는 도시에서 지금은 다이브 바가 정답”이라고 했을 때 솔직히 조금 놀랐다. 한때 나도 테이블 위에서 춤추던 ‘그 무리’ (정확히는 대학생이었지만)에 속했고 그 시절을 여전히 애정 어린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요즘 마이애미에서 술 한잔의 평균 가격이 22달러쯤 해요.” 의 에디터 라이언페퍼는 얘기한다. “괜찮은 레스토랑이나 좋은 바에서 두 잔만 시켜도 50달러가 훌쩍 넘죠. 거의 라스베이거스 가격이에요.” 그에 비해 다이브 바는 저렴하다. 현금만 받는 곳도 많고 영업시간도 아주 길다. 맥스 클럽 듀스 Mac’s Club Deuce는 오전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문을 여는데, 이곳에서는 1980년대 사우스 비치 South Beach의 네온빛 꿈이 여전히 살아 있고 실내 흡연도 가능하다. 페퍼가 꼽는 또 다른 심야 단골은 더 코너 The Corner다. 24시간 클럽 일레븐 E11Even과 클럽 스페이스 Club Space 사이에 끼어 있다. “인도 쪽 자리가 정말 좋아요. 술이랑 담배 하나 들고 클럽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이 밖에도 라스 로사스 Las Rosas, 처칠스 펍 Churchill’s Pub, 그리고 진짜 OG라 불리는 로스트 위켄드 Lost Weekend가 있다. 거기서 15분만 걸으면 지난해 문을 연 더 셸본 바이 프로퍼 The Shelborne by Proper로 돌아갈 수 있다. 마이애미 비치에 새 워터프런트 호텔이 생기는 일은 흔치 않은데, 프로퍼 그룹의 이 신작은 무려 1억 달러가 투입되었다. 온수 수영장에는 1950년대식 다이빙 보드가 있고 비치 클럽에는 민트색 파라솔이 펼쳐져 있다. 다이브 바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반대는 늘 끌리기 마련이다. – RD

리우 데 자네이루 RIO DE JANERO 브라질 BRAZIL

STAY AT FASANO HOTEL
STAY UP FOR LATE-NIGHT FOOTBALL
파사노 Fasano는 브라질에서 손꼽히는 호텔 브랜드지만 리우의 파사노는 언제나 가장 섹시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파네마 해변을 내려다보는 인피니티 풀을 갖춘 이곳에서는 클럽들이 새벽까지 문을 열고 파티 피플들은 더운 날씨에 어울리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밤을 즐긴다. 보다 화려한 밤은 레블론과 이파네마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라파 같은 지역은 “조금 더 가벼운 지갑에 잘 맞는 곳”이라고 이벤트 매니저이자 DJ인 휴고 브레다는 말한다. “보타포구 지역이 지금 가장 핫해요. 아직 가격대도 높지 않고 디자이너부터 그라피티 아티스트, DJ와 프로듀서들까지 끌어들이는 매력과 분위기가 있죠.” 도시 반대편에서는 밤 9시 30분에 열리는 마라카낭 Maracanã 스타디움의 축구 경기가 세계에서 가장 전율적인 야간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다.(지난 11월에는 두아 리파가 플라멩구 Flamengo와 플루미넨시 Fluminense의 더비 경기를 보러 오기도 했다.) “카리오카 Cariocas 특유의 관중 열기와 소음, 그리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이 경기를 정말 특별한 경험으로 만듭니다.” 리우에서 프로모터로 일하는 길례르미 페이쇼투는 전한다. 경기 뒤 여운을 파티로 이어가고 싶다면 조키 클럽 Jockey Club의 보스케 바 Bosque Bar로 향하자. 반대로 밤을 조금 더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보테쿠 벨몬치 Boteco Belmonte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이면 충분하다. – REBECCA DOLAN

부에노스아이레스 BUENOS AIRES 아르헨티나 ARGENTINA

STAY AT BE JARDÍN ESCONDIDO
STAY UP FOR MILONGA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늦은 밤은 진지하다. 저녁 식사는 보통 밤 9시나 10시에 시작되고 새벽 2시에 외출하기 전 프레볼리체(가볍게 한잔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현지 출신이자 매거진 <Lov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후안 코스타 파스는 말한다. “아르헨티나의 나이트라이프는 정말 다층적이면서 자유롭게 뒤섞여 있어요.” 이러한 정신은 공간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데세오 Deseo는 나이트클럽과 문화 센터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시 낭독과 토크, 라이브 음악, DJ 세트가 한데 어우러진다. 하지만 도시의 문화 한가운데에는 여전히 밀롱가 milonga가 있다. 1800년대에 시작된 지역 음악이자 춤으로 아르헨티나 탱고의 친척 같은 존재다. 라 카테드랄 클럽 La Catedral Club 같은 곳에서는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를 위한 탱고 레슨과 댄스 나이트가 열린다. 코스타 파스는 또 다른 흐름도 짚는다. “제게는 쿰비아 cumbía 신이 서서히 탱고 신을 대체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리고 쿰비아와 레게톤 reggaetón을 섞은 RKT라는 놀라운 움직임도 있죠.” 세련된 팔레르모 소호 Palermo Soho에서는 부티크 호텔 하르딘 에스콘디도 Jardín Escondido가 댄스를 즐긴 뒤의 휴식을 위한 완벽한 안식처다. 이 호텔은 2009년 작 <테트로 Tetro>의 집필과 제작 기간 동안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거주하며 작업하던 타운하우스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소수의 객실을 정교하게 큐레이션한 공간으로 주변의 에너지와 대비되는 고요함이 느껴진다. – NATHALIE KERNOT

멕시코시티 MEXICO CITY 멕시코 MEXICO

메종 셀레스트의 평온한 블루 룸.

STAY AT MAISON CELESTE
STAY UP FOR TACO STANDS
어떤 도시에서는 밤이 되면 여행자가 가장 이방인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멕시코시티에서는 그렇지 않다. 셰프 에밀리아노 파디야는 말한다. “현지인들은 몇 분 안에 누구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일정에 초대해요.” 이 점을 기억하고 그의 섹시한 ‘가스트로 칸티나 Gastro Cantina’ 레스토랑 보라스 Voraz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해보자. 로마 수르에 자리한 이곳에서 파디야는 말한다. “멕시코 풍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코스를 즐겨봅시다. 그다음엔 바로 로컬 메스칼을 맛볼 수 있는 피스틸로 Pistilo 바로 걸어가면 돼요.” 근처의 오로펠 Oropel이나 바르 마우로 Bar Mauro에서 한잔 더 하다 보면 새벽까지 문을 여는 심야 타코 스탠드를 향한 식욕이 슬슬 올라온다. “구글 평점이 좋은 타케리아라면 어디든 숙취가 풀릴 거예요. 하지만 엘 빌시토 El Vilsito, 타케리아 로스 코쿠요스 Taquería Los Cocuyos, 타케리아 오리노코 Taquería Orinoco는 무패의 챔피언이죠.” 파디야는 말한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오리노코는 로마 노르테 Roma Norte의 메종 셀레스트 Maison Celeste에서 도보 10분 거리라는 점도 편리하다. 메종 셀레스트는 새로 문을 연 게스트 하우스로 특히 아티스트들이 도시를 찾을 때 활기가 넘친다. 다만 5개의 객실은 모노크롬 테마를 과감하게 담고 있다. – AD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SAN PEDRO DE ATACAMA 칠레 CHILE

해발 4,300미터, 엘 타티오 지열 지대에서 새벽녘 피어오르는 뜨거운 간헐천의 수증기.

STAY AT AWASI ATACAMA
STAY UP FOR STARGAZING
늦은 밤의 즐거움이 꼭 환경을 해칠 이유는 없다. 칠레 북부의 아와시 아타카마는 장엄한 풍경은 극대화하고 탄소 발자국은 최소화한 곳이다.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외딴 지역에서 럭셔리 로지를 운영하는 아와시 Awasi 그룹은 파타고니아와 이과수의 원시림 수백 에이커를 보전해 각 숙소의 배출량을 상쇄한다. 12세기 마을 유적 인근인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올 인클루시브’ 캠프에는 현지에서 조달한 목재와 초가지붕, 돌로 지은 어도비 스타일의 스위트룸 12실이 자리한다. 낮에는 소금 사막과 활동 중인 간헐천, 플라밍고가 모이는 석호를 둘러볼 수 있다. 밤이 되면 이곳은 지구 최고의 별 관측지 중 하나로 변한다. 호텔에서 액티비티를 담당하는 후안 이그나시오 가르시아는 말한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현대 천문학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비극지 사막 가운데 가장 건조한 기후와 독특한 지형 덕분에 공기는 유난히 맑은데 하늘은 빛 공해가 없어 별들이 아주 선명하게 보여요.” 밤 10시엔 은하수, 토성, 목성, 그리고 ‘보석 상자’ 같은 성단을 볼 수 있다. – RD

뉴욕 NEW YORK 미국 USA

젠데이아와 헌터 셰이퍼도 더 트웬티 투의 스타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섞여든다.

STAY AT THE TWENTY TWO
STAY UP FOR EVERYTHING
뉴욕은 진정한 ‘심야의 주권자’다. 새벽 1시에도 코미디 쇼와 파티, 호텔의 마티니 바, 피자, 예멘식 커피 하우스까지 모두 누릴수 있고, 심지어 24시간 운행하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을 수도 있다. “코로나 이후는 여러 의미에서 암흑기였죠. 마티니 두 잔을 마시고 나서 생강과 파가 들어간 누들을 먹을 수 없었다는 사실만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매거진의 익명에 가까운 레스토랑 평론가인 J 리가 전한다. 그의 기분을 다시 끌어올린 건 술에 취한 사람이나 그냥 늦게 먹고 싶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새로운 공간들이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요즘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디비전 스트리트의 딤섬 팰리스 Dim Sum Palace다. “이곳은 말 그대로 신이 보내준 기적이에요. 편하게 만두를 즐기면 되지요.”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면, DJ이자 레이블 이그제큐티브인 잭 비아는 이 밤을 꽉 채워 즐길 것을 권한다. “외지에서 온 친구들을 제대로 대접하는 핵심은 뉴욕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거예요. 휴스턴 스트리트의 숨은 동네 바 몇 곳을 구경하고, 분위기 좋은 멤버십 클럽으로 이동하고 나서의 마지막은 노크다운 센터 지하의 베이스먼트 Basement예요. 세계 최고 음악을 들을 수 있어요.” 비아는 더 트웬티 투 클럽에서 종종 파티를 열어왔다. 2024년 말 문을 연 이곳은 느슨한 퇴폐미와 럭셔리가 공존하는 호텔로 어느새 셀럽들의 비공식 파티 아지트가 됐다. 마지막으로 내가 이곳에 갔을 때 저스틴 비버는 <스웨그 II Swag II> 발매를 기념해 루프톱을 즐기고 있었고, 또 한 VIP의 보디가드는 호텔의 VMAs 애프터 파티를 앞두고 정찰 중이었다. – 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