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가 음악이 심심해지면 페이스도 같이 무너진다. 러닝 플레이리스트가 중요한 이유는 체력 관리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관리해 주기 때문이다.

첫 곡이 중요
옷을 입을 때나 인간관계에서 첫 단추가 중요한 것처럼, 러닝 플레이리스트도 첫 곡이 제일 중요하다. 평소 출근길에 듣던 음악을 틀면 몸도 자동으로 출근 모드가 된다. 러닝을 시작할 때는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신호가 필요하다. 전주부터 공기가 바뀌는 곡, 가사가 없어도 분위기로 끌고 가는 트랙이 좋다.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곡 하나로 첫 500m는 공짜로 뛸 수 있다.
BPM은 숫자가 아니라 구간별 감정에 따라
보통 러닝 음악은 BPM이 중요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 생각보다 꽤 정확하다. 음악 BPM은 분위기를 띄울 뿐만 아니라 케이던스(분당 발걸음 수)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조깅 구간에서는 BPM 130대, 중강도 러닝에는 BPM 150대, 빠르게 뛰고 싶다면 BPM 170 정도가 좋다. 구간별로 나눌 수도 있다. 초반에는 가볍게 발을 띄우는 곡, 중반에는 리듬이 선명한 곡, 후반에는 숨이 차도 놓치기 싫은 곡이 필요하다. 플레이리스트를 거리 기준으로 나누면 생각보다 실패할 일이 없다. 0~2km, 2~5km, 막판 스퍼트용 이렇게만 나눠도 체감 피로도가 달라진다.

익숙한 곡과 처음 듣는 곡 섞기
익숙한 노래만 들으면 언젠가부터 지루함이 몰려온다. 반대로 처음 듣는 곡만 모아두면 러닝에 집중이 안 된다. 그래서 반반이 좋다. 달리면서 들으려고 골라둔 트랙 사이사이에, 전혀 다른 아티스트의 신곡이나 장르를 끼워 넣자. 귀가 바빠지면 다리는 가벼워진다. 같은 곡을 각각 다른 버전으로 배치하는 것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원곡, 라이브 버전, 리믹스, 어쿠스틱. 이렇게 곡은 같은데 분위기가 다르면 뇌는 새로운 곡으로 인식한다.
후반부에는 가사가 있는 곡을 배치
초반에는 리듬 위주, 후반에는 가사 위주가 좋다. 막판에 숨이 가빠질수록 머릿속은 잡생각으로 가득 찬다. 이때 가사가 있는 곡이 등장하면 뇌가 노래를 따라가며 페이스를 놓치지 않게 된다. 의미 없는 영어 가사라도 상관없다. 누군가 계속 말을 걸어주는 느낌이 드는 게 포인트다.
러닝용 플레이리스트는 일상에서 듣지 않기
이렇게 고른 러닝 플레이리스트는 딱 달릴 때만 듣자. 그래야 이어폰을 꽂는 순간, 몸이 자동으로 달릴 준비를 한다. 출근길, 집안일, 드라이브할 때는 차라리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듣는 게 훨씬 유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