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신보라, 미인대회 1위! 1

2012.04.25GQ

똘똘한 전교 회장 같은 얼굴로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신보라. <개그콘서트>에서 중절모를 쓰고 입술을 삐죽이는 신보라. 드레스를 입고 S라인을 만드는 신보라. 모두 다 진짜 신보라.

의상 협찬/ 드레스는 재질, 구두는 지니킴, 목걸이는 렉스 다이아몬드, 반지는 스와로브스키.

의상 협찬/ 드레스는 재질, 구두는 지니킴, 목걸이는 렉스 다이아몬드, 반지는 스와로브스키.

미인대회 입상 소감은? 처음에 왜 미스코리아?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왜 미스코리아 콘셉트를 잡은 건가? 나에게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맞은 것 같나?

떠보나? 예쁘니까 해보라고 했다. 흐흐흐. 그럼 다행이다. 내 얼굴이 실은 평범한데, 또 평범하지 않은 게 있나 보다. 예쁘다는 말보다는 매력 있단 얘기가 더 좋다. 그리고 예쁘단 소린 잘 안 해주시던데?

매력 있는 얼굴, 괜찮은 몸매, 놀라운 가창력, 신보라는 정말 개그우먼이 되고 싶었나?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 선생님들 흉내 내면서 웃기는 걸 좋아했다. 취업하려고 내가 뭘 할 때 행복한지, 뭘 잘할 수 있을지, 반년 동안 고민한 답이, 일단 개그우먼이었다. 그리고 <개그콘서트> 무대를 하면서 계속 몰랐던 나를 발견해가고 있기 때문에,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개그면 개그,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못하는 건? 미술.

다 잘한다는 말? 아하하. 그냥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미술이라는 거다. 어렸을 때 크레파스로 사람 그리면 살색 먼저 칠하고 머리를 칠해야 되는데, 난 머리카락 먼저 칠하고 살색을 칠한 애다.

독한 별명이 있었나? 아, 그 설치류 중에서도, 몽구스를 닮았다고 해서 별명이 한동안 그거였다.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이건 말하기가 좀 그런데? 그분이 좀 안 좋아서…. 그게, 신정환 씨 닮았다고 별명이 여자 신정환인 적도 있었다.

고향이 거제도다. 거제도 여잔 다른가? 다른 여자들은 모르겠는데, 난 거제도에서 자랐지만 해산물을 싫어하는 그런 여자였다. 사람들이 다 이렇게 물어본다. 거제도에서 왔다 그러면 고기를 확 잡아서 바로 회 쳐 먹냐고. 아니다. 스무 살 때까지, 회 진짜 싫어했다. 조개, 굴, 안 먹었다. 그러다 서울 와서, 아 이게 참 귀한 음식이었구나 느끼면서 회를 좋아하게 된 정도다. 아무튼 사람들은 거제도 출신이라 그러면 배 타고 소풍 가냐고 묻는다니까. 거제도에 다리가 두 개나 있는데!

그러고 보니 사투리가 꽤나 걸쭉할 텐데, 개그로는 한 번도 안 했다. 아니, 기회가 되면 해야겠지. 그것도 장기 중 하나니까. 그리고 다들 좀 잊어버리신 거 같은데 나 1년 반 동안 <슈퍼스타 KBS>에서 각종 특수분장을 다 하고 망가졌었다. 테이프 붙여 반토막 눈 만들고, 등에 문신 그리고, 네모 턱 만들어 붙이고….

얼마 전 개그맨 김준호 씨를 인터뷰했을 때 개그맨은 네 부류로 나뉜다고 했다. 아이디어 잘 내고 잘 살리는 애, 못 내고 잘 살리는 애, 잘 내고 못 살리는 애, 못 내고 못 살리는 애. 어느 쪽인가? 잘 살리고 못 내는 애? 하지만 열심히 내려고 노력하는 애. 난 진짜 더 배워야 된다. 개그 용어부터 시작해서 전부 <개콘>에서 처음 배웠으니까.

소속사도 생겼다. 유명세를 좀 즐기고 있나? 아직은 관리를 받는다는 게 어색하다. 막 머리를 만져주고, 옷 매무새를 만져주고, 그러면 몸이 굳고 그런다.

김준현과 신보라, 누가 대세인가? 어우, 김준현 선배님이 더 대세다. 근데 개그맨이 뜨면 주위에선 다들 갑자기 잘된 거처럼 생각하지만, 꾸준하게 자기 역할을 묵묵히 해왔기 때문에 다 잘된 거다. 그래서 지금 나도 “우와, 대박” 이런 생각은 안 할뿐더러, 데뷔하고 첫 무대 섰던 마음하고 지금하고 똑같다. 난 원래 어떤 계획을 가지고 일을 한다기 보다는, 그냥 매 순간 나한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열심히 하는 편인데, 그게 쌓여서 지금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수상 소감 같다. 예의를 찾는 신보라가 조금은 당황스럽다. ‘용감한 녀석들’은 신보라 덕에 떴다는 말도 나온다. 에이, 나 하나로 떴겠나? 이 코너는 오랫동안 준비했다. 처음엔 선배들이 힙합으로 점을 봐 주는 ‘힙신’이라는 코너로 따로 검사를 맡았고, 계속 수정 하는 과정이었다. 난 그 코너 있는지 모르고 다른 후배하고 다른 음악 코너를 짜 갔고. 근데 제작진 쪽에서, 그때 내 캐릭터가 맘에 들었다고 했다. 중절모 쓰고 랩하는 그 모습이 지금 ‘용감한 녀석들’이랑 비슷하다. 그래서 날 ‘힙신’에 연결시켜줬고 나에게 부족한 점은 선배님이 보완하고, 선배님한테 부족했던 점은 내가 또 보완해서, 재정비한 뒤 나가게 된 거다.

    에디터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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