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누비며 기묘한 별미를 찾아다닌 방송인 앤드루 지머른. 이제는 집에서 먹는 식단과 건강한 삶의 즐거움에 열중하고 있다.

‘앤드류의 희한한 식사Bizarre Foods With Andrew Zimmern’의 어느 시즌을 틀어도 주인공이자 셰프, 음식 평론가, 레스토랑 경영자인 지머른은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상상조차 못했던 무언가를 입에 넣고 있을 것이다. 웨이브, 티빙, 왓챠에서 시청할 수 있다. 어떤 회차에서 지머른은 펜실베이니아 시골에서 거북이 수프를 먹고, 두 회차 뒤에선 마다가스카르의 딱정벌레와 민물장어를 맛보고 있다. 이내 이 프로그램은 엉뚱하고 이색적인 음식보다는 ‘맛있는 목적지’에 초점을 맞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 동안, 음식은 지머른의 직업적·개인적 삶의 중심이었다.
이제 63세가 된 그는 미국 중서부에 정착해 살고 있다. 여전히 그는 ‘Wild Game Kitchen’의 호스트를 맡고 있고 있다. 요리를 많이 하는 사람과 음식을 자주 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이 많은 유혹 사이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체 부상을 당한 후, 그는 집에 클래식한 운동 기구를 들였다. 지머른은 GQ와의 인터뷰에서 부상 이후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는지, 30년 넘게 이어온 금주 생활, 그리고 자신이 꼽는 과소평가된 음식 도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음식이 직업인 상황에서 건강과 체형을 어떻게 유지하나?
세상에.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로 다 못한다. 다행히도 나는 그럭저럭 활발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지금 이 질문을 받는 게 참 묘하다. 난 내 나이에 맞춘 컨시어지 의료 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장기적으로 돈을 아끼려고 신청한 거였다. 나이가 들수록 병원 갈 일도 많아지니까. 난 예방의학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에 정말 온몸 구석구석을 검사하는 종합 건강검진을 받았다. 의사에게 진료 결과를 들었는데, 뇌, 중추신경계, 심장, 폐, 혈관 등 모든 주요 부위가 내 나이보다 젊다는 평가였다. “살은 좀 더 빼는 게 좋겠다”고는 했지만, 수치는 놀라울 정도로 좋았다.
특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그랬다. 온몸에 수많은 기계를 연결하고 5분 동안 오르막에서 달리기를 하며 심박수를 최고치까지 올리는 테스트다. “1분만 더 달릴 수 있겠어요?”라고 묻는데, 그 1분을 더 해내고 나면 바로 뒤에 놓인 침대에 누워 심장 부위에 젤을 바르고 초음파 기계를 문지른다. 그걸 보고 의사들이 “와, 정말 놀랍네요”라고 한다. 심박수가 20년 젊은 사람처럼 정상으로 바로 떨어진다. 이건 나도 충격이었다. 유산소 운동 면에서 보면 내 루틴이 충분한가 보다. 어쩌면 유전일 수도 있고, 일상의 습관이 그만큼 효과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행운이다.
유산소 건강을 유지한 비결이 있다면?
난 걷는 걸 좋아한다. 세 해 전쯤, 빙판에서 미끄러져 발목과 다리를 동시에 다쳤다. 원래는 트레드밀에서 달리는 걸 좋아했다. 야외 달리기는 싫었다. 친구들은 날 이상하게 봤지만, 트레드밀의 집중력과 약간 경사도를 올리는 조절 기능이 너무 좋았다. 예전에 읽은 글에서 평지에서 시속 8km로 달리는 것보다 경사에서 시속 5km로 달리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 더 좋아하게 됐다. 하지만 부상 이후에는 그런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걸음 수가 정말 많다.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요리하며 하루 종일 서 있고, 일부러 걸으려고 노력한다.
작년엔 휴대폰 걸음 수 측정 기능을 이용해봤는데, 내가 하루에 얼마나 걷는지를 알 수 있다. 지금 난 미네소타에 사는데, 영하 20도에도 외투 단단히 입고 강아지 데리고 나간다. 그렇게 보면 꽤 활동적이다. 또, 점수 매길 수 있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경쟁심이 강해서 라켓 스포츠, 테니스, 최근에는 피클볼을 좋아하는데 발목 문제로 측면 이동은 조심해야 한다. 채점 없는 스포츠 중 하나가 스키다.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디스크 골프도 많이 한다. 다들 웃지만, 좋은 코스를 다 돌면 약 8km을 걷게 된다. 약 11kg짜리 가방을 짊어지고 말이다. 카트를 쓰지 않는다. 18홀이나 27홀을 너무 오래 끌지 않고 템포 있게 플레이하면 제법 운동이 된다. 정말 좋은 운동이다. 게다가 친구들과 농담 주고받는 재미가 있다. 그게 내가 디스크 골프를 하는 90%의 이유다.
그런 활동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었나?
아니, 오히려 반대다. 정신 건강 문제가 있었기에 마음의 평화를 주는 것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내 마음을 내 마음에서 떼어놓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봤다. “내 마음은 끔찍한 동네다. 혼자 가지 말자.”라는 말처럼, 난 가능하면 그 동네에 가지 않으려 한다. 다른 사람도 데려가지 않으려 한다. 내 정신 건강은 지난 33년 반 동안 해마다 조금씩 좋아졌다. 난 1991년 말, 그리고 1992년 첫 세 주에 인생 최악의 바닥을 경험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금주를 유지하고 있다.
1980년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른다. 나는 사람을 이용하고, 물건을 갈취하고, 마약과 술에 찌든 삶을 살았다. 뉴욕 거리에서 1년간 노숙했고, 빈 건물에서 거리의 병나발 부는 사람들과 함께 지냈다. 자살도 시도했었다. 그러니 나에게 ‘건강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술과 마약을 끊는 문제가 아니라, 내 삶 전체를 바꾸는 생태계의 구축이었다. 먼저 내 인생의 주체가 되고,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그 외 모든 사람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난 그걸 이뤘다고 생각한다.
디스크 골프를 세 시간 하고 나면, 내 하찮은 걱정은 사라진다. 요리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집에서 하루 종일 촬영을 하며 아침 7시 반부터 저녁 7시까지 요리를 했다. 스태프가 짐을 정리하면서 “바쁘신데 왜 배달 안 시키고 요리하세요?”라고 묻는데, 난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바쁜 하루가 끝나고, 요리를 시작하면 내 머릿속 생각이 멈춘다. 그 30분 동안의 요리는 내게 또 다른 ‘요가’가 된다. 나는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는 생각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한 작고 일상적인 수련을 해나가고 있다.
촬영이나 외식이 없을 때, 집에서는 어떻게 식사하나?
건강하게 먹는 법에 대해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나는 내가 먹을 음식을 미리 세팅해둔다. 마치 샐러드 바를 준비해두는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퀴노아나 렌틸콩, 잘 조리한 쌀을 소분해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여러 채소도 잘 손질해둔다. 찐 브로콜리, 데친 콜리플라워, 얇게 썬 생오이, 적양파, 레몬즙에 절인 당근, 찐 고구마, 병아리콩, 피망, 데친 시금치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재료를 다듬어놓으면, 그날 기분에 따라 원하는 식사를 아주 쉽게 차려낼 수 있다.
냉동고엔 익혀놓은 닭가슴살, 구운 채소, 냉동 연어 같은 것도 준비해두고, 스톡이나 수프 베이스도 냉동 보관한다. 나는 약간 냉장고 속 ‘미스 엔플레이스mise en place’ 상태를 만들어 놓는다고 생각한다. 그 상태에서 그날 기분에 따라 양념을 다르게 해서 먹는 식이다. 기분이 좋으면 페루식 아히 아마리요 소스를 넣을 수도 있고, 기분이 다르면 인도식 마살라로 향을 바꾸거나, 올리브오일·발사믹비네거·디종머스터드 드레싱으로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음식을 요리하는 시간은 줄이면서도 여전히 건강하고 풍부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바쁘니까. 근데 내가 이렇게까지 잘 해놓는 이유는, 정말 배고픈 상태에서 아무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나도 결국엔 감자튀김이나 뭔가 튀긴 걸 먹게 되기 때문이다. 아, 난 튀긴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
다른 나라에서 경험한 음식 문화 중, 과소평가되었다고 생각하는 곳이 있나?
너무 많다. 전 세계가 다 그런 것 같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미국의 음식 방송이 ‘일식, 이탈리안, 멕시칸, 중식’으로 다 끝났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난 그게 얼마나 우스운 생각인지 알았다. 그 안에도 수천 가지 하위 문화와 지역의 다양성이 존재하니까. 한 국가만 꼽자면, 말레이시아는 과소평가된 진정한 음식의 천국이다. 수천 년간 아랍,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다양한 문화가 융합된 결과다. 말레이시아 음식은 아름답고 강렬하고 진한 풍미가 있다. 재료도 훌륭하다. 진짜 음식 여행지다. 미국 내에서도 과소평가된 도시들이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의 해리스버그, 노스캐롤라이나의 롤리, 위스콘신 주의 매디슨 같은 곳. 이런 도시는 대개 대학이나 국제 기업이 있어 사람들이 유입되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고, 요식업도 그 영향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이런 도시들을 사랑한다.
최근에 특히 인상 깊었던 식사는?
뉴욕에서 멋진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록펠러센터 안에 있는 셰프 찰리 팔머의 새 레스토랑 “Charlie Palmer Steak”에서였다. 정말 훌륭한 스테이크와 함께 완벽한 서비스를 받았다. 그저께는 집에서 요리했다. 새우를 볶고, 조리해둔 통보리와 병아리콩, 찐 브로콜리, 셀러리, 파슬리, 적양파, 올리브오일, 식초, 겨자, 마늘 드레싱을 곁들였다. 거기에 허브로 향을 더했다. 아주 맛있었다.
술을 끊은 후, 외식 자리에선 뭘 마시나?
레몬을 넣은 스파클링 워터를 주문한다. 바텐더가 창의적으로 뭔가 만들어주면 고맙고,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음료가 멋지면 기분 좋고, 별거 아니어도 괜찮다. 난 예전에 중독자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려는 것에 집착했던 시기도 있었다. ‘나는 망가진 인간이었지만, 지금은 회복되었어’ 같은 서사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누구인지’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난 그냥 술 안 마시는 사람이다. 레스토랑에 가도 바에 앉는 걸 꺼리지 않는다.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난 여전히 멋진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훨씬 더 건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