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돌려 신어도 질리지 않을, 스타일 좋은 남자의 올여름 최고의 신발

2026.06.09.조서형, Tyler Watamanuk

드레시한 샌들부터 군더더기 없는 스니커즈까지. 스타일 좋은 남자 여섯 명이 추천했다.

완벽한 여름 신발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남성 신발 트렌드는 몇 년째 과열 상태이고, 이제는 거의 모든 스타일이 다 나와 격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한때 머렐의 하이드로 목이 여름을 지배하던 때가 있었다. 대도시 어디에서든 돌 하나를 던지면 푹신한 로퍼를 신은 남자나 어프로치 슈즈를 신은 남자 중 한 명쯤은 맞힐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패션 플립플롭, 시원한 뮬, 슬림한 스니커즈 등 급부상 중인 수많은 스타일은 아직 언급도 하지 않았다.

진짜 어려운 점은 더위에 대응하면서도 스타일을 해치지 않는 신발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옷 잘 입는 남자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여름 신발은 무엇인가요?” 그들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브루스 패스크

색스 피프스 애비뉴와 니만 마커스의 남성복 부문을 이끄는 브루스 패스크는 넘쳐나는 디자이너 샌들 사이에서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선택을 골랐다. 그가 꼽은 신발은 랄프 로렌의 후아라체 스타일 슈즈다. 패스크는 이를 “완벽한 멀티태스킹 신발”이라고 표현한다. 수영장 슬라이드와 로퍼의 중간쯤에 위치한 디자인으로, 나일론 수영복부터 테일러드 쇼츠, 리넨 팬츠까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것. “샌들을 부담스러워하는 남성들에게도 좋은 선택입니다. 발가락을 적당히 가려주거든요.”

트레버 고지

브랜드 퍼가지의 창립자 트레버 고지에게 최고의 여름 신발은 새로울 것 없는 클래식이다. 그가 기억하는 한 가장 오랫동안 신어온 신발, 바로 반스 슬립온이다. 원래 스케이트보드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세월이 흐르며 진화했다. 고지는 더 좋은 소재와 향상된 쿠셔닝 풋베드가 적용된 프리미엄 버전을 선호한다. “정말 심플한 신발이에요. 그만큼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죠.”

닉 우스터

스트리트 스타일의 전설 닉 우스터. 그는 지난 1년 넘게 알렌 에드먼즈의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처음 참여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로완 더비 슈즈다. 위스콘신에서 제작된 이 신발은 브랜드의 상위 라인인 리저브 컬렉션에 속한다. 간결한 실루엣에 유난히 광택이 좋은 가죽을 사용해 세련되면서도 지나치게 격식을 차린 느낌은 없다. “더비 슈즈는 수영복과도, 수트와도 신을 수 있는 신발입니다. 진심이에요. 저에게는 플립플롭 대신 여름 유니폼 같은 신발이죠.”

카림 라흐마

‘서브웨이 테이크스’ 진행자 카림 라흐마는 확고한 ‘여름 샌들파’다. 그의 선택은 말리부 샌들의 우븐 슬립온 샌들. 푹신한 밑창과 직조된 갑피가 특징이다. 라흐마가 좋아하는 강렬한 녹색 컬러는 일본 한정 모델이지만, 브랜드는 미국에서도 다양한 색상을 판매하고 있다. 주마 LX는 일반 플립플롭보다 발을 더 많이 덮어준다. 발가락 끝만 살짝 노출될 뿐이다.

브라이언 개리스

브라이언 개리스는 현재 자신의 밴드 녹드 루스와 함께 유럽 투어를 돌고 있다. 심지어 메탈리카의 오프닝 무대를 맡고 있다. 그리고 매일 밤 무대 위에서 같은 신발을 신는다. 바로 지에이치 배스 위준 로퍼다. 사실 이 신발은 무대 의상이 되기 전부터 그의 일상 로테이션에 포함돼 있었다. “스니커즈보다 더 단정하지만, 러그 솔 덕분에 너무 포멀하지는 않아요. 옷차림을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도 지나치게 차려입은 느낌은 없죠.” 다른 신발로 바꿔볼까 생각하다가도 결국 이 편안함과 쾌적함에 다시 이 로퍼로 돌아온다. “가볍고 시대를 타지 않는 디자인이라 계속 찾게 돼요.”

브랜던 말러

드레익스 출신의 브랜던 말러는 스웨덴 브랜드 사만 아멜을 처음 접했을 때 독특한 신발 디자인에 매료됐다. “이렇게 날렵한 보트 슈즈를 만든 브랜드는 처음 봤어요.” 일반적인 보트 슈즈보다 훨씬 슬림하고 날카로운 실루엣을 갖췄다. 끈 역시 절묘하다. 전통적인 로프 끈만큼 투박하지도 않고, 드레스 슈즈 끈만큼 격식을 차리지도 않는다. “지난여름 정말 많이 신었어요. 엄청 가볍고 그냥 쓱 신고 나가면 되거든요. 테일러링에도 잘 어울리고 캐주얼한 옷에도 잘 맞습니다.”

여섯 명의 선택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있다. 여름 신발은 더위를 견디기 위한 기능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좋은 여름 신발은 반바지에도, 긴 바지에도, 때로는 수트에도 어울리며 하루 종일 신고 다녀도 부담이 없어야 한다. 샌들, 슬립온, 로퍼, 더비 슈즈까지. 이제 여름 신발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스타일에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한 켤레가 정답에 가깝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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