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는 정말 멋진 유니폼들도 있지만, 대회가 끝나면 바로 잊혀질 디자인들도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에서 열리는 이번 여름 대회를 앞두고, 최고의 유니폼과 아쉬운 유니폼을 정리했다. 한국은 몇 위인가.

개인적으로 요즘 스포츠 유니폼 대부분은 별로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라데이션, 과한 패턴, 형광색의 전통적이고 클래식한 디자인만큼 눈에 들어오는 건 없다. 셀틱스의 켈리 그린,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노스캐롤라이나의 흰 농구 유니폼처럼 바뀔 필요 없는 디자인이 최고다. 계속 바뀐다는 건 계속 별로라는 뜻일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6 피파 월드컵은 거의 모든 스타일의 유니폼을 보여준다. 클래식, 최신 트렌드, 그리고 과하지만 어딘가 애매한 디자인까지.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가 제작한 각국 홈·어웨이 킷을 기준으로, 현재 공개된 국가들을 순위로 정리했다.
아직 유니폼을 공개하지 않은 국가들도 있지만, 이미 32개국이 공개하며 대회의 분위기를 먼저 달구고 있다. 순위는 홈과 어웨이 두 벌의 완성도를 종합해 매겼다. 어떤 팀은 한 벌은 훌륭하지만, 다른 한 벌이 아쉬운 경우도 있다.
32위 오스트리아
팬들 사이에서 이런 반응이 많다. “이게 최종 디자인 맞냐?”
31위 스위스
월드컵에서 라임 그린이라니. 특히 중립의 상징인 스위스에게는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다.
30위 이집트
피라미드 그래픽은 괜찮지만, 뭐랄까… 디자인을 하다가 만 것 같다.
29위 뉴질랜드
뉴질랜드가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신 유니폼에서 기본 색을 다 빼버리는 것으로 협의라도 한 것일까.
28위 포르투갈
홈과 어웨이 킷 모두가 지하철에 우르르 타고 있는 유소년 축구단 같다. 커다란 백팩과 크록스를 신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27위 호주
협회에서 홈 저지가 대박난 걸 보고, 어웨이 저지를 펑키하게 만든 것 같은 예시. 오른쪽은 액상 담배를 뿜어낸 것 같은 색상이다. 호주 사람들은 이걸 보고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Oh naur.”
26위 캐나다
왼쪽의 레드 유니폼은 20분 정도 고민하고 만든 것 같다. 반면 오른쪽의 검정 버전은 최소한 20시간은 더 다듬어야 할 것 같이 생겼다.
25위 노르웨이
국기 디자인 그대로 유니폼 만들기 vs 아무 특징 없는 블랙 유니폼
24위 프랑스
갑자기 왜 프랑스가 월드컵에 초록색 유니폼을 입게 되었는지 의문이다. 만든 사람 의도가 궁금해짐.
23위 우루과이
우르과이 선수들이 산뜻하고 쾌적해 보이는 파우더 블루 홈 저지를 입고 경기장에 서면 가슴이 자부심으로 웅장해질 것 같다. 어웨이 셔츠는 애매하다. 와칸다 분위기랄까.
22위 미국
월도 스트라이프가 돌아온 것은 환영한다. 반면 블랙 유니폼은 실패작으로 평가해도 되겠다.
21위 모로코
국가의 특색을 나타내는 패턴 칼라가 반영된 점이 좋다. 그 외에는 특별히 나쁘지도 특별히 좋지도 않다.
20위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의 시그니처 체커보드 패턴의 한계가 여기서 느껴진다. 어웨이에서 더 과감했으면 어떨까?
19위 가나
가나의 노란색 유니폼은 훌륭하다. 흰색은 평범.
18위 스코틀랜드
원정에서 스코틀랜드가 입을 피치 톤 유니폼은 꽤 눈에 띄지만, 네이비와 화이트로 구성된 홈 유니폼은 그다지 특별할 건 없다.
17위 한국
논쟁적인 구성이다. 보라색은 꽤 좋은데, 반면 빨간색 유니폼은 좀 지루한 감이 있다. 매번 하던 거 아닌가?
16위 카타르
버건디 컬러 덕분에 이 정도 순위에 올랐다.
15위 잉글랜드
단순하고 자신감 있는 접근.
14위 벨기에
홈 유니폼이 레드 바탕에 옐로와 블랙을 포인트로 해야 하며 불꽃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이미 정해져 있을 때, 원정 유니폼은 대체로 꽤 과감해지기 마련이다. 여러분, 이게 바로 2026년 벨기에 월드컵 유니폼입니다!
13위 알제리
아름다운 컬러 조합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장식은 모두 덜어낸, 심플한 두 벌의 유니폼. 아주 잘했다!
12위 브라질
브라질의 역대 유니폼 중 최고라고 보긴 어렵지만, 노랑과 초록의 기본적인 틀만으로도 순위 상위권에는 무난히 들어간다. 한편 원정 유니폼은 몇 차례 더 다듬었어야 했다.
11위 일본
사무라이 블루는 언제나 좋은 축구를 하고, 더 강한 팀을 상대로도 쉽게 물러서지 않으며, 그 모든 걸 최고 수준의 유니폼을 입고 해낸다.
10위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는 훌륭한 색 조합과 강렬한 팔콘 로고를 갖추고 있다. 이 요소가 워낙 굳건해 망치기가 더 어려웠을 것.
9위 파라과이
이제 좀 과감하게 가보자! 파라과이는 여전히 레드와 화이트 스트라이프를 유지한 채로, 에어브러시처럼 보이는 로우파이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8위 세네갈
그린 유니폼이 압도적이다.
7위 독일
독일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은 꽤 낯설겠지만, 이번 원정 유니폼은 정말 날렵하고 완성도가 높다. 반면 홈의 화이트 유니폼은 말 그대로 독일 축구 유니폼의 플라토닉한 이상형이자, 전설적인 1990년 월드컵 유니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버전이다.
6위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유니폼을 만든 이들은 원정 킷을 하나의 실험 무대로 삼은 듯하다. 하늘색 스트라이프는 그야말로 박물관에 전시해도 될 만큼의 작품이다.꽤 과감하고 엉뚱한 방식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제대로 먹혔다.
5위 네덜란드
네덜란드에는 오라녜는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있고, 그걸 끝까지 밀고 간다. 나는 이미 네덜란드가 이번 대회에서 깊이 올라갈 거라고 보고 있었는데, 이번 유니폼을 보니 그 확신이 더 강해졌다.
4위 멕시코
공동 개최국 중 하나인 이 팀은 전체적으로 완벽한 성공작을 내놨다. 그린, 화이트, 레드의 컬러 조합은 언제 봐도 눈을 즐겁게 한다.
3위 스페인
‘적을수록 더 좋다’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스페인은 2026 월드컵을 위해 굳이 과한 시도를 하지 않았고 그 선택이 제대로 먹혔다. 우리가 수없이 봐왔듯, 레드 셔츠는 상대 수비를 가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북미에서 처음 선보일 새로운 화이트 유니폼은 올드스쿨과 뉴스쿨이 절묘하게 섞인 분위기를 갖췄다. 특히 리브드 칼라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2위 콜롬비아
콜롬비아는 월드컵에서 항상 강렬한 유니폼을 보여주는 팀이다. 올해도 예외는 없다. 기본적인 옐로 톱에 블루 번호, 레드 스트라이프 조합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됐고, 과감한 원정 킷은 이번 대회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유니폼으로도 손색이 있다. 어쩌면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는 하메스 로드리게즈에게, 콜롬비아는 최고의 모습으로 나설 것이다.
1위 코트디부아르
오렌지를 입는 팀이 네덜란드만 있는 건 아니다. 코트디부아르의 홈 유니폼은 은근하면서도 감각적인 패턴과 언제나 매력적인 코끼리 로고 덕분에 강하게 눈에 들어온다. 화이트 원정 유니폼은 훨씬 과감한 시도지만, 이 역시 생동감 있는 홈 킷처럼 국가의 색을 모두 담아내면서도 과하지 않고, 보는 재미를 주는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결론적으로 이번 월드컵 유니폼은 ‘클래식 vs 실험’의 대결이다. 그리고 결국 가장 좋은 건, 과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살린 디자인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