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철 생선은 방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알아야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겨울의 맛을 탐미해 보자.

아귀
얼굴은 못생겼지만, 맛 하나는 끝내준다. 한겨울 살과 간의 풍미가 무르익어 찜·수육·탕에 제격이다. 해양수산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만큼 맛과 영향이 뛰어난 생선으로 지방이 적고 단백질, 미네랄 밸런스가 좋아 보양식으로 꼽힌다. 서양에서는 아귀 간을 바다의 푸아그라라 부르며 다양한 소스, 스프레드로 만들어 먹고 우리나라에서는 콩나물과 미나리를 듬뿍 넣고 찜과 탕으로 즐겨 먹는다. 저칼로리 고단백으로 의외로 다이어트식이다.
삼치
삼치는 10월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하고 지금이 가장 맛있다. 여수, 거문도, 고흥 등이 삼치로 매우 유명하고 수도권에서는 동인천에 삼치 거리가 있을 정도로 맛있는 생선이다. 오메가-3가 풍부해 혈관 건강에도 탁월하다. 소금으로 간하고 노릇하게 구우면 고소한 기름이 한껏 올라와 흰쌀밥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감성돔
돔 중의 왕이라 불리는 고급 어종으로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과 함께 깊은 감칠맛이 특징이다. 추워진 지금이 가장 맛이 좋을 때로 알려졌다. 숙성 회로 즐길 때 본연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며 매운탕으로 끓이면 깊은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고급 어종인 만큼 가격대가 좀 높은 편이다.
대구
신선한 대구로 끓인 맑은 탕은 해장으로도 안주로도 좋다. 특유의 시원함과 담백한 맛으로 주당들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차가운 바다를 좋아하는 한류성 어종으로 쫀득한 살 뿐만 아니라 곤이, 알, 간까지 버릴 것 없이 맛있는 생선이다. 삼각지에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대구탕 골목이 있으니 찾아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도루묵
톡톡 터지는 알의 식감이 재밌는 도루묵이다. 초겨울 산란기로 연안에 모이는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다. 알도 꽉 차지만 살에도 기름기가 올라와 풍미가 좋다. 주로 조림이나 구이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찬 바람 불면 을지로에 자리잡은 을지오뎅에서 도루묵을 먹어야 진짜 겨울이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청어
과메기의 원재료로 꽁치가 잡히기 전에는 청어가 주된 생선이었다. 그 이유가 12월이 가장 기름지고 고소하기 때문이다. 신선한 회로 먹으면 달큼한 살맛이 일품이며 과메기로 말려 먹으면 영양도 풍부해져 겨울철 보양식으로 좋다. 잔가시가 있어 호불호가 갈리지만 한 번 이 맛에 빠지면 겨우내 찾는 생선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