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ness

코치 3인이 전하는, 첫 하이록스를 위한 효율적인 훈련법

2025.04.30.조서형, Dean Stattmann

Kelsey Niziolek; Getty Images

하이록스는 러닝과 기능성 피트니스 운동을 결합한 스포츠로 2017년에 출범했다. 코로나 이후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올해에만 전 세계 83개 이벤트에 50만 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동을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이록스 대회에 오면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를 볼 수 있고 이 점이 정말 멋지다.” 시카고 기반 트레이너이자 퍼포먼스 코치인 제이슨 뢰빅Jason Loebig은 말한다. “10대 참가자도 봤고, 60대 참가자가 완주하는 것도 봤다. 이런 접근성이 이 종목의 급성장을 이끄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존경받을 만한’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8개의 러닝 구간과 같은 수의 썰매 밀기부터 파머스 캐리까지 운동 스테이션이 이어지는 이 경기는 근력과 지구력을 동시에 시험하며, 육체적·정신적 인내심을 요구하는 진정한 도전이다. 이처럼 전례 없는 레이스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 질문에 하이록스 레이스 우승자이기도 한 세 명의 탑 코치들이 경험과 인사이더 팁을 공유한다. 그들이 첫 레이스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조언도 함께 담겨 있다.

러닝, 러닝, 그리고 또 러닝

하이록스 레이스를 떠올리면, 아마도 썰매 스테이션이나 샌드백 런지처럼 새롭고 특이한 운동 파트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운동들이 훈련의 중심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하이록스는 본질적으로 러닝 레이스다. “인스타그램이나 그 밖의 채널에서는 운동 스테이션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시간의 절반 이상은 러닝에 사용된다”라고 퍼스널 트레이너이자 하이록스 코치인 브렛 고닉Bret Gornik은 말한다.

“과거로 돌아가서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러닝을 더 많이 하라는 것일 것이다. 이건 기본적으로 러닝 레이스다”라고 뢰빅은 덧붙인다. “인터벌 기반 러닝을 더 많이 했을 것이고, 경기 시간과 비슷한 지속 시간의 임계치 러닝도 했을 것이다.” 뢰빅과 고닉은 전 세계에서 웰니스 리트리트를 개최하는 ‘Live Better’의 공동 설립자이자, 하이록스 복식 부문 우승자다. 이들이 권하는 유산소 능력 향상의 핵심은 하프 마라톤을 준비하듯 훈련하는 것이다.

“진짜 자주 보는 장면이 있다. 보디빌더처럼 생긴 사람이 첫 번째 스테이션을 마친 후 두 번째 러닝에 들어가는데 벌써 걷고 있다”라고 고닉은 말한다. “당장 내일 하프 마라톤을 뛸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면, 하이록스 대회도 걱정해야 한다. 물론 완주는 가능하다. 하지만 목표 기록을 세우고 싶다면 하프 마라톤 러닝 프로그램을 따르라.”

스스로 한계를 알고 있을 것

하이록스는 다양한 운동 스테이션이 존재하기 때문에 크로스핏과 비교되는 일이 많지만, 실상은 매우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예상 불가 요소의 유무다. “하이록스의 매력은 경기마다 구성이 똑같다는 점이다. 크로스핏과 달리 무엇이 나올지 몰라서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피트니스 앱 래더의 수석 코치이자 알파 피트 클럽Alpha Fit Club 창립자 겸 CEO인 샘 툴리는 말한다. 남성 오픈 부문 기준으로, 경기 당일에는 썰매 밀기 152kg, 끌기 103kg, 파머스 캐리 24kg 케틀벨 2개, 샌드백 런지 20kg, 그리고 6kg 메디신 볼을 활용한 100회 월볼 운동이 정해져 있다. 거리 기준 스테이션으로는 스키에르그와 로잉머신 각 1,000m, 버피 브로드 점프 80m가 있다.

“이렇게 정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훈련도 명확하게 할 수 있고, 스스로의 한계를 빨리 파악할 수 있다”고 툴리는 말한다. 그는 첫 경기에서 썰매 때문에 큰 좌절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내가 지구력 운동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썰매는 정말 무리였다.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훈련에 이 스테이션들을 포함할 때는 공식 기준을 염두에 두라. 그래야 경기 당일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게 된다.

‘손상된 상태의 러닝’을 훈련에 포함하라

335파운드짜리 썰매를 미는 것도 고된 일이다. 그런데 그 전에 스키에르그 1,000m와 레이스 페이스로 2km 러닝을 마쳤다고 상상해보라. 전혀 다른 고통이다. 이 때문에 세 명의 코치 모두 ‘손상된 러닝(compromised running)’을 훈련법으로 권한다. 이는 피로한 상태에서 러닝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체력 고갈에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많은 사람이 각각의 스테이션을 독립적으로 생각한다. 연속적인 흐름으로 연결하지 않는다”고 뢰빅은 말한다. 그는 경기 전 매주 한 번씩 전체 하이록스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 “이 경기는 마라톤처럼 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 스트레스는 몸이 감당할 수 있다.” 이 방식이 모든 초보자에게 맞지는 않지만, 도전할 준비가 됐다면 본인의 준비 상태를 가장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고닉이 사용하는 축소 시뮬레이션이 있다. “1,000m 러닝 대신 500m로 줄이고, 개인의 체력 수준에 따라 중량과 반복 수를 조정한다. 12주 훈련 프로그램 동안 3~4회 정도 전체 흐름을 익힌다.” 장비를 다 갖추고 있지 않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스테이션 운동을 실제로 포함하는 것도 좋지만, 핵심은 러닝과 근력 운동 간 전환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툴리는 이렇게 말한다. “결국, 4분간 러닝 후 1분간 버피를 8세트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하이록스 경험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주 2회 정도 이런 ‘손상된 러닝’ 세션을 포함하면 큰 도움이 된다.”

장비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실제 경기 장비를 경험해보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나,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경기를 그냥 완주만 하겠다면, 스키에르그나 썰매를 한 번도 만져보지 않아도 된다”고 뢰빅은 말한다. 물론, 이를 대체할 운동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언덕 반복 달리기는 썰매 푸시를 준비하는 데 효과적이다. 언덕이 없다면, 걱정하지 마라. “족저근막염과 아킬레스건염을 앓은 나로서는 썰매 푸시를 자주 하지 못한다. 대신 워킹 런지를 활용하는데, 하체 근력을 비슷하게 키울 수 있다”고 툴리는 말한다. 메디신 볼이 없다면, 덤벨 스러스터가 월볼의 훌륭한 대체 운동이다. “그게 최선이다”라고 고닉은 강조한다.

하지만 체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고닉은 “각 스테이션을 최대한 잘 수행하려면 일정 수준의 숙련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치 자전거로 훈련한 사람도 하프 마라톤을 뛸 수는 있지만, 러닝이라는 기술에 익숙하지 않다면 실전에서 한계가 드러난다. 썰매 푸시에도 여러 기술이 있고, 체형에 따라 맞는 방식이 따로 있으니, 경기 당일에 처음 시도하는 실수는 피하라.”

레이스 전략을 세워라

하이록스는 각 파트만 떼어 놓고 보면 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전체 흐름 속에서는 누적된 피로가 전신을 공격하며, 모든 파트를 한꺼번에 감당해야 하는 전면전이 된다. 그래서 페이싱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 하이록스 경기에서는 페이싱이 정말 중요하다. 초반에는 흥분돼서 젖산이 쌓이지 않았지만, 썰매 스테이션에 도달하면 다리가 바로 반응한다. 초반에 무리하면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고닉은 말한다.

하이록스에서는 속도를 수치로 조절하기보다는 체감 강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고닉은 버피 스테이션까지는 60%의 강도로 달릴 것을 권한다. “그 시점에서 남은 힘을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 툴리는 이를 더 구체적으로 나눈다. “첫 25%는 체감 난이도 7/10, 중간 50%는 8/10, 마지막 25%는 9~10/10 강도로 나간다”고 설명한다.

러닝 훈련에서는 각 구간을 점점 빠르게 달리는 네거티브 스플릿이 이런 전략을 익히는 데 유용하다. 스키에르그와 로잉머신의 경우, 500m 스플릿 타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페이스 조절이 가능하다. “결국, 레이스 내내 자신의 강도와 노력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성공 전략이다. 그러기 위해선 훈련 단계에서 자가 인식 능력을 키워야 하며, 이것이 하나의 기술이다”라고 툴리는 말한다.

하이록스는 오는 5월 17일 토요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세 번째 국내 레이스를 개최한다. 3,700명 이상의 레이서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레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록스 코리아 앰배서더인 홍범석 선수는 이번 하이록스 인천 레이스에서 신기록 갱신을 목표로 도전한다.

Dean Stattmann
이미지
Kelsey Niziolek; Getty Images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