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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명품 시계를 가보로 물려주는 진짜 이유

2026.02.04.조서형, Josiah Gogarty

드라마 인더스트리 속, 가보로 받은 롤렉스 데이트저스트가 축복이자 저주인 이유? 의상 디자이너 로라 스미스가 설명한다. 그리고 데이트저스트가 왜 세대 간 부와 트라우마라는 에피소드를 붙잡아줄 완벽한 시계가 되었는지까지.

드라마 ‘인더스트리’는 위대한 개츠비의 현대 금융 버전이라 볼 수 있다. 부는 현기증이 날 만큼의 자유를 의미할 수도 있고, 짓눌릴 듯한 구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개는 그 둘이다. 드라마에선 올드 머니와 뉴 머니, 사람을 끌어올리는 돈과 사람을 파묻는 돈이 모두 등장한다.

그 돈은 인물들이 소유한 물건을 통해 드러난다. 가장 친밀하게는 그들이 입는 옷과, 또 다른 전장 같은 하루를 앞두고 손목에 차는 시계를 통해서다. 파텍 필립 광고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시계는 세대 간 부를 상징하는 강력한 기호가 된다. 그리고 의상 디자이너 로라 스미스는 그런 맥락에서 “상속된 시계에 대한 일종의 문화가 이 드라마의 설정 안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시즌 4의 두 번째 에피소드는 그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키트 해링턴이 연기하는 귀족 출신이자 들쭉날쭉한 테크 브로인 헨리 머크는 자신의 40번째 생일 아침, 아내 야스민이 건네는 선물을 받고 아침 식탁에 내려온다. 그것은 오래된 롤렉스 데이트저스트다. 시계를 뒤집자 케이스백에 RM, 레지널드 머크라는 각인이 보인다. 죽은 아버지의 롤렉스 데이트저스트였던 것이다. 야스민은 캐비닛에서 발견해 오버홀을 맡겼다고 말한다. 헨리는 동요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선다. 마치 아버지의 시계가 아니라 아버지의 유령을 본 것처럼.

이 롤렉스는 인더스트리의 창작자 미키 다운과 콘래드 케이가 대본에 직접 넣은 설정이다. 그들은 데이트저스트나 데이데이트를 쓰고 싶어 했고, 무엇보다 가보로 충분히 오래된 시계를 원했다. 데이데이트는 “적절한 시대의 모델을 찾기가 정말, 정말 어렵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런데 “묘한 우연”으로,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 몇 주 전 그녀는 알고 지내던 시계 딜러의 컬렉션에서 1974년산 가죽 스트랩 데이트저스트를 발견했다.

완벽했다. 1974년은 레지널드의 18번째 생일이 되는 해였고, 그 시계는 그의 18번째 생일 선물이라는 설정이 딱 맞았다. 데이트저스트는 안정감이 있지만 과시적이지는 않다. 부를 소리 내어 외치기보다 속삭이는 상류층 영국 가문의 성향과도 잘 어울린다. 가죽 스트랩은 올스틸 모델을 선호하는 현대적 취향에서 벗어나, 시계를 과거로 데려가는 느낌을 준다. “키트를 잘 아니까, 우리가 이전에 이야기해왔던 헨리라는 캐릭터에 정말 잘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스미스는 말한다.

두 사람을 잇는 롤렉스는 가족의 돈과 가족의 전통이 어떻게 축복이자 저주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시계는 손목에 차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여다보는 물건이기 때문에, 그 친밀함으로 시골의 큰 저택이나 스위스 은행 계좌보다 훨씬 더 본능적인

레지널드는 틀렸다. 헨리는 삶을 선택한다. 구체적으로는, 거의 자신의 관이 될 뻔했던 그 차의 보닛 위에서 아내와 섹스를 한다. 그는 40번째 생일을 살아서 넘긴다. 아버지의 유령을 퇴치한다. 두 사람을 잇는 롤렉스는 가족의 돈과 가족의 전통이 어떻게 축복이자 저주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스미스는 말한다. 시계는 그 친밀함 때문에, 손목에 차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여다보는 물건이기 때문에, 시골의 큰 집이나 스위스 은행 계좌보다 훨씬 더 본능적으로 상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