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딱 하나의 선글라스만 산다면? 실패 없는 아이웨어 6

2026.06.09.이란영, Tyler Watamanuk

스타일 좋은 여섯 남자가 공개하는 인생 선글라스 리스트.

Photos courtesy of brands; Getty Images

여름이 한복판까지 성큼 다가왔다. 이제는 슬슬 옷장 속에 아껴둔 엘리트급 선글라스를 꺼내 어깨를 펴야 할 시간이라는 뜻. 기온이 치솟고 옷차림이 가벼워질 때, 스타일의 성패는 한 끗 차이로 갈린다. 평범하고 심플한 서머 룩도 진짜 괜찮은 선글라스 한 점만 얹으면 단숨에 감각적인 룩으로 격상되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남성 선글라스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와 크기, 컬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택지는 그야말로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클래식한 레이벤의 루트를 따르거나, 할리우드 셀럽들이 착용한 ‘역대급 아이템’에 과감히 투자할 수도 있다. 혹은 가성비가 훌륭한 대안들을 영리하게 골라내는 것도 방법이다. 레트로 무드의 보잉 선글라스부터 가냘픈 와이어 프레임, 울트라 모던한 웨이페러, 그리고 스포티한 퍼포먼스 고글까지, 지금은 그야말로 ‘모든 취향이 정답이 되는’ 시대다.

이 넓은 선택지 앞에서 길을 잃은 당신을 위해, 지큐가 소문난 아이웨어 애호가들을 모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올여름 딱 하나의 프레임만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클래식과 하이패션을 넘나드는 이들의 사적인 리스트를 공개한다. 올여름 당신의 워드로브에 쿨함을 더해 줄 것이다.

자크 마리 마지 ‘리처드’ – 닉 우스터

Courtesy of Nick Wooster

스트리트 스타일의 아이콘인 닉 우스터는 맘에 드는 선글라스를 발견하면 보통 서너 가지 색상을 한 번에 사들이곤 한다. 하지만 하이엔드 브랜드 ‘자크 마리 마지’에 중독된 이후로는 그 화끈한 쇼핑을 잠시 멈췄다. “이제는 너무 비싸져서 그렇게까진 못해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우스터가 픽한 실루엣은 클래식한 에비에이터 디자인을 기발하고 타원형으로 비튼 ‘리처드’ 모델이다. “1960년대 사진 속 폴 뉴먼의 모습이 떠오르면서도, 내가 가진 그 어떤 안경과도 달라요. 게다가 거의 모든 옷에 다 잘 어울리죠.”

포르탕헤르 – 카림 라마

Courtesy of Marcus Maddox

그는 인기 프로그램 <서브웨이 테이크>에서 입고 나오는 거대한 오버사이즈 수트로 유명하지만, 사실 선글라스를 고르는 안목도 만만치 않다. 그가 추천한 아이템은 최근 가장 가파르게 성장 중인 아이웨어 레이블 ‘포르의 각진 프레임이 매력적인 제품이다.

“굉장히 우아해요. 요란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존재감이 있고, 퀄리티가 대단하죠.” 이 제품은 라마가 생애 처음으로 50달러 넘게 주고 산 선글라스이기도 합니다. “렌즈의 퀄리티를 보면 돈값을 해요. 그리고 비싸니까 확실히 덜 잃어버리게 되더라고요!”

커틀러 앤 그로스 ‘1390’ – 알렉스 드렉슬러

Courtesy of Alex Drexler

뉴욕 브랜드 ‘알렉스 밀’을 이끄는 알렉스 드렉슬러는 오랫동안 ‘커틀러 앤 그로스’의 프레임을 고집해 왔다. “이 안경이 가진 특유의 묵직함을 사랑합니다. 선글라스는 적당한 컬러와 무게감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어떤 안경들은 너무 얇고 가벼워서 헐겁게 느껴지는데, 이건 아주 단단하고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줍니다.”

1980년대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커틀러 앤 그로스의 1390 모델은 물결치듯 유려한 브로우라인과 독특한 원형 렌즈가 특징이다. 드렉슬러는 평소 안경 버전으로 레드와 그린 컬러를 소장하고 있지만, 여름용 선글라스만큼은 클래식한 블랙을 고수한다.

아메리칸 옵티컬 ‘새러토가’ – 제이크 울프

Courtesy of Jake Woolf

1833년부터 고품질의 클래식 프레임을 묵묵히 만들어온 미국의 유서 깊은 브랜드, 아메리칸 옵티컬. 저널리스트 제이크 울프가 가장 아끼는 모델은 과거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즐겨 써서 유명해진 ‘새러토가’다.

“내 얼굴형에 완벽하게 들어맞고, 어떤 착장에도 실패가 없어요. 여름날 턱시도를 입어야 하는 격식 있는 결혼식에 쓰고 가도 전혀 이질감이 없고, 해변에서 수영복에 툭 얹어도 근사하죠. 그야말로 올라운더입니다.”

발렌시아가 – KJ 딜라드

Courtesy of Don Nixon

리얼리티 쇼 <서머 하우스>의 루키인 KJ 딜라드는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오버사이즈 프레임을 사랑한다. “프레임이 크고 과감한 게 좋아요. 그 형태 자체를 즐기죠.”

이러한 취향이 그를 이끈 곳은 다름 아닌 발렌시아가의 SF 감성 가득한 고글형 선글라스. 얼굴을 감싸는 스포티한 에어로다이내믹 실루엣과 날카로운 스파이크 디테일은, 마치 2000년대 초반의 오클리 고글과 하이퍼카 부가티를 합쳐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한마디로, 웬만한 담을 가진 남자가 아니고선 쉽게 도전하기 힘든 상남자들의 영역이다.

맥스 피티온 ‘폴리티션’ – 티모시 그린들

Courtesy of Timothy Grindle

콜로라도의 감각적인 남성복 편집숍 ‘카누 클럽’의 리드 바이어인 티모시 그린들은 프랑스의 헤리티지 아이웨어 브랜드 ‘맥스 피티온’의 ‘폴리티션’ 모델을 오랫동안 지지해 왔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찾게 되는 마성의 프레임입니다.”

수십 년 전에 디자인된 ‘폴리티션’은 모서리를 부드럽게 굴린 오버사이즈 웨이페러 형태에 살짝 올라간 캣아이 실루엣이 더해져, 빈티지하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동시대적인 세련됨을 풍긴다. “실루엣 자체는 꽤 대담하지만, 동시에 타임리스한 클래식함이 있어서 편안하게 쓰면서도 확실한 스타일 선언을 할 수 있죠.”

이란영

이란영

어시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