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괜찮아 – 농구선수 함지훈

함지훈은 올해 울산 모비스에 입단했다. 그가 프로에서 고공 비행할 거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는 없었다. 부상으로 시즌 아웃될 걸 몰랐던 것처럼.

센터치곤 키가 작은데 스트레스 받진 않나요?
아쉽죠. 안 자라는 걸 어떡해요.

당신은 기본기가 상당히 탄탄해요. 외곽으로 빠지는 플레이도 생각 외로 괜찮고요. 김주성 선수처럼 힘 있는 포워드로 전향할 생각이 있나요?
결국 문제는 키인 거죠. 여러 가지를 잘 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3점 슛도 쏘고 스피드도 붙어서 돌파도 할 수 있으면 그게 최고죠.

어린 선수들이 갈수록 센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확실히 용병 센터들은 힘이 넘치니까 다른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찾고 싶겠죠. 그래서 물은 거예요.
팀에 센터로 들어왔으니까 일단 센터를 보겠죠. 공격 옵션을 많이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 드린 거예요.

농구선수로서 가장 큰 고민은 뭐예요?
큰 고민은 없어요. 점프력이 낮은 게 고민이긴 한데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탄력이 하루 아침에 향상되기는….
힘들죠. 힘든데 저는 몸이 너무 안 만들어져 있어서요, 만들면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신장과 탄력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겠죠? 훅 슛을 배운 것처럼요.
키 큰 선수들은 상대편을 달고 대등하게 싸우지만 전 페이크를 쓰거나 어떤 식으로든 타이밍 뺏는 플레이를 하죠. 말씀하신 것처럼 훅 슛도 던지고.

본인의 스피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단체 달리기 할 땐 만날 꼴찌지만, 시합 때 느려서 아쉬워해 본 적은 없어요.

비교적 좋은 기본기는 어릴 때부터 의식하고 연습한 덕인가요?
가드를 먼저 봤기 때문이에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까지 가드를 보다가 키가 점점 크면서 포워드, 센터 이렇게 포지션이 바뀌었어요.

감독님이나 코치님은 주로 어떤 주문을 많이 하나요?
만족하지 말라고, 신인이 이 정도면 잘한 거지, 이런 생각은 하면 안 된다고.

존경하는 선수는 누구죠?
(김)주성이 형요. (서)장훈이 형도 그렇고.

서장훈과 김주성의 능력 중 각각 하나씩을 갖고 올 수 있다면 어떤 걸 갖고 오고 싶어요?
장훈이 형 키랑 슈팅력, 주성이 형은 탄력.

김주성 선수보다 몸집은 당신이 훨씬 좋잖아요. 맞붙으면 솔직히 질 거 같진 않죠? 당신을 향해 열 번 돌파를 시도한다면 몇 번 정도 이길 수 있을 거 같아요?
하하.

솔직하게 얘기해 봐요.
뭐랄까 그렇게 정확하게는 말 못하고 자신은 있어요.

포지션별 현역 최고 선수를 꼽는다면 가장 뽑기 어려운 포지션은 어딜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가드죠.

누가 제일 나은 것 같아요? 양동근, 김승현, 신기성, 김태술 등 좋은 가드들이 정말 많잖아요.
동근이 형이죠. 같이 뛰어 보니까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말도 많이 하고 팀을 리드한다고 하나? 시합 끝나고도 농구 참 재밌지 않냐? 이러더라고요.

어떨 때 농구가 제일 재밌어요?
시합에서 이겼을 때요.

올해 모비스는 많이 졌죠.
재미없었죠.

지는 게 더 화가 나는 건 그라운드 위에서 승자와 동시에 함께 존재하기 때문일 거예요. 초상집 옆에 잔칫집이 나란히 있는 거죠.
언제였더라? KTF랑 할 때 우리가 이기고 있다 마지막에 역전패 당했어요. 정말 속상했어요.

KTF는 난리가 났었겠네요. 그런 거 보면 언젠가 쟤들을 다 깔아뭉개겠다 이런 생각도 해요?
다음 시합을 기약하죠. 그 다음에 붙었을 땐 이겼어요. 아슬아슬하게 이겨서 기분 좋았죠.

드래프트 할 때 감독님들이나 농구 관계자들이 당신한테 큰 기대를 안 했다는 얘기를 농구 기자한테 전해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대박’을 친거죠.
2, 3쿼터에는 용병이 못 뛰니까 국내 센터들끼리 매칭이 되잖아요. 프로 오기 전에 경기를 보면서 자신이 있었어요. 2, 3쿼터에 나를 1대1로 막을 선수가 누가 있지 생각해 보면.

서장훈과 김주성도요?
아니죠. 그 형들은 최고의 선수들이니까 제쳐 놓고요.

붙어보니 둘 중 누가 더 어려워요?
장훈이 형은 1대1론 거의 못 막아요. 높기만 하면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슛까지 잘 쏘니깐.

동갑인 김태술 선수의 플레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걔는 고등학교, 대학교 다 봐왔지만 최고죠. 톱클래스 선수들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아요.

양동근, 김승현, 신기성 이런 선수들이랑 비교해도요?
거의 같은 급이죠.

그 중 가장 같이 뛰고 싶은 선수는 누구죠?
동근이 형. 뛸 때마다 너무 재밌었어요.

우리 나라 농구선수들은 꿈이 뭐예요? 아시아에서도 최고가 아니잖아요. 해외 리그에 진출할 확률도 거의 없고요.
각자 꿈이 있겠죠.

당신은 뭐예요?
많죠. 국가대표 되는 것도 영광스러운 거고, 나중엔 그냥 평범하게 사는 거.

국가대표에 뽑히려면 서장훈, 김주성, 하승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겠네요.
아직은 아니고요. 노력해서 은퇴하기 전까진 한번 돼야죠.

뭘 그렇게 멀리 잡아요? 서장훈 선수 2~3년 안에 은퇴할걸요.
….

센터는 키가 중요하니까 함지훈은 잘해봐야 국내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본인도 그렇게 생각해요?
전 그렇게 생각 안 하죠. 근데 아직 부족한 게 많으니까.

아까 얘기한 탄력을 말하는 거죠?
운동량도 늘려야 해요.

하승진, 김주성, 서장훈이 갖지 못한 함지훈의 장점은 뭐예요?
….

없어요?
그러게요. 좀 여유롭다고 해야 되나? 앞뒤를 보면서 경기 할 수 있는 능력?

하승진의 키가 부럽겠어요. 붙어보니 어때요?
앞이 안 보이죠. 너무 크니까.

당신이 공격하는 건 가능할 것 같은데요. 하승진이 빠른 건 아니잖아요.
노력해 봐야죠.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요?
저요? 자신감 많은데?

최고가 되세요. 프로 오기 전에 다들 당신에게 기대 안 했으니까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아요?
이정도할수있다는걸. 나만 알고 있었나?

뭘요? 아 잘할 거라는 거요?
네. 하하.

김태술 선수가 잘한 건 인정하지만 당신이 부상 없이 끝까지 갔으면 신인왕을 누가 탈진 정말 몰랐을 거예요.
….

다음 시즌 모비스가 용병을 잘 뽑으면 우승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하승진의 압박이….

하승진 앞에서도 훅 슛은 통하지 않을까요? 포물선을 높게 그리니까요.
….

한국 농구가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없다면 가장 취약한 포지션은 어디라고 생각해요?
센터하고 포워드겠죠. 키도 키지만 팔이 원체 길어요, 외국 선수들은.

탄력이 좋아지면 세계적인 플레이어들과 붙어도잘할수있을것같아요?
….

솔직히 당신이“탄력만 키우면 걔들이랑 다 맞짱 뜰 수 있어요”이렇게 말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그런말잘안해요. 안하는데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때가 많죠.

마음속엔 항상 뭔가 품고 있는 거죠?
그렇죠. 그걸 아는 분은 저희 엄마 아빠밖에 없어요. 제 성격을 아시니까.

이제 나도 알아요.
예?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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