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못 구해서 안달인 올해 가장 뜨거운 시계, 브래드 피트가 찼다

2026.06.09.조서형, Oren Hartov

올해 4월 공개 직후부터 열성 컬렉터들이 그토록 탐내온 바쉐론 콘스탄틴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2026년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시계 브랜드 중 하나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이번 주말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인 롤랑가로스에서 이 브랜드의 가장 인기 있는 신작 중 하나를 착용하기 전부터 이미 그랬다. 새롭게 공개된 오버시즈 셀프 와인딩 울트라 씬은 진성 시계 애호가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계에 가깝다.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지만, 내부에 담긴 기술력은 시계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브래드 피트의 선택은 그가 컬렉터로서 점점 더 폭넓고 깊어진 취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가 착용한 시계는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 셀프 와인딩 울트라 씬 레퍼런스 2500V/220P-H028이다. 플래티넘 케이스와 살몬 다이얼을 조합한 모델로, 2026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가장 많은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은 시계 중 하나였다. 가격은 약 18만5천 달러, 현재 환율 기준 약 2억5천만 원 수준이며 전 세계 255개 한정 생산이다. 일반 대중이 존재조차 알기 전에 컬렉터들 사이에서 먼저 화제가 되는 전형적인 종류의 시계다.

브래드 피트는 오래전부터 수준 높은 시계를 즐겨 착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그의 선택은 커스텀 IWC 인제니어부터 빈티지 파텍 필립 레퍼런스 2526에 이르기까지, 단순한 럭셔리 과시보다 애호가들이 좋아할 만한 시계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여러 차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는데, 특히 부활한 222 모델이 대표적이다. 이 시계 역시 역사적 가치와 대중적 인지도 사이의 절묘한 균형점에 있는 모델이다. 전통적인 광고보다 컬렉터들의 입소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기가 급상승한 점도 특징이다.

이번 플래티넘 오버시즈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살몬 다이얼과 플래티넘 케이스 조합은 지난 10년 동안 컬렉터들 사이에서 거의 숭배에 가까운 인기를 얻어왔다. 파텍 필립이나 랑에 운트 죄네 같은 브랜드의 한정판 또는 고급 컴플리케이션 모델에서 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조합에는 조용한 자신감이 있다. 이미 시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취향을 드러내는 색상이다. 일반인에게는 거의 의미가 없지만, 특정 시계 애호가들에게는 엄청난 의미를 갖는 디테일이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아마도 기계적인 부분에 있을 것이다. 브래드 피트가 착용한 시계는 현재 오버시즈 컬렉션 최초의 풀 플래티넘 모델이다. 또한 바쉐론 콘스탄틴이 수년 동안 개발한 새로운 울트라 씬 무브먼트 칼리버 2550을 처음 탑재했다. 두께는 고작 2.4mm에 불과하다. 케이스 전체 두께 역시 7.35mm에 불과해 현재까지 출시된 오버시즈 중 가장 얇다.

실제로 이 덕분에 기존의 스포츠 성향이 강했던 오버시즈보다 훨씬 드레시하고 우아한 인상을 준다. 이는 2026년 시계 업계를 지배하는 가장 큰 흐름 중 하나와도 맞닿아 있다. 브랜드들이 가장 인상적인 ‘단순한 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오메가와 파텍 필립은 순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제품에서 초침을 아예 제거하는 선택까지 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최근 셀러브리티들의 시계 컬렉팅 방식도 정의하고 있다. 요즘 가장 흥미로운 유명인들의 시계 선택은 더 이상 다이아몬드가 잔뜩 박힌 화려한 모델이나 누구나 아는 인기 모델이 아니다. 대신 접근성, 연구, 그리고 컬렉터 문화와의 연결고리를 암시하는 보다 미묘한 레퍼런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브래드 피트의 바쉐론 콘스탄틴은 정확히 그 범주에 들어간다.

오버시즈라는 모델 자체도 지금 시대와 잘 맞아떨어진다. 일체형 브레이슬릿 스포츠 시계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지만, 가장 유명한 모델들에서 살짝 벗어나 조금 더 조용하고 덜 알려진 대안을 찾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파텍 필립과 오데마 피게의 그늘에 가려졌던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러한 취향 변화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다. 물론 살몬 다이얼의 플래티넘 오버시즈를 차고 롤랑가로스 관중석에 등장하는 것이 완전히 절제된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하이엔드 시계 세계 안에서라면, 수억 원짜리 시계를 통한 과시가 이보다 더 점잖고 절제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서형

조서형

디지털 에디터

조서형은 아웃도어와 건강, 기후 위기, 인물 등을 다루며 웹 콘텐츠를 만드는 'GQ KOREA' 디지털 에디터입니다. 경희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의 데이터 분석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GO OUT KOREA', '볼드저널', '일점오도씨' 및 브랜드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2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 커버스토리를 작성하며 사회 문제와 트렌드 등을 취재했고, 2024년에는 사계절 시리즈 에세이 '여름이 너무해'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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