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걷기 딱 좋은 서울의 숨은 산책 코스 총정리 4

2026.06.09.김은희

참아줘서 고마워요. 천천히 걷기 좋은 산책로 탐험.

LV. 1 평지 산책 애호가를 위하여 – 김은희, <지큐> 피처 에디터
한강대교 6개 건너기

❶ 잠실 탄천 주차장에서 출발. ❷ *특별 일정: 야구 시즌에는 잠실경기장으로 향하며 ‘새로 고침의 기적’, 취소 표를 기원하고 빈자리 획득을 시도한다. 성공 시 경기 직관, 맥주보이와의 생맥주 만남을 도모한다. ❸ GS25 압구정376점 한강 데크에서 잠시 휴식 취하기. 갈림길 1) 배가 고프다. → 한남대교 건너서 소소막창으로. 막창 안에 대파를 넣은 천재적인 먹거리집. 바싹 익힐수록 막창은 쫀득하고 파의 달큰한 불맛은 진해진다. 갈림길 2) 아직 체력이 창창하다. → 반포대교 방향으로 직진, 대교에서 물이 쏟아지는 달빛무지개분수 물 쇼 관람. 성수기인 7월과 8월에는 평소 9시면 끝나는 야간 분수 가동 시간이 9시 30분까지 연장된다. 여름밤 산책의 시원한 경치. 잠수교 건너며 한강 야경 가까이 느끼기. 강변북로 아래 금호 나들목 이촌농구장 옆 길거리 에어로빅 클래스 무료 참관. 군무에 껴서 에어로빅 맛 좀 보고 싶다면 준비 운동으로 발목을 충분히 돌려준 후 참여할 것. 안무 난도와 경력자들의 실력이 상당하다. 갈림길 3) 체력도 충분하고 끝내주는 저녁도 먹고 싶다. → 갈림길의 시작점인 GS25압구정376점부터 최단 4.7킬로미터, 최소 1시간 15분 거리인 긴 산책의 목적지: 된장박이삼겹살 좋구만 반포점. 목표는 하나. 황금빛 된장을 발라 숙성시킨 통통한 삼겹살의 촉촉한 맛, 오직 이 맛을 위해. 걸어서 뭉근하게 날린 소박한 칼로리를 자축하며 성대하게 된장박이생삼겹을 먹는다.

📍한강 편의점 GS25압구정376점에는 꼭 앉았다 가세요 특히 밤 산책길에는 꼭 들를 것. 편의점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면 한강변을 따라 테이블이 늘어선 야외 데크가 있다. 라면 기계에서 익어가는 라면 냄새도 솔솔 맛있지만 2천원짜리 편의점 커피 하나 사서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해도 충만해질 만큼 야경이 아름답다.
📍산책 동반자 컵빙수 팥빙 젤라또 파르페. 먹으면서 활기차게 걷는 즐거움을 아십니까? 걸으면서 먹지 말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6세부터 있었으나 겨울 붕어빵, 여름 팥빙수는 못 참겠어요.
📍걸어서 미지 속으로 이 산책 지도의 최종 보스 격 목적지인 된장박이삼겹살 좋구만 반포점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다만 본점인 군포 당동점의 신성한 맛을 힘 닿는 대로 퍼뜨려온 사람으로서 서울에 분점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장 향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야만 하는 밭은 일상이 애틋한 지경이었다. 조만간 이곳만을 위한 산책을 떠날 예정. 먹으러 가는 산책만큼 산뜻한 발걸음도 없습니다.

LV. 2 야트막한 앞산과 구릉 산책 애호가를 위하여 – 김태은, 아트 & 라이프스타일 홍보 손느피알 매니저
인왕산과 서촌 걷기

❶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출발. 서촌의 정취를 느끼며 메인 도로를 가볍게 걸어 올라간다. ❷ 에디션덴마크 서촌 쇼룸에서 덴마크 스페셜티 커피 혹은 차 한잔 즐기며 본격적인 산책 준비.(티모시 샬라메도 다녀간 그곳.) 인왕산 산기슭 수성동계곡을 향한다. 계곡 끝에서 등산로로 진입한다. 갈림길 1) 산길을 걷고 싶지 않다. → 우회전해서 찻길을 따라 무무대 전망대에 들러 서촌 전망 구경. 조금 더 오르막을 따라가다 보면 나타나는 더숲 초소책방에서 휴식을 취하며 독서를 즐길 수도 있다. 갈림길 2) 산과 숲의 정기를 느끼고 싶다. → 인왕산 정상 등반 도전 추천. 수성동계곡에서 정상까지 1시간 이내면 충분하다. 가벼운 등산이지만 서울과 경복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심비 코스. 해 질 녘 석양이 절경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인왕산 숲속쉼터에서 쉬어가기. 갈림길 3) 수성동 계곡까지 올랐다가 하산한다. → 알키미아에서 수제 젤라토로 갈증 채우기. 내친 김에 조금 더 내리막을 걷는다면 골목 어귀에 자리한 스코프 서촌점에 들러 가족, 친구들에게 나눠줄 스콘과 디저트를 산다. ❶⓿ 걷느라 지친 내 몸을 보양하고 싶다면 서촌의 터줏대감 맛집 토속촌에서 걸쭉한 삼계탕으로 든든한 저녁 식사 즐겨보기. ❶❶ 아직 서촌을 떠나기 아쉽다면 서울경찰청 옆 골목의 아름다운 한옥 와인 바 루트 서울에서 와인 한잔 마시며 산책 데이를 마무리한다. ❶❷ 마지막으로 광화문의 야경을 눈에 담고 귀가하기.

📍수성동계곡의 정자에 앉아 산의 정기를 받고 가세요 인왕산 초입인 수성동계곡에는 등산이나 하산 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있다. 오르막 산책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이곳에 앉아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이 된다.
📍산책 동반자 가상의 꽃을 심으며 걸음을 기록하는 산책 앱 피크민 블룸. 걸음 수와 내가 지나온 길이 꽃 모양으로 남을 뿐만 아니라, 걸었던 지역의 이름이 새겨진 아이템이나 엽서를 모으는 재미도 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들여다보면 ‘그날 내가 어디를 걸었는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추억이 되고, 뿌듯한 성취감도 남는다.
📍걸어서 미지 속으로 동대문에서 시작되는 낙산 성곽길. 한양 도성을 따라 이어지는 길로 역사적 의미도 깊고, 성벽 안쪽의 벽화마을과 카페 거리가 붐비지도 않아 힐링하기 좋다고 들었다. 특히 낙산공원으로 올라가는 성곽길의 야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추천받아 다가오는 초여름 밤 산책으로 꼭 방문해볼 예정.

LV. 3 가끔 도전적인 루트를 섞는 산책 애호가를 위하여 – 박지형, <더네이버> 피처 에디터
용마산부터 아차산까지

❶ 용마산역에서 출발. ❷ 용마폭포공원에 멈춰 스트레칭. ❸ 용마산 정상을 향해 전진. 팔각정에서 잠시 숨 돌리며 풍경 감상, 용마봉에 도착하면 정상석 옆에서 기념 촬영. 용마산역에서 용마봉까지는 쉬엄쉬엄 걸어도 50분 정도면 도착한다. 갈림길 1) 숨이 차고 체력이 바닥났다. → ❹ 하산해 원조 사가정 손두부에서 손두부와 막걸리 즐기기. 갈림길 2) 아직 몸이 근질근질하다. → ❺ 아차산 정상을 향해 직진. 용마봉에서 아차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아차산 정상에 도착하면 챙겨간 간식을 먹고 한강을 내려다보며 휴식한다. 간식으로 집에 맛없는 과일이 있다면 썰어오는 것도 팁이다. 산에서 먹으면 죄다 맛있다. 아차산 정상에는 정상석 대신 볼품없는 팻말 하나뿐이지만 증거가 중요하니(!) 사진을 남길 것. ❻ 만남의 광장 방향으로 하산. 중간중간 해맞이공원, 고구려정 등 포토 스폿에서 한강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다. ❼ 아차산역 근처 푸쉬커피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로 목을 축이고 미니미 버전 아차산 정상석 구경. ❽ 원조할아버지 손두부에서 손두부에 막걸리 골라 마시기. 막걸리 종류가 다양한데 등산 후에는 말끔하고 가벼운 배다리막걸리를 추천한다. 갈림길 3) 하산 후에도 길어진 낮을 더 즐기고 싶다. → ❾ 순금이떡볶이 아차산 본점에서 깻잎떡볶이와 순대를 포장해 길 건너 어린이대공원으로.
❶⓿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본격적으로 먹어보자. 시원한 맥주를 사오는 것도 잊지 말 것.

📍용마봉 정산석 곁에서 사진을 남겨보세요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에 비할 것이 없다. 낮은 산에는 대개 정상석 대신 작은 표지판이 전부인데, 용마산의 정상석은 어엿한 바위인 데다 꽤 근사하다. 오늘 오른 고도를 새긴 바위를 기록해두고 틈틈이 뿌듯해하자. 다음 산행의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산책 동반자 한국 산에는 바위가 많은지라 등산화를 꼭 착용한다. 물론 나무 데크가 잘 깔려 있다면 운동화로 충분하겠지만, 발목 관절은 소중하니까. 나는 멋쟁이 삼촌에게 선물 받은 코오롱스포츠 미드컷 등산화를 주로 신는다. 접지력이 뛰어나 경사진 바위 위에서 춤을 출 수도 있다.
📍걸어서 미지 속으로 아열대 기후를 좋아하고 그곳의 식생 구경하기를 즐긴다. 타이베이 북쪽 양명산에 가면 잎이 넓고 윤택한 식물을 잔뜩 볼 수 있지 않을까. 모락모락 피어나는 유황온천 연기와 다종다양한 꽃밭,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도 이국적 정취를 더할 것 같다. 트래킹을 마친 뒤에는 양명산 아래 비건 다이닝 ‘Yangming Spring’에서 로컬 채소 요리를 맛볼 것이다.

LV. 4 하드코어 산책 애호가를 위하여 – 윤성중, <월간산> 에디터
트레일러닝 훈련 불암산길

불암산 자체가 트레일러닝 훈련에 아주 적합한 곳은 아니다. 높이가 다소 높고 뛸 수 있는 구간이 많지 않아 어려운 편이다. 총 거리 약 11킬로미터, 누적 상승 고도 779미터로 11분 페이스로 이동하면 2시간 정도 걸리는 트레일러닝 중급자 코스. ❶ 불암산역에서 출발. 4호선 당고개역이 최근 불암산역으로 바뀌었다! 아직 당고개역으로 표시된 채 안내하는 열차가 몇몇 있다. ❷ 중국집 영빈관을 거치거나 들르거나. 출발 전 배가 고프다면 여기서 밥 한 끼. 김치볶음밥이 맛있다. ❸ 상계동나들이철쭉동산으로 이동. 서울 둘레길 1코스에 해당되는 곳으로 여기서부터 본격 산책 시작. ❹ ‘불암산 자연공원’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그냥 등산로다. 오르막 경사가 살짝 있다. ❺ 불암산 엘리베이터 전망대에 올라 상계동 마을 구경. ❻ 서울 둘레길 따라 계속 이동. 이후 불암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왼쪽 오르막을 타고 능선 진입. ❼ 불암산 정상 도착! 산책 출발 후 빠른 걸음으로 가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에 서면 멀리 북한산 경치가 보이고, 노원구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❽ 덕릉고개 방향으로 하산. 내려가는 길은 살짝 가파르니 조심! ❾ 덕릉고개 도착하면 다리가 보이는데, 다리를 건너지 말고 그대로 등산로를 따라 이동한다. 서울 둘레길 1코스에 해당한다. ❶⓿ 다시 상계동나들이철쭉동산 도착! ❶❶ 불암산역 최고 맛집 우리집곱창으로 이동. 돼지곱창전골이 유명하다. 가격이 무척 저렴하고, 국물이 아주 빨간데 짜지도 않고 얼큰하다. 볶음밥도 맛있고, 딱 한 가지 반찬인 깍두기도 맛나다.

📍불암산 엘리베이터 전망대 아래 불암산 나비정원이 있어요 여기는 철쭉 밭으로 봄이면 붉은색 꽃이 사방을 뒤덮어요. 철쭉 밭 중간에 나비 박물관도 있는데, 이곳에 함부로 발을 들였다간 계획한 산책을 포기하고 나비정원에만 발이 묶일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산책 동반자 이 길은 초심자에겐 힘들 수 있습니다. 간식과 물을 넉넉히 준비하고 등산용 스틱을 꼭 챙겨가세요. 무릎 조심!
📍걸어서 미지 속으로 최근 인근에 수락산 동막골 자연휴양림이 생겼다. 수락 휴라는 곳으로, 나무처럼 높이 지은 숙소인 트리하우스가 유명하다.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알려져 있다. 언젠가 예약에 성공해 꼭 하룻밤 묵고 싶다. 또 불암산은 현재 둘레길이 없다. 왜 만들지 않았는지 매우 궁금하다. 누군가 내게 그 임무를 맡겨줬으면! 불암산 둘레를 완벽하게 도는 트레일러닝 코스가 생긴다면 정말 좋겠다.

김은희

김은희

피처 에디터

김은희는 'GQ KOREA'의 피처 에디터입니다. 이전에는 'ELLE KOREA', 'ESQUIRE KOREA'에서 근무했습니다. 컬처, 사회, 라이프스타일, 인터뷰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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