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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지 않고 무드 있는, 겨울에 쓰기 좋은 남자 향수 추천

2025.12.15.조서형, Michael Stefanov

신비로우면서도 은은한 무드를 간직한 이 향은 조 말론 라인업에서도 확실히 눈에 띈다.

조 말론 런던은 향수에 중독된 내 마음 속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몇 년 전, 향수 기사를 준비하면서 처음 우드 세이지 & 씨 솔트를 접했다. 원래 마린 계열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이건 독특하게 ‘바다향 폴폴’이 아닌 목가적이고 신선한 허브밭에서 항해하는 듯한 바이브가 느껴져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종이에 적힌 두 노트는 실제로 뿌려보면 매번 더 많은 개성을 드러냈다. 그렇게 간단하게 나는 조 말론 신도가 되었다.

조 말론의 코롱 인텐스 라인은 그 유명한 산뜻함을 더 진하고 깊고 강렬하게 확장했다. 이 라인업은 알려지지 않은 은밀한 장소와 희귀한 원료에서 영감을 받아 더 따뜻하고 오래가며 분위기 있는 향을 만든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고, 이 라인의 진짜 돋보이는 향은 사이프러스 & 그레이프바인이다. 2020년에 출시된 이 향은 조 말론 특유의 맑고 선명한 느낌을 우드와 스파이스의 조합에 담았다. 무드 있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다. 이 향이 당신 또는 당신이 선물하고 싶은 누군가의 겨울 향수 리스트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두 가지 노트, 하나의 아이덴티티

모든 유명 향수 하우스에는 최소한 하나의 명확한 특징이 있다. 하지만 조 말론에게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듀얼 네임 구조다: 라임 바질 & 만다린, 얼그레이 & 큐컴버 등. 두 개의 개성 있는 노트를 한 향 안에 배치하고, 다른 노트들이 그 둘을 부드럽게 보완한다. 두 번째는 산뜻함. 향이 시트러스든, 구르망이든, 플로럴이든 상관없이, 조 말론의 향에는 영국적이고 우아하며 절제된 산뜻함이 DNA처럼 박혀 있다. 은근함이 핵심이며, 이 점이 브랜드 특유의 폭넓은 활용도를 만든다.

산뜻하면서도 우디한, 상쾌·그린·섹시가 조화된 향

사이프러스 & 그레이프바인은 우디 아로마틱 계열이다. 하지만 실제 피부 위에서는 약간 스파이시하고, 아주 그린하며, 살짝 레진 느낌도 난다. 사이프러스는 흔한 ‘숲’ 느낌이 아닌, 지중해의 나무 아래에서 옛 학자들이 원고를 읽는 듯한 분위기를 준다. 그 스무스한 우드가 그레이프바인의 은근한 단맛, 포도 껍질의 타르트함, 약간의 시더 같은 깔끔한 엣지와 어우러진다.

베티버가 어씨한 깊이를 더하고, 마지막은 레진 앰버와 모스 그린 베이스로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즉, 상쾌하지만 관능적이고, 조 말론 특유의 맑음은 유지하면서도 더 따뜻하고 리치하다.

‘데이→나이트’ 만능 향

내 리뷰에서 “낮부터 밤까지 다 된다”는 말을 쓸 때마다, 스스로도 그 표현이 진부하다고 느끼지만, 만능은 만능이다. 대체할 만한 다른 표현이 없다. 강하게 스파이시한 향은 사무실에 어울리지 않는다. 달콤·시트러스 향은 어두운 라운지에서는 너무 가볍다. 하지만 사이프러스 & 그레이프바인은 그 산뜻함과 깊이 덕분에 어떤 상황에서도 잘 맞는다. 격식 있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데이타임 외출에도 오케이다.

동시에 너무 유명한 향을 쓰던 사람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니치 향수다. 급진적이거나 대담하게 룰을 깨는 향은 아니지만,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면서도 뻔하지 않은 기분 좋은 예술품 느낌을 준다.

선물하기 ‘완성형’인 클래식 병 디자인

클래식한 실버 돔 캡, 묵직한 정사각형 유리병, 아이코닉한 크림-옐로 박스까지. 조 말론의 코롱은 거의 ‘선물되기 위한 물건’처럼 보인다. 나같은 향수 덕후라면 빛을 피해 박스까지 보관하기도 쉽고. 코롱 인텐스 라인에서는 이 병이 딥 포레스트 그린 컬러로 업그레이드되어, 향수 선반 위에서 훨씬 조용하고 품격 있게 보인다.

이 향을 정말 좋아한다면, 혹은 누군가에게 풀 세트를 선물하고 싶다면 확장된 패밀리 세트가 있다. 보디 & 핸드 워시, 캔들, 홀리데이 세트까지 확장된 ‘패밀리’가 있다. 즉, 조용히 태도와 깊이를 더한 큐레이션된 향의 생태계 같은 느낌. 후회 없을 것이다.

Michael Stefanov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