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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 잘 어울리는, 로데오 감성 입은 보디 x 리바이스 협업

2026.03.19.조서형, Samuel Hine

마치 평생 입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스터드 장식의 웨스턴 무드 데님이 있다? 진짜 있다.

에밀리 애덤스 보디 아울라를 아는가?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는 럭셔리 아메리칸 세계를 구축한 디자이너로 어린 시절부터 입던 청바지를 거의 모두 보관해 온 데님 애호가다. 무려 40벌에 달한다. “나는 뭐든 다 보관하는 편이에요.” 보디의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그는 수십 년에 걸쳐 모아온 개인적인 유산들, 그 수많은 상자들 위에 자신만의 럭셔리 아메리카나 세계를 구축해왔다. 몇 년 전, 그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그 데님 아카이브를 꺼냈다. 바로 리바이스와의 첫 협업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그 디테일이 공개됐다.

리바이스 청바지는 패션계의 ‘세계적 공여자’ 같은 존재다. 최근 몇 시즌만 봐도 에어 조던, 바버 같은 전혀 다른 브랜드들과 결합됐고, 사카이의 아베 치토세, 엘리 러셀 리네츠, 키코 코스타디노프 등 다양한 디자이너들에 의해 재해석됐다. 디올의 조너선 앤더슨은 매일 빈티지 501을 입고, 샤넬의 마튜 블라지도 리바이스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리바이스에 자신의 색을 입힌다는 건 흰 셔츠나 네이비 블레이저를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보디 아울라는 이 과제를 독특한 레퍼런스들을 엮어 해결했다. 미국 로데오의 역사,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바이스 아카이브, 그리고 어린 시절 애틀랜타에서 타던 조랑말 ‘체커스’까지 끌어왔다. 참고로 코스타디노프 역시 자신의 반려견에서 영감을 받은 리바이스 협업을 최근 선보였다.

보디와 리바이스 협업 컬렉션에는 ‘배럴 레이서 진’이라는 이름의 스트레이트 핏 데님 두 종류가 포함된다. 다리 라인을 따라 카우보이 스타일의 스터드 장식이 들어가고, 보디 체인스티치가 더해진 섀도 패치와 기존의 빨간 탭 대신 보라색 탭 등 디테일이 특징이다. 또한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던 은퇴한 배럴 레이싱 말이 뒷주머니의 직조 라벨에 새겨졌다. 이 역시 리바이스 아카이브에서 발견한 라벨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부모님 집 지하실에 있는 말 리본이나 안장들을 꺼내보는 걸 정말 좋아해요.” 보디 아울라는 말한다. “그건 제 인생의 몇 년에 불과한 이야기지만, 지금의 저를 만든 중요한 경험이기도 해요. 동물을 사랑하고 돌보고, 어떤 것을 위해 훈련하는 법을 배웠죠.”

애틀랜타에서 자라며 입던 대부분의 청바지가 리바이스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번 협업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의 옷장은 여전히 리바이스로 가득하고, 그는 거의 매일 청바지를 입는다. 상징적인 미국 브랜드와 손을 잡는 건 시간문제였던 셈이다.

보디 아울라는 늘 가족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왔다. 2026년 봄 컬렉션은 ‘피터 팬’ 작곡가 무스 찰랩을 중심으로 전개됐고, 그의 아들 빌 찰랩은 그래미 수상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남편 애런 아울라의 친척이다. 2023년 파리 패션위크 컬렉션 역시 사랑하는 이모의 삶을 바탕으로 했다. “사람들의 삶, 특히 어린 시절 이야기를 파고드는 끝없는 토끼굴에서 영감을 받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이야기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리바이스 협업을 총괄한 레오 감보아는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이야기가 살아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각각의 청바지 핏과 마감은 “에밀리 개인이 소장한 리바이스들을 분석해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들을 조합한 결과”다.

보디 아울라는 덧붙인다. “각기 다른 시기의 청바지에서 좋아하는 요소들을 골랐어요. 하지만 단순히 이어붙인 느낌은 원하지 않았고, 남녀 모두 입을 수 있는 유니섹스 디자인도 중요했어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은 건 2026년 가을 컬렉션 ‘보디오 로데오’다. 1910년대부터 이어져온 여성 로데오 경기 ‘배럴 레이싱’의 역사에서 출발한 컬렉션이다. 웨스턴 스타일은 쉽게 클리셰로 흐르기 쉽지만, 보디 아울라는 블랭킷 셔츠, 버튼 장식 블루종, 포니 헤어 재킷 등을 통해 과거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우아함으로 풀어낸다.

이 데님은 현재 스타일 흐름과도 정확히 맞물린다. 뉴욕과 LA에서 35세 이하라면 누구나 빈티지를 선망하는 지금, 이 청바지는 그 욕망의 중심에 있다. “유행을 타는 스터드가 아니라 클래식한 스터드 데님을 만들고 싶었어요. 오래전부터 입어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옷이요.” 말 그대로, 오래 간직할 가치가 있는 청바지다. 이 협업은 4월 3일 도쿄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먼저 공개되며, 4월 10일부터 전 세계 보디 매장과 온라인에서 출시된다.

Samuel Hine
사진
Bode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