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타바버라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마치 그 레스토랑과 거리 전체를 소유한 사람처럼 보였다. 수트의 이 한끗이 있었기 때문에.

이미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시상식이나 레드카펫에 등장할 때마다 거의 늘 같은 차림이다. 블랙 수트에 깔끔한 화이트 드레스 셔츠. 칸 영화제에서도 그랬고,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아나더’ 프리미어에서도 그랬고, 지난달 골든글로브에서도 그랬다. 기억이 맞다면 아주 오래 전, 타이타닉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솔직히 이해는 간다. 잘 맞는 유니폼을 찾았다면 계속 입게 되는 법이니까. 남성복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안정적인 플레이어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어제 산타바버라 국제영화제에서 그는 변화를 줬다. 카메라 앞을 걸어 들어오는 순간, 늘 보이던 화이트 셔츠는 어디에도 없었다. 대신 마치 마틴 스코세이지의 갱스터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착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디올이 디자인한 이 싱글 브레스티드 울 수트는 부드러운 어깨선과 큼직하게 벌어진 라펠이 특징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블랙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아주, 아주 짙은 브라운 컬러였다. 이너로는 브라운 실크 드레스 셔츠와 같은 톤의 타이를 매치해 매끄럽고 세련된 인상을 유지했다. 팬츠는 군더더기 없이 곧게 떨어졌고, 매트 블랙 가죽 더비 슈즈 위로 살짝 주름지며 내려앉았다.
이 룩이 특히 좋았던 이유는 전혀 과장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험적인 재단도, 화려한 소재도 없다. 대신 훌륭한 테일러링과 무드 있는 컬러 팔레트가 전부다. 레드카펫에서 완전히 여유를 찾았고, 더 이상 증명할 것이 없는 사람이 선택할 법한 변화다. 디카프리오의 평소 스타일이 ‘믿음직한 주연 배우’라면, 이번 룩은 어딘가 “안쪽 방에서 미팅 진행하시죠”라는 분위기에 가깝다.

그리고 소매 아래로 살짝 드러난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데이토나 레어 판다, Ref. 116509-ARPD를 보면, 그 ‘패밀리 비즈니스’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납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