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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도 구독하는 시대? 그래서 더 기다려지는 2026년 개봉 예정작 7

2026.01.30.김은희

극장에서 만나요.

넷플릭스 7천원. 왓챠 7천9백원. 애플tv 6천5백원. 디즈니 플러스 9천9백원. 티빙 5천5백원. 웨이브 7천9백원···. 기본 옵션으로 구독하는 비용만도 월 4만4천원이 넘는다. 콘텐츠는 쏟아지고 플랫폼은 흩어졌으며 와중에 근본적으로 문화 향유의 장이던 영화관 입장료도 1만5천원을 넘나든다. 고대하던 작품의 개봉일을 기다리던 일도, 무엇을 볼지 계획하지 않아도 일단 극장 앞에서 만남을 약속하던 일도, ‘OTT 구독료 = 영화관 티켓값’, ‘기다리면 무료’같이 열렬히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더라도 셈이 명확해지는 공식 앞에서 시든 식물 같은 일이 됐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카드를 빼들었다. 영화관 구독형 패스다. OTT를 구독하듯 월정액을 내고 자유롭게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이다. 해외 사례가 있다. 프랑스의 대형 영화관 체인인 파테는 20유로 안팎의 월정액으로 무제한 영화 관람이 가능한 구독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고, 미국 영화관 체인 AMC는 월 19.99달러부터 주당 관람 편수는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문체부는 여러 예시를 검토하고 극장 사업자와 배급사, 제작사 등 영화업계와 협의해 2026년 구체화를 거쳐 2027년 본격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식 구독형 영화관 패스는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지 기다려봐야 할 일이지만, 커다란 스크린을 앞에 두고 그 순간만큼은 스마트폰도 기타 여러 리모컨도 멀리한 채 암흑 속에서 집중해보는 시간을 독려받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은 흥미롭다. 아깝지 않은 기회 비용을 떠올리면서 보다 가뿐하게 극장을 넘나들 날을 기대하며 2026년 새해 극장 개봉 예정인 작품을 둘러본다.

①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장항준 | 유해진, 박지훈

영화 포스터에 단단히 적혀 있다. “2월 4일 극장 대개봉”. 대개봉이라는 단어 자체가 귀엽게 느껴질 만큼 오랜만인 가운데, 그 위에 적힌 한 줄 예고 문장은 이러하다. “1457년 청령포, 역사가 지우려 했던 이야기.” 청령포의 1457년은 조선 6대 왕 단종이 유배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난 해. 동·남·북 삼면은 강물로 둘러싸여있고, 서쪽은 험준한 절벽으로 막혀 있는 고립무원 강원도 영월 청령포에서 벌어진 숨겨진 이야기가 그려진다. – 2월 4일 개봉

② <휴민트> 감독 류승완 |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블라디보스토크 국경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파헤치다 격돌하게 되는 남북한 비밀 요원들을 담은 첩보 액션. 2013년 버석버석한 겨울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북 간 첩보전을 그렸던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를린>을 떠올려보면, 이번에는 얼마나 더 갈고 닦은 총알을 들고 왔을지 기다려진다. – 2월 11일 개봉

③ <군체> 감독 연상호 |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김신록

열차. 좀비. 퍼지는 역병. 떼로 덤비는 집합체. 한정된 공간. <부산 행>을 극장에서 본 관객 중 한 사람으로서는 심리를 압축시키는 요소들이 큰 스크린으로 펼쳐지던 압도적 경험에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이라면 언제나 은근히 기다려진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벌이는 사투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과 <지옥>의 강점을 모은 가장 상업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 5월 개봉 예정

④ <호프> 감독 나홍진 |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마이클 패스벤더

<곡성> 이후 10년 만의 신작. 한국영화 역대 최고 제작비.(2025년 기준 최고 제작비는 2부작 합산 7백억원이 넘는 <외계+인>이다.) 돈과 시간이라는 자본주의적 요소를 떼어놓고 생각하라도 그간 나홍진 감독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대체 어떤 영화가 탄생할지 이번에도 역시 가늠할 수 없어 더욱 고대되는 마음이다. 게다가 마이클 패스벤더는 대체 어떤 인물로 나올까? 한국 비무장지대 근처 고립된 항구 마을이 배경인 이 이야기에서. – 여름 개봉 예정

⑤ <가능한 사랑> 감독 이창동 |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어둑한 영화관을 불시에 밝혔다 어둡혔다 화면 위에서 화려한 특수 효과가 펼쳐지지 않아도, 3D 돌비 사운드관을 꼭 고집하지 않아도,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묵직하게 스크린타임을 이끌고 가는 힘이 있다. <가능한 사랑>은 극과 극의 삶을 사는 전혀 다른 두 부부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버닝>을 공동 집필한 오정미 작가와 함께 각본을 썼다. – 2026년 개봉 예정

⑥ <어벤져스:둠스데이> 감독 앤서니·조 루소 | 크리스 에반스, 톰 히들스턴

이 영화야말로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주제로 토론한다면 이 작품을 거론하는 사람, 99.9퍼센트 확률로 있을 것이다. 마블과 DC 시리즈. 엄청난 규모의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한 엔터테인먼트 자리에 이보다 걸맞은 시리즈가 있는가. <어벤져스: 둠스데이>는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언맨으로서 마블은 물론 자신의 역사도 새로 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번 작품에서는 또 다른 변화를 꾀한다. – 12월 개봉 예정

⑦ <듄:파트 3> 감독 드니 빌뇌브 |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콜먼, 플로렌스 퓨

개봉 기간 동안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하고 놓쳤으나, 스마트폰이건 패드건 52인치 티비건 도무지 그 황량하고도 황홀한 사막을 담지 못하는 화면들에 성이 차질 않아 여전히 <듄: 파트 2>를 보지 못하고 있는 관객 1인으로서 이를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싶지만 <듄: 파트 3>가 온다. 영화에도, 흐르는 영상에도, 행간이 있다는 감각을 전해준 감독 드니 빌뇌브가 참여하는 듄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이번에는, 반드시, 극장에서. – 12월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