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를 꼭 누군가와 함께 보낼 필요는 없다. 사랑을 떠올리는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떤 사랑은 시작되고, 어떤 사랑은 끝나고, 어떤 사랑은 기억으로 남는다. 책은 그 모든 순간을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들어준다.

사노 요코, 『100만 번 산 고양이』
짧은 동화지만 사랑의 본질을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수없이 다시 살아나던 고양이는 단 한 번의 사랑을 경험한 뒤 더 이상 되살아나지 않는다. 사랑은 영원함이 아니라, 어떤 존재를 위해 처음으로 슬퍼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밸런타인데이에 가장 조용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책이다.

비룡소100만 번 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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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해부하듯 분석한 책이다. 사랑을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말하는 방식”으로 바라본다. 기다림, 질투, 고백 같은 감정들이 짧은 단상으로 이어진다. 사랑을 하는 사람보다, 사랑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책이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모든 페이지가 사랑을 말하고 있는 책.

동문선사랑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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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여자 없는 남자들』
밸런타인데이를 홀로 보내는 당신을 놀리려고 고른 책이 절대 아니다. 다만 이 책의 인물들도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을 뿐이다. 사랑이 끝난 뒤 남겨진 사람들은 관계가 사라진 자리에서 고독과 기억을 천천히 들여다본다. 밸런타인데이에 읽기에는 조금 쓸쓸할 수 있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된다.

문학동네여자 없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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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신, 『내가 가진 산책길을 다 줄게』
“당신의 품에서 나는 영원히 살아 있지만, 당신의 나는 나에게로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라는 문장처럼, 이 시집은 사랑이 남긴 자리와 그 이후의 감각을 조용히 비춘다. 현실의 풍경을 따라 산책하듯 읽다 보면 소리와 냄새, 빛 같은 감각이 또렷해지지만, 끝내 손에 잡히지 않는 무엇이 남는다. 시집 속 산책길은 사라지지 않고 독자가 시를 읽는 순간마다 다시 펼쳐진다. 사랑이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함께 걷던 길의 기억처럼 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아시아내가 가진 산책길을 다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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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일차원이 되고 싶어』
관계 속에서 복잡해지는 마음을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소설집이다. 사랑은 때로 사람을 성장시키지만, 동시에 더 단순해지고 싶게 만든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진지한지 동시에 보여준다. 현실적인 연애 감각을 담은 동시대의 사랑 이야기이며, 심지어 첫 장면은 밸런타인데이로 시작한다!

문학동네1차원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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