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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어디서든 순식간에 꿀잠 자는 비법: 이 소리를 재생할 것

2025.07.24.조서형, Emily Laurence

숙면을 돕는 배경음으로 어떤 노이즈를 써야 할지 전문가들에게 물어보았다.

Kelsey Niziolek; Getty Images

수면 전문가들은 좋은 수면을 위해 올바른 저녁 루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조명을 낮추고 스마트폰을 치우는 것에서부터, 따뜻한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 여기에 하나 더 고려할 만한 것이 있다면, 바로 밤에 들을 사운드트랙이다. 최근 과학적 연구는 특정한 종류의 환경 소리가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부분은 화이트 노이즈를 들어봤겠지만, 사실 브라운 노이즈와 핑크 노이즈도 존재한다. 마치 네아폴리탄 아이스크림처럼 다양한 소리의 ‘맛’이 존재하는 셈이다. 물론 우리는 소리를 색으로 볼 수는 없지만, 이런 이름들이 붙은 데는 이유가 있다. 브라운 노이즈와 화이트 노이즈의 차이는 무엇이고, 핑크 노이즈는 또 무엇일까? 이 글은 소리의 ‘색맹’을 위한 공식 가이드다. 아래에서 우리는 수면 전문가들과 함께 각 노이즈의 특징과 어떤 사람이 어떤 소리에 잘 맞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환경 소음이 왜 도움이 될까?

UC 버클리 수면과학센터 소장이자 신경학·심리학 교수인 매튜 워커 박사에 따르면, 화이트 노이즈, 브라운 노이즈, 핑크 노이즈는 모두 환경 소음의 일종으로, 일정한 배경음을 제공함으로써 수면을 방해하는 외부 소리를 차단해 준다. “뇌는 수면 중에도 항상 경계 상태에 있다”고 워커 박사는 말한다. “수천 년 전에는 포식자의 접근을 감지해야 했기 때문에 유리했지만, 현대에서는 사소한 소리에도 뇌가 반응해 깊은 잠에서 깨게 된다. 예컨대 자동차 경적이나 윗집 발소리 같은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소음은 그러한 갑작스러운 소리를 상쇄하거나 덮어줘 수면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환경 소리는 예기치 않은 외부 소리를 뇌가 무시할 수 있도록 ‘소리의 쿠션’ 역할을 한다. 덕분에 뇌는 깊은 수면으로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환경 소음은 도시의 소음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 주간에 자야 하는 야간 근무자, 혹은 가벼운 잠을 자는 사람들에게 유익하다. 또한 불안하거나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신경이 날카로운 사람에게는 걱정이나 과도한 생각 대신 집중할 수 있는 중립적인 자극을 제공함으로써 진정 효과를 준다”고 그는 말한다. 귀에서 윙윙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리는 이명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각 노이즈의 색상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소리가 나에게 가장 적합할까?

화이트 노이즈란?

화이트 노이즈는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모든 주파수를 고르게 섞은 정적같은 소리다. 팬이나 TV의 ‘치지직’ 소리와 비슷하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수면 전문의 로닐 고팔 말카니 박사는 “빛의 흰색이 모든 색을 섞은 것처럼, 화이트 노이즈는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의 주파수를 고르게 섞은 것”이라 말한다. 즉, 다른 ‘색 소음’들은 모두 화이트 노이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브라운 노이즈란?

‘레드 노이즈’라고도 불리는 브라운 노이즈는 화이트나 핑크 노이즈보다 훨씬 낮은 주파수를 가진다. 폭우나 파도, 천둥소리 같은 깊고 묵직한 소리가 이에 해당한다. 말카니 박사는 “핑크 노이즈는 화이트 노이즈보다 약간 낮고 부드러우며, 브라운 노이즈는 그보다 더 낮고 깊은 소리를 낸다”고 설명한다.

핑크 노이즈란?

핑크 노이즈는 화이트 노이즈보다 부드러운 소리다. 빗소리나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스치는 소리에 가깝다. 미 육군 신경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 앨리슨 브레이거 박사에 따르면, 핑크 노이즈는 다른 소음보다 과학적으로 더 많이 연구되었다. 2017년 노스웨스턴 의대의 한 연구에서는 핑크 노이즈가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60세에서 84세 사이의 실험 참가자들이 이틀간 수면 연구소에서 실험을 받았는데, 한 날은 일반적인 수면을, 다른 날은 수면 중 가장 깊은 단계에 맞춰 핑크 노이즈를 들었다. 그 결과, 핑크 노이즈를 들은 날 다음 날 기억 테스트에서 세 배 가까이 더 많은 단어를 기억했다. 워커 박사는 “기억력이 일반적으로는 5% 향상되던 것이, 핑크 노이즈를 들은 경우 약 15%까지 증가했다”며, 현재까지 기억력 향상에 과학적으로 연결된 것은 핑크 노이즈뿐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에게 맞는 소리를 찾는 방법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직접 사용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Noise Machine, SimplyNoise, Noisli 같은 앱이나 여러 종류의 색상 노이즈를 재생하는 기계도 구매할 수 있다. 워커 박사는 “처음엔 가장 균형 잡힌 핑크 노이즈부터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몇 날 며칠 간 사용하면서 얼마나 쉽게 잠드는지, 자주 깨는지, 아침에 얼마나 개운한지 등을 관찰하라”고 한다. 만약 핑크 노이즈가 외부 소음을 완전히 차단해주지 못한다면, 브라운 노이즈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브라운 노이즈는 더 깊고 풍부한 소리여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더 안정감 있게 느껴질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반대로 핑크 노이즈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면 화이트 노이즈로 전환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1~2주 정도 사용하다 보면 뇌가 스스로 좋아하는 ‘편안한 소리’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말카니 박사는 볼륨은 너무 크지 않게, 들릴 듯 말 듯한 정도로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케이러 박사는 특히 ‘잠드는 것’만 어려운 사람이라면 타이머 기능을 이용하라고 말한다.

환경 소리는 보조 수단일 뿐이다. 환경 소음은 분명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케이러 박사는 “좋은 수면 습관”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리 기계를 켠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계속 보거나 늦은 밤 카페인을 섭취하고, 늦은 저녁 식사를 하는 등의 습관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수면 위생을 잘 지키고 있는데도 밤새 자주 깨거나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수면무호흡증 같은 보다 심각한 상태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하지만, 주변 소음이나 내면의 ‘생각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고 싶다면, 이 ‘어른을 위한 자장가’가 의외의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

Emily Laurence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