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현재는 꽤 흔한 풍경이 되었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혼밥은 최소한의 자기 시간을 갖는 휴식 이상의 의미다.
정신없는 오전 근무

출근길도 쉽지 않은데 출근하자마자 회의, 보고서 작성 등으로 오전 내내 에너지를 쥐어짜면 점심시간만큼은 조용히 지내고 싶다. 사실 직장 동료와의 식사는 업무의 연장선에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며, 이는 보이지 않는 감정 노동으로 작용한다. 혼자 먹는 점심은 타인의 시선과 대화 주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자유 시간이다.
내 맘대로 식사 속도와 메뉴
‘뭐 먹을까요?’ 이 말만 10분 이상 하다가 결국 가기 싫었던 식당에 가거나, 황금 같은 점심시간을 절반 이상 날려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단체 식사에서는 상사나 다수의 입맛에 맞춰 메뉴를 고르고,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 숟가락을 놓아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혼밥은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가장 편한 속도로 즐길 수 있어 식사의 본질적인 즐거움을 되찾아준다. 특히 자극적인 메뉴를 피하고 싶거나 소량의 건강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혼밥 문화는 더욱 빠르게 확산 중이다.
점심시간을 활용한 자기 계발

한 시간 남짓한 점심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닌, 운동이나 외국어 공부, 독서 등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활용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혼자 빠르게 식사를 마치면 남은 40~50분을 오롯이 개인적인 성장을 위한 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갓생’ 루틴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업무 외적인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가십과 사내 정치 피하기
누가 누구와 싸웠고, 누가 누구와 사이가 좋지 않고, 누구는 누구와 사귄다더라. 벌써 피곤하다.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오가는 동료에 대한 험담이나 사내 정치는 듣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피로감이 몰려온다. 혼밥은 이러한 불필요한 정보로부터 감정 소모를 차단하는 좋은 방법이다.
짠테크 식단
요즘 물가가 하늘을 찌른다. 외식 한 번에 1만 원 이상은 기본이다. 여기에 동료들과 함께 밥을 먹게 되면 추가금도 들어간다. 한 달을 모아보면 생각보다 꽤 많은 돈이 점심 비용으로 나간다. 사회 초년생일수록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혼밥을 선택하면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이나 개인 도시락으로 식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SNS에서 다양한 도시락 싸는 방법에 대한 레시피가 공유되기도 했다.
소외가 아닌 개성과 존중
과거에는 혼자 밥을 먹으면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을 찍었으나, 이제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요즘은 기업들도 강제적인 회식이나 점심 단체 식사를 지양하고, 직원 개개인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있다. 소속감을 높이기보다 개개인의 자율성을 인정해야 훨씬 창의적인 방법으로 업무를 접근한다는 문화가 깔려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는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