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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들으면 잠 올지도 8

2025.07.12.강동주

내일은 조금 개운하게 깰 수 있으려나. 불면에 시달리는 밤 당신을 재워줄 음악들을 소개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Max Richter – Sleep

현대 음악의 전설인 막스리히터가 2015년, 불면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위해 내놓은 자장가. 신경과학자에게 자문을 구하며 인간의 뇌와 수면 사이클을 분석해 작곡했다고 한다. 8시간에 달하는 앨범으로, 막스 리히터는 이 앨범을 자는 동안 틀어놓기를 권장한다. 실제로 앨범 발매 후에 진행한 연주회에서는 관객들이 편히 잘 수 있도록 공연장에 침대를 마련하고, 자정부터 시작해 다음 날 아침 8시에 끝나는 연주를 진행하기도 했다. 수면에 진심인 앨범. 피아노의 반복되는 코드로 맥박처럼 천천히 진행되는 음악은 긴장을 놓고 편안히 잠 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루마 – Nocturnal Mind in d Minor (Piano Septet Version)

클래식에 관심 없대도 한 번 쯤 들어봤을 이름. 유명한 한국인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2021년 3월 18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공개한 음악. 늦은 밤에 어울리는 이루마의 곡 Nocturnal Mind를 보다 ‘잠’이라는 주제와 어울리도록, 피아노가 포함된 7인 구성으로 편곡했다. ‘질 좋은 수면’을 주제로 발매된 음악인 만큼, 잠이 오지 않는 밤, 잠들고 싶은 밤에 작은 소리로 틀어놓아봐도 좋겠다.

Eric satie – Gymnopédies

프랑스 출신 작곡가 에릭사티는 ‘가구 음악’을 추구한다. 귀 기울여 들을 필요 없는 배경음악. 눈에 띄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 음악. 집안의 가구들처럼 필요하지만 특별한 집중을 요구하지 않는 것들. 그 대표작이 바로 ‘짐노페디’다. 튀는 곳 없이 부드럽고, 오래 함께한 듯 편안한 음악들. 총 3곡으로 구성된 짐노페디는 세 곡을 연달아 들을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불면의 밤에 포근한 공기처럼 깔리며 차분히 잠들 수 있도록 도와줄 음악이다. 음악이 귀에 익숙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긴 밤을 건너는 동안 음악에 기대어 마음을 내려놓아 보자.

ADHD Relief Music (Loopable)

ASMR Focus Music 에서 발매한 앨범으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음악들이 담겨있다. Focus, relax, study 등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모두 자연의 소리를 닮아 차분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 곡을 반복해서 들을 때 특히 진가를 발휘하는 음악들로, 잠이 오지 않는다면 그 중에서도 Relief를 위한 음악을 틀어놓고 눈을 감아보자. 어느새 빠진 깊숙한 잠에 눈을 뜨고 나면 개운한 아침일지 모른다.

Laffey – Forever Changing

잠이 오지 않는 밤에 lo-fi 음악만큼 어울리는 것도 없을 것. 로파이 음악은 잡음이나 배경 소음이 들어간 아날로그 느낌의 음질을 가진 음악들을 말하는데, 대부분 느린 템포와 반복적이고 단순한 멜로디, 차분한 분위기로 마음을 편안히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Laffey의 Forever changing과 이 곡을 포함한 앨범은 특히 높지 않은 음역대와 변주 없는 템포로 불면의 밤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루시드폴 – 누군가를 위한

루시드폴의 음악은 늘 그렇듯 슬픔을 조용히 위로하고, 불안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마음을 깊고 따스히 감싸주는 앨 [누군가를 위한] 앨범은 듣는 이에게 위로를 건네는 힘이 있다. 만약 근심과 걱정, 슬픔과 후회 같은 감정들로 잠들지 못하는 밤이 찾아온다면, 이 음악에 기대어 보기를 권한다. 가만히 누워 이 앨범을 듣다 보면, 어느새 고단했던 마음이 편안히 풀리며 잠 속으로 스며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누군가 조용히 곁에서 마음을 안아주는 듯한, 아주 따뜻하고 포근한 위로가 당신 곁에 머물 것이다.

곽진언 – 정릉

곽진언의 깊고 묵직한 저음은 늘 차분한 힘을 건넨다. 그 중에서도 앨범 [정릉]은 특별히 튀는 구석 없이 담담히 흘러가는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깊은 울림과 여운을 준다. 마음이 왠지 헛헛하고 잠들기 힘들다면, 이 음악이 나지막이 곁에 머물며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천천히 스며드는 목소리, 추운 겨울밤에 특히 잘 어울리는 이 앨범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당신의 밤이 포근하길 바라는 음악이 될 것이다.

Sleep Mix

좋아하는 곡을 천천히, 긴 호흡으로 만나는 것도 특별한 위로가 된다. 그런 음악과 함께 잠들고 싶은 날엔 인기있는 곡들을 재구성해, 수면을 위해 1시간의 긴 버전(sleep mix)으로 발매한 음악들을 찾아보자. 권진아의 ‘어른처럼’, 이적의 ‘나침반’, 존박의 ‘네 생각’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속도를 낮추고 여유롭게 늘어난 멜로디는 늦은 밤 잠들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달래줄 것.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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