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A가 건강을 지킨다. 흔히 눈 건강에 좋은 비타민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비타민 A는 면역 체계를 조절하고 감염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면역계가 약해지기 시작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비타민 A 결핍이 있는 지역의 어린이들이 폐렴이나 설사 같은 감염병에 더 쉽게 노출되며, 성인의 경우에도 상기도 감염과 같은 질환에 취약해진다고 보고했다. ‘Proceedings of the Nutrition Societ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A가 부족할 경우 백신 접종 후 항체 반응이 떨어지는 등 면역력이 약화되는 양상도 관찰된다. 즉, 단순히 질병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을 넘어, 예방 효과마저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비타민 A가 면역 방패막이 되는 과정
비타민 A는 영화 ‘토르’의 헤임달 같은 존재다. 비타민 A는 우리 몸의 수문장으로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해 외부 병원체가 침입하지 못하게 막아준다. 백혈구와 같은 면역 세포도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 ‘Annual Review of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A는 호흡기, 소화기, 비뇨기계의 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 병원균이 체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또한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서는 비타민 A가 면역세포의 성장과 분화, 기능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병균이 침입했을 때 빠르고 정확한 면역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는 이야기다.

비타민 A는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
크게 동물성 식품에서 얻는 레티놀과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베타카로틴으로 나뉜다. 레티놀은 간, 달걀 노른자, 버터, 치즈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체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라 흡수율이 높다. 반면 베타카로틴은 당근, 고구마, 시금치, 케일, 단호박과 같은 녹황색 채소에 들어 있으며,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활용된다. ‘Institute of Medicine’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두 형태 모두 면역 기능 강화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특히 채소를 통한 섭취는 많이 먹어도 상관없다고 한다.
살짝 데치거나 기름에 볶아 먹기
하루 한 끼 식단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비타민 A의 흡수율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당근이나 고구마 같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식품은 기름과 함께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 A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기름에 볶거나 오일을 곁들이면 흡수율이 확 높아진다.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토마토나 당근 같은 채소를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베타카로틴의 생체이용률이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시금치나 케일처럼 세포벽이 단단한 녹황색 채소는 살짝 데치거나 조리해 먹는 게 생으로 먹는 것보다 훨씬 흡수가 잘 된다.

일상에서 비타민 A 챙기기
아침 식사에 달걀 한 개를 추가해 보자. 달걀노른자에는 고활성 레티놀이 들어 있어 하루 비타민 A 섭취량을 채울 수 있다. 간식으로는 고구마나 당근을 구워 먹자. 식이섬유도 풍부하고 포만감도 높다. 점심이나 저녁에는 시금치나 케일, 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채소를 한 접시 이상 챙겨 먹자. 특히 기름 한 방울을 곁들여 살짝 볶거나 데쳐 먹는 방식이면 더욱 좋다. 그리고 혹시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량을 조절하자.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서는 비타민 A의 과잉 섭취가 간독성이나 두통,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왕이면 알약 대신 식재료로 섭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