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무기력함과 싸우고 있다면? 한 의사가 그 원인이 될 수 있는 생활 습관과, 회의 중 꾸벅꾸벅 졸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사무직 종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가장 보편적인 경험이 있다면, 바로 ‘피곤함’이다. 맛없는 탕비실 커피를 마시거나, 급류처럼 쏟아지는 이메일에 파묻히는 것보다도 더 흔한 감각은 점심을 먹고 난 뒤 책상 앞에서 갑자기 몰려오는 극심한 졸음이다. 오전에 아무리 생산적으로 일했더라도, 우리가 여기서 ‘오후 졸림’이라고 부를 이 상태는 하루의 리듬을 완전히 망쳐놓을 수 있다.
매일같이 “왜 나는 이렇게 항상 피곤하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오후에 잠이 쏟아지는 것은 과학이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수련을 받고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 킹스턴에 있는 퀸즈대학교에서 호흡기내과 펠로우로 일하고 있는 의사 브랜던 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건 사실 우리의 생체 리듬, 그러니까 서카디언 리듬에 내장된 현상처럼 보입니다.” 루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을 한 그룹으로 모아 놓고, 아무 때나 자유롭게 낮잠을 자게 해도, 자연스럽게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에 잠들고 싶어 해요.”
루 박사는 교통사고 데이터를 근거로 이 시간대에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짚는다. “가장 큰 피크는 밤새 운전하거나 아주 이른 새벽에 나타나지만, 오후 늦은 시간에도 두 번째 피크가 있어요. 이건 그냥 타고난 서카디언 리듬 패턴에 의해 강하게 좌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코르티솔이 크게 분비되고, 멜라토닌은 낮으며, 체온은 올라가죠. 그런데 오후가 되면 그 코르티솔 피크가 서서히 내려오는 완벽한 타이밍이 옵니다.” 멜라토닌은 보충제로 익숙한 사람도 많지만, 사실 어둠에 의해 분비돼 ‘이제 잘 시간’이라고 몸에 신호를 보내는 뇌 속의 자연 발생 화학물질이다. 반면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으로,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생물학적 과정을 거스르는 건 대체로 헛수고지만, 책상 앞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상태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하루는 아침부터 시작된다. 출근 준비를 하기 전부터, 루 박사는 에너지를 깨우는 습관을 권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빛을 들이는 것. 자연광이든 인공 조명이든 상관없다. “저는 아침마다 항상 강한 빛을 쐬요.” 서브스택에서도 활발히 글을 쓰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침의 밝은 빛은 몸에 ‘지금은 아침이다’라고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호르몬 신호를 통해 몸의 거의 모든 세포에 각성 신호를 보내죠.” 이 강한 빛 노출은 오후에도 유용하다.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떨어지지만 정신은 또렷해야 할 때 말이다. 이럴 때 계절성 우울증(SAD) 램프가 큰 도움이 된다. 특히 11월부터 3월까지 햇빛을 거의 보기 힘든 겨울 도시라면 더더욱 그렇다. “저는 1만 럭스 램프를 써요.” 루 박사는 말한다. “직장에도 하나 두고 있는데, 기분이 나아질 뿐 아니라 실제로 업무 능률도 향상됩니다.”
이쯤 되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나는 잠도 잘 자는데, 왜 여전히 이렇게 피곤하지?’ 그 이유는 취침 시간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일 수 있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의 일정에 따라 수면 패턴이 좌우되곤 한다. 하지만 루 박사는 정해진 취침 시간을 정하고 지키는 것만으로도 훨씬 덜 지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드라마를 몰아보든, 술자리를 갖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늦게 자든 상관없다. 다만 머리가 베개에 닿는 시간을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라는 것이다.
“일관성이 아마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말한다. “하루는 9시에 자고, 다음 날은 11시에 자는 식으로 생활하면 ‘사회적 시차’가 생겨요. 생체 시계가 사회적 일정과 충돌하는 거죠. 그러면 내부 시계와 호르몬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습니다. 월요일 아침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끔찍하게 피곤한지, 그 이유가 바로 거기 있습니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은 스스로를 ‘야행성 인간’이라고 부른다. 밤의 고요함 속에서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걸 선호하는 타입 말이다. 만약 당신이 그렇다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학적 연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스스로를 야행성이라고 부르는 많은 사람들은 사실 환경 때문에 서카디언 리듬이 깨진 경우가 많고, 아침형 스케줄로 옮기면 오히려 더 잘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루 박사는 말한다. “어두운 아침과 밝은 밤은 우리가 원하는 상태와 정확히 반대거든요.” 그는 또 2021년 피렌체대학교 연구를 언급한다. 스스로 야행성이라고 여겼던 사람들에게 서카디언 리듬을 개선하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 팁을 제공했더니, 더 일찍 잠들고 컨디션도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루 박사는 ‘정답인 취침 시간’이라는 건 없다고 말한다. 다만 더 이른 기상 시간으로 옮기는 건 분명한 이점이 있다. 그게 여의치 않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면, 클래식한 방법도 있다. 바로 파워 낮잠이다. 루 박사 본인도 이를 실천하지만, 규칙은 엄격하다. 낮잠은 30분을 넘기지 말 것. “그 이상 자면 렘수면에 들어갔다가 깨어날 위험이 있고, 그러면 더 멍해질 수 있어요. 또 밤잠에 영향을 줄 정도로 길게 자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저는 항상 30분 타이머를 맞춰두고, 울리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일어나요.”
그 밖에 평범한 수요일의 나른한 상태를 또렷한 집중력으로 바꿔주는 요소로 루 박사가 꼽는 것에는 가벼운 운동 그리고 탄수화물이 많은 점심을 피하는 것이 있다. 그는 하루 섭취 열량을 아침에 많이 배치한 ‘든든한 아침 식사’를 추천하고, 점심은 단백질 위주의 가벼운 식사가 좋다고 말한다. 서카디언 리듬상 하루를 고열량으로 시작하는 게 그 반대보다 낫다는 이유에서다. 밤에는 블루라이트 기기를 멀리하고, 수면 위생을 지키며, 야식 습관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다음 날 훨씬 덜 피곤해질 수 있다. 그는 수면을 돕기 위해 밤에 마그네슘을 섭취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본다.
깨어 있는 시간 동안의 조언은 간단하다. 핵심은 서카디언 리듬을 ‘고정’하는 것. “아침엔 밝게, 밤엔 어둡게. 특히 아침이나 오후에는 고탄수화물이나 가공식품을 피하세요.” 루 박사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컨디션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지점이 바로 그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