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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시계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멋스러운 시계 9

2026.02.07.조서형, Vivian Morelli

너무 비싸지도, 너무 과하지도 않으면서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은 시계만 모았다.

시계 제작에 있어 세련됨은 항상 크고 화려한 방식으로만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멋있는 시계는 과하지 않은 비율과 절제된 디테일로 평가된다. 600만 원부터 1500만 원 사이 가격대는 특히 흥미로운 구간이다. 터무니없는 가격표 없이도 진짜 장인정신을 만날 수 있고, 유행보다 취향이 반영된 폭넓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실제로 감당 가능한 시계를 착용한 셀럽들이 점점 더 많이 포착되고 있다. 스타일은 굳이 천 만원대 가격이 아니어도 충분히 강렬하다는 걸 증명하면서 말이다. 워치리뷰블로그 창립자 매튜 카텔리에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 이 가격대는 아마도 최고의 구간 중 하나다. 기능도 다양하고 선택지도 엄청나게 넓다.” 다이버 워치부터 크로노그래프, 필드 워치까지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하이엔드 오뜨 오롤로지 예산은 아니지만, 브랜드 파워나 모델 인지도에 과하게 얽히지 않으면서 훌륭한 스포츠 워치를 고르기엔 가장 좋은 스위트 스폿이다.”

이 가격대에서는 전통 있는 브랜드와 컬트적인 인디 브랜드가 나란히 서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강력한 기능성과 충돌하며, 시각적 정제미와 스위스 장인정신이 만난다. 요컨대, 과시보다는 취향에 관한 이야기다. 소리치지 않지만, 아는 사람들 눈에는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는 시계들이다.

전문가들이 선택한, 진짜 럭셔리는 스펙터클이 아니라 오직 취향에 있다는 걸 보여주는 스타일리시한 시계들을 소개한다.

튜더 레인저 베이지 다이얼 36mm 레퍼런스 M79930-0007

신제품이고 지금 아주 뜨겁다. 레인저는 튜더가 절제미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를 보여준다. 컴팩트하고 실용적이며, 베이지 다이얼이 따뜻한 인상을 더한다. 연출보다 취향을 중시하는 필드 워치로, 데일리로 차기 좋고 유행도 타지 않는다. tudorwatch.com

노모스 글라슈테 메트로

디자인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모델이다. 시계 컬렉터 빌 애들러는 이렇게 말한다. “우아함과 생동감, 세련됨과 스타일이 필요할 때 나는 노모스 메트로를 찬다.” 중심에서 벗어난 민트 그린 파워 리저브 창과 서브 다이얼의 빨간 초침은 시선을 끌고, 바우하우스 디자인은 절제된 광택을 더한다. nomos-glashuette.com

에르메스 케이프 코드

파리지앵 감성과 개성있는 그래픽, 그리고 조용한 엇박자. 에르메스의 케이프 코드는 시계를 지위의 상징이 아니라 디자인 오브제로 만든다. 직사각형 케이스와 시그니처 더블 투어 스트랩은 시계와 주얼리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흐린다. 패션 하우스의 감각이 스위스 메커니즘에 더해져, 세련되면서도 약간 반항적인 느낌을 준다. hermes.com

오메가 드 빌 프레스티지

슬림하고 매끈하며 잘 다듬어진 드레스 워치다. 쇼룸이 아니라 손목 위에 있어야 제자리를 찾는 시계다. 외형뿐 아니라 내부 역시 정교하다. 오메가가 스포츠 워치만 잘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걸 상기시켜준다. 여기에는 과시 없는 스위스 정밀함이 있다. omegawatches.com

밍 37.08 스타라이트

인디 브랜드 밍은 이미 컬트적인 팬층을 구축했고, 37.08 스타라이트는 그 이유를 잘 보여준다. 어벤추린 다이얼은 깊은 블루 블랙 바탕 위에 별이 흩뿌려진 밤하늘을 연상시킨다. 우아함에 실험적인 엣지를 더한 느낌이다. 지루하고 뻔한 시계에 질렸다면, 이건 개성을 드러내는 날카롭고도 착용 가능한 선택이다. ming.watch

그랜드 세이코 44GS

44GS는 그랜드 세이코의 자신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모델이다. 날카로운 각과 완벽하게 연마된 표면은 빛을 정확히 받아내고, 다이얼은 일본 시계 제작 특유의 깊이감을 선사한다. 로고보다는 장인정신에 집중한, 세심하고 지적인 럭셔리 시계다. 주의 깊게 보는 사람에게 보답한다. grand-seiko.com

파네라이 루미노르 트레 지오르니 루나 로사 레퍼런스 PAM01653

파네라이 특유의 실루엣에 스포티한 리믹스를 더했다. 쿠션 케이스와 큼직한 숫자는 전형적인 파네라이지만, 분위기는 남성미 과잉보다는 디자인 오브제에 가깝다. 3일 파워리저브 무브먼트로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고, 절제된 컬러 팔레트 덕분에 전체 인상은 정제돼 있다. 44mm로 존재감은 확실하지만, 스타일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자제력이다. panerai.com

태그호이어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이 모델은 태그호이어의 레이싱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돔형 사파이어와 균형 잡힌 크로노그래프 구성은 빈티지와 공상과학적인 느낌을 동시에 주고, 39mm 케이스는 과하지 않고 우아하다. 카텔리에는 이 가격대 기준으로는 “약간 예산을 넘는다”고 말하지만, 디자인의 존재감과 기계적 완성도 덕분에 현존하는 가장 잘생긴 현대 크로노그래프 중 하나다. tagheuer.com

까르띠에 산토스 뒤몽

이 시계는 굳이 애쓸 필요가 없다. 산토스 뒤몽은 슬림하고 그래픽적이며 자연스럽게 멋있다. 과시보다는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느낌이다. 사각 케이스와 로마 숫자는 이미 아이코닉하다. 오버사이즈 스포츠 워치에 집착하는 세상에서, 까르띠에는 작고 날카로우며 단연 돋보이는 선택으로 남는다. carti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