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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도시 뉴욕 맨해튼 전역에서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2023.04.14GQ

아만 뉴욕에서 바라본 센트럴 파크와 어퍼 웨스트 사이드 정경.

나인 오차드, 로비 바의 칵테일 시간.

호텔 첼시.

The Hotel Chelsea
앤디 워홀과 같은 예술가들이 그렇게 불렀듯이, 첼시는 뉴욕시티 최고의 ‘로큰롤 호텔’이다. 하지만 딜런 토머스부터 시드 비셔스까지 유명 게스트들의 하드한 파티 이후 좋지 못한 상황을 겪어 2011년 예약을 중단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오래된 옛 정신을 그대로 살린 채 업그레이드를 통해 재오픈했다. 1백55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에서 오리지널 벽난로, 스테인드글라스 창, 웨스트 23번가를 내려다보는 아이코닉한 철제 발코니는 그대로지만, 여기에 애니멀 프린트 체어로 약간의 즐거움을 더하고 전체적으로 통풍이 잘되는 환한 느낌을 더 강조했다. 또 새로 페인팅한 계단과 로비에는 산드로 키아와 알랭 자케의 상징적인 예술 작품들이 걸려 있다. <돈키호테>로 유명한 92년 된 엘키호테 레스토랑은 저녁마다 붐빈다. 데카당스한 로비 바는 샹들리에와 그랜드 피아노, 전 세계 호텔의 유명 드링크로 만든 칵테일 메뉴들로 채워졌다. 일단 이곳에 자릴 잡으면 첼시의 몇 안 되는 보헤미안 아파트에 사는 현지인과 마주칠지도 모른다. 그들이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에도 귀 기울여보길. $345부터.hotelchelsea.com

유서 깊은 첼시 호텔의 엘키호테.

아만 뉴욕의 아웃도어 테라스.

Aman New York
57번가 세피아 톤 로비에 발을 디딘 후에도, 게스트들은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조용히 나타나 이름을 묻기 전까진 아만 뉴욕에 도착했다는 걸 실감하지 못한다. 이런 신중함은 맨해튼 미드타운의 화려한 환대에 비하면 처음엔 놀랍지만, 아만의 정신과 맞아떨어진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미셸 게티는 마천루의 수직성을 강조해 ‘공간’과 ‘고요함’에 대한 아만의 이 두 가지 약속을 실현했다. 바닥을 재설계해 이중 높이의 아트리움을 만들었으며, 모든 객실에 아늑함을 더해주는 벽난로를 설치했다. 평온함의 증거는 미풍이 불어오는 7천평방피트의 테라스다. 널찍한 공용 공간, 아르바 레스토랑, 3층에 걸쳐 펼쳐지는 65피트 수영장, 첨단 피트니스 시설, 트리트먼트 룸, 터키식 하맘이나 러시아식 반야를 제공하는 두 곳의 스파 하우스를 갖추고 있다. $3,200부터. aman.com

욕조 창을 통해 트라이베카 뷰가 펼쳐진다.


Hôtel Barrière Fouquet’ New York
프랑스 루시앙 바리에르 그룹은 자크 가르시아가 꾸민 파리 지점과 세인트 바츠점에 이어, 새로운 거점을 트라이베카에서 찾았다. 벽지에는 자유의 여신상, 크루아상을 실어 나르는 비둘기 카툰을 포함해 프랑스와 뉴욕 시티가 연결된 삽화와 공원 풍경이 묘사되어 있다. 유명한 샹젤리제 비스트로와 마찬가지로,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의 달팽이 요리와 어니언 수프를 선보이는 브래서리 역시 이미 명소가 되었다. 싱그러운 그린하우스 스타일의 채식 요리에 초점을 맞춘 파리씨 카페, 그리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티초 칵테일 바도 빠뜨릴 수 없다. 97개의 레지던스 스타일 객실에서 디자이너 마틴 브루드니츠키는 취향은 현명하게 드러난다. 프랑스풍 라벤더와 민트 그린, 앤티크 금박 거울, 우아한 벨벳 소파 등은 16세기 티 하우스에서 막 빠져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업그레이드된 복층 구조의 르 그랑 아파트먼트 테라스는 허드슨강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는 여러 테라스를 갖췄다. $1,200부터. hotelsbarriere.com

네드 노마드.

The Ned NoMad
런던의 랜드마크인 네드가 문을 연 지 5년이 지난 지금, 이 브랜드는 뉴욕 노마드 지역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네드 노마드는 바다 건너편만큼 웅장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스타일리시한 도심 속 안식처이자 멤버십 클럽의 유사한 특성을 지녔다. 보자르 양식의 건물 내부는 풍부한 실내 장식, 대리석 바닥, 따뜻한 우드가 있는 순수한 아르데코 디자인이다. 바와 레스토랑 리틀 네드에는 오래된 호텔의 흔적이 남아 있다. 리틀 네드는 1920년대 스타일의 부스 좌석을 갖추고 있는데, 손님들에게 인기 높았던 클래식한 미국식 바의 느낌이 난다. 1백67개 객실에는 나무 가구와 다마스크 칸막이, 프리 스탠딩 욕조 등이 있고, 루프톱 레스토랑과 바는 현재 네드 클럽 멤버만 이용 가능하지만 점차 대중적으로 게스트를 늘려갈 것이다. 런던에 필적하는 규모의 두 번째 뉴욕 네드 역시, 2024년 금융 지구에 문을 열 예정이다. $875부터. thened.com/nomad

호세 안드레스가 운영하는 리츠칼튼 뉴욕의 자이티냐.

The Ritz-Carlton New York, NoMad
리츠칼튼이 수년 전 노마드 지역에 호텔을 열겠다고 밝혔을 때,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되었다. 브랜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전통적인 럭셔리함을 지향할 것인가, 10년 이상 익명에 가까웠던 이곳을 새로운 맥박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호세 안드레스의 지중해식 농어 요리, 랜디 지버 조명이 인상적인 로비, 화분이 가득한 식물원을 포함해 모든 단서는 그 답이 두 번째에 있다고 말한다. 호텔의 야외 광장을 통해 숲의 캐노피 아래 녹색 바 스툴에서 음료를 즐기면서 스타일리시한 사업가들이 오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다. 구름 같은 침대와 넓은 창을 갖춘 위층 객실에서는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지고, 지하 스파의 이탈리아제 블랙 대리석으로 꾸민 트리트먼트 룸에선 딥 스크럽 페이셜 서비스를 제공한다. $1,200부터. ritzcarlton.com

나인 오차드, 커넬 스트리트 풍경.

Nine Orchard
쿨한 다임스 스퀘어는 20대는 떠들썩하고 30대는 논쟁을 즐기며, 40대는 자신의 잃어버린 청춘을 애틋하게 회상하는 곳이다. 나인 오차드 그룹이 맨해튼 브리지의 은행 건물을 개축해 정교한 부티크 호텔을 설계할 때 염두에 두었던 것은 마지막 40대다. 6월에는 커다란 창으로 빛이 가득 쏟아지고, 거리의 스케이터들 풍경이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느낌마저 준다. 정교하게 복원된 아치형 천장은 뉴욕에서 멋지게 성장한 이들을 위해 신중하게 고려한 수십 가지 디테일 중 하나다. 우루과이 스타 셰프 이그나시오 마토스는 안락한 코너 바에서 다양한 드링크 메뉴와 함께 후추를 곁들인 스테이크와 감자튀김, 양고기 요리 등을 선보인다. 야간에는 1백16개의 각 룸에 바 카트가 전달되고, 현지의 인기 DJ 스트레치 암스트롱과 데본 턴불이 4개의 스테이션을 통해 흥겨운 음악들을 틀어준다. 침대로 거의 기어 들어갈 정도로 댄스 파티를 즐겨도 좋다. $475부터.nineorchard.co

라 마르샹의 우아한 내부.

The Wall Street Hotel
금융 지구에 자리 잡은 새로운 부티크 호텔. 옛 무역회사의 예술적인 건물을 개축했고 황동, 벨벳, 자개와 같은 소재를 더해 올드 뉴욕의 화려함을 느끼게 해준다. 1백80개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맨해튼 남단의 풍경을 진화시켰다. 스위트룸에는 게스트가 휴식을 취하기 전 몇 가지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데스크와 깊고 안락한 욕조를 갖추었다. 아래층에는 현지인들과 어울려 마니티 잔을 부딪칠 수 있는 라운지 온 펄과 다양한 다이닝 메뉴를 제공하는 라 마르샹이 있다. 강가 뷰가 내려다보이는 루프톱 바도 곧 오픈할 예정. 이 핫한 호텔 덕분에 이제 월 스트리트는 더 이상 딱딱한 비즈니스 지구가 아니다.$4,999부터. thewallsthotel.com

에디터
writer ROBERT RIEGER
포토그래퍼
JOE THOMAS, PAOLO VERZ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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