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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터쇼의 ‘미친차’ 16대

2016.06.26GQ

부산 모터쇼에 선보인 2백32대 중, 제대로 살펴보지 않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것 같은 16대만 눈을 부릅뜨고 추렸다. 

아우디 R8 V10 플러스 1세대 R8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뼈대를 나눴다. 이번 2세대는 람보르기니 우라칸과 밑바탕을 공유한다. 미드십 방식에 사륜구동으로 힘을 네 바퀴에 나누는 구성엔 변함이 없다. 레이저 LED 헤드램프, 버추얼 콕핏 등 아우디의 최신 기술을 아낌없이 담았다. 부산에서 공개한 모델은 R8 V10 플러스 쿠페. V10 5.2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듀얼클러치 7단 자동변속기를 얹는다. 최고출력 610마력, 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시간 3.2초, 최고속도는 시속 330킬로미터다. KTX보다 빠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카브리올레 벤츠의 주장에 따르면, 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1971년 280 SE 이후 처음 선보인 4인승 호화 카브리올레다. 44년 만의 부활인 셈이다. 안팎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넉넉한 스케일에 여유로운 호흡으로 우아한 선과 면을 조합했다. 3겹의 특수 소재로 만든 톱은 시속 50킬로미터까진 달리면서 20초 만에 열거나 닫을 수 있다. 올가을 국내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모델 구성과 제원은 밝히지 않았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SUV의 조상은 미 육군이 1941년 정찰용으로 채택한 윌리스의 MB다. 1948년 영국 로버의 모리스 윌크스는 이 차에서 착안해 첫 번째 랜드로버를 만들었다. 모두 직물로 짠 지붕을 씌웠다 벗기는 형태였다. 이 역사를 다들 잊었나? 이보크 컨버터블을 보고 새롭다며 열광하는 걸 보면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해는 간다. 이보크의 디자인은 충분히 새롭고 훌륭하니까. 지붕은 시속 48킬로미터 이하로 달릴 때 스위치만 눌러 벗기거나(18초) 씌울 수(21초) 있다. 8천20만~9천40만 원.

르노삼성 QM6 QM6는 5인승 중형 SUV다. 안팎 디자인은 지난 4월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데뷔한 르노 꼴레오스와 같다. 일관된 표정과 디테일이 돋보인다. 뼈대는 닛산 로그와 공유한다. 사실 베이징에 전시한 꼴레오스도 부산 공장에서 만들었다. 르노삼성은 QM6를 유럽을 포함한 80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한편, QM6가 데뷔하면서 기존 QM5는 단종된다. 실질적인 QM5의 후속인 셈이다. 국내 판매 모델의 정확한 제원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제네시스 G80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부스를 별도로 마련하고, 프레스 컨퍼런스도 따로 진행했다. 람보르기니 출신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전략)와 벤틀리 출신의 루크 동거볼케(디자인) 전무가 현장을 지켰다. 하지만 깜짝쇼는 없었다. 기존 제네시스 세단의 디자인을 약간 다듬고 G80이란 새 이름만 붙여 선보였다. 새로운 V6 3.3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370마력을 내는 G80 스포츠가 눈길을 끈 정도다. G80 스포츠는 올 하반기에 나온다.

토요타 미라이 미라이는 ‘미래未來’를 일본식으로 읽은 발음이다. 토요타가 최초로 공개한 수소연료전지차다. 전기 모터만으로 달리는데 연료로는 전기 대신 수소를 충전한다. 이 수소를 산소와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데, 이때 물만 배출된다.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고 불편함도 적다. 급속 충전을 해도 최소 30분 걸리는 전기차와 달리 3분 안팎에 완충할 수 있다. 항속거리도 650킬로미터에 달한다. 현재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에서 팔고 있다. 토요타는 연간 생산 대수를 내년 2천 대, 2018년 3천 대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예상보다 수요가 빗발쳐서다.

링컨 컨티넨탈 포드의 고급차 브랜드 링컨이 컨티넨탈을 14년 만에 부활시켰다. 컨티넨탈의 뿌리는 포드 창업자의 아들 애드셀 포드가 직접 타기 위해 만든 주문제작 차였다. 이후 반응이 좋아 양산하게 됐고, 고급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존 F. 케네디가 저격 당하던 순간 타고 있었던 차가 바로 컨티넨탈이다. 신형 컨티넨탈은 링컨의 새 기함이다. 디자인은 당당하고 보수적이며 우아하다. 향후 링컨에 적용할 새 패밀리 룩의 예고편인 셈이다. 엔진은 V6 3.0리터 가솔린 트윈터보 직분사로 400마력을 낸다. 굴림 방식은 앞바퀴가 기본, 사륜구동이 옵션이다.

인피니티 Q30 인피니티의 소형 해치백이다.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와 뼈대 및 파워트레인 등 여러 부품을 나눴다. 국내에서 팔 Q30은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품고 앞바퀴를 굴린다. 주요 메커니즘을 나눴지만 Q30의 안팎에서 A클래스의 잔영을 찾긴 어렵다. 세단과 SUV의 교합지점을 파고들었는데, 누가 봐도 인피니티다. 스티어링과 서스펜션 등 운전의 손맛을 책임질 부품들은 인피니티 고유의 개성을 살려 세팅했다. 3천7백90만~4천3백20만원.

BMW M2 쿠페 M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다. 1972년 BMW에서 직원 35명의 모터스포츠 담당 부서로 출발했다. M2는 M시리즈의 막내다. 2시리즈를 기본으로 한층 과격하게 다듬었다. 엔진은 직렬 6기통 3.0리터 터보로 370마력을 낸다. 트윈터보를 쓰는 M3나 M4와 달리 터보가 한 개지만,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는 같다. 시속 60마일(시속 97킬로미터) 가속시간은 4.2초, M4와 같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 BMW를 고른다면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캐딜락 XT5 캐딜락의 새 중형 SUV다. SRX의 후속이기도 하다. 실내 공간은 한층 넉넉하다. 2열 좌석 다리 공간이 SRX보다 8센티미터 이상 여유롭다. 무게는 60킬로그램 더 줄였다. XT5의 엔진은 V6 3.6리터 가솔린 직분사로 314마력을 낸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앞뒤 구동력을 0:100~100:0으로 변화무쌍하게 옮기는 AWD 시스템을 짝지었다. 원할 경우 의도적으로 앞바퀴로만 달릴 수도 있다.

렉서스 GS450h GS450h는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이다.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두 개, 배터리를 짝짓고 뒷바퀴를 굴린다. 시스템 총출력은 338마력. ES300h보다 한층 공격적이다. 시속 60마일(시속 97킬로미터) 가속을 5.6초에 마친다. 렉서스는 소형 해치백 CT 200h부터 기함 LS 600hL, 호화 쿠페 LC 500h까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제일 많은 10종의 하이브리드를 거느린 회사다.

현대 RM16 현대차는 콘셉트카인 RM16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차는 2012년 이후 벨로스터 기반으로 엔진을 좌석 뒤로 옮긴 시험차를 꾸준히 갈고 닦는 중이다. RM은 ‘레이싱 미드십’의 이니셜, 16은 2016년을 뜻한다. 미드십 구성은 앞뒤 무게배분에 유리하다. 그래서 운전 재미가 빼어나다. 포르쉐 박스터와 카이맨이 대표적인 미드십 쿠페다. 현대차는 RM 시리즈 연구를 통해 자동차와 운전자가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RM16엔 전동식 슈퍼차저와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액티브 뒷날개 등의 신기술을 담았다.

폭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 부스의 스타, 티구안은 2014~2015년 국내 수입차 시장의 베스트셀러였다. 2007년 처음 나와 2011년 부분 변경을 거쳤고, 지난가을 2세대 신형으로 거듭났다. 신형 티구안은 7세대 골프와 같이 폭스바겐 그룹의 모듈형 플랫폼인 MQB를 밑바탕 삼는다. 길이와 너비를 각각 61, 30밀리미터 늘리는 등 덩치는 이전보다 키웠다. 차체 표면엔 베일 것같이 날카로운 선을 부각시켰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금형과 조립 기술을 엿볼 단서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재규어 F-페이스 SUV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관망만 하던 재규어도 뛰어들었다. 재규어 최초 SUV가 바로 F-페이스다. 디자인은 전형적인 재규어다. 차체의 80퍼센트 이상을 알루미늄으로 짰다. 앞뒤 서스펜션은 스포츠카인 F-타입에서 가져왔다. 따라서 몸놀림도 영락없는 재규어다. 직렬 4기통 2.0리터 디젤 터보, V6 3.0리터 디젤 터보와 가솔린 슈퍼차저 등 3가지 엔진, 6가지 세부 모델로 선보인다. 7천2백60만~1억 6백40만원.

닛산 무라노 신형 무라노는 한국에서 닛산이 선보인 첫 하이브리드 SUV다. 외관은 V-모션 그릴, LED 부메랑 시그니처 헤드램프 등 닛산의 최신 디자인 테마로 다듬었다. 공기저항계수는 SUV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Cd 0.31. V6 2.5리터 가솔린 슈퍼차저 엔진과 출력 15킬로와트의 전기 모터를 짝지어 253마력을 낸다. 이전 세대 가솔린 모델보다 연비(리터당 11.1킬로미터)를 35퍼센트나 높였다.

렉서스 GS F GS450h가 제아무리 강력해도 GS 라인업에서는 2인자일 수밖에 없다. 1인자는 단연 GS F다. F는 고성능 렉서스를 상징하는 무시무시한 기호다. 렉서스 GS F는 V8 5.0리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얹고 467마력을 몽땅 뒷바퀴에 쏟아 붓는다. 시속 60마일(시속 97킬로미터) 가속은 4.5초. 하이브리드 세단의 싸움닭으로 유명한 GS 450h보다도 1초 이상 빠르다.

    에디터
    김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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