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혜련

조혜련은 종횡무진이다. 일본어로 일본에서 웃기고 한국말로 한국에서 웃긴다. 대한해협 넘나들길 도랑물 건너뛰듯 하고, 화면마다 꽉 차서는 어쩔줄을 모른다. 그녀는 한다면 한다. 이번엔 책도 냈다

시스루 란제리톱과 모피 조끼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쇼트 팬츠는 나인 식스 뉴욕, 롱 부츠는 더 슈, 귀고리와 팔찌는 액세서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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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도 없겠지만, 이 옷 입고 가슴을 가리려고 했다면 당신이 싫어졌을 거다. 이런 변신을 즐긴다. 물론 애기 엄마지만 가슴 좀 보이고 이러는 거 너무 좋아한다. 남편 허락 맡고 언제해보겠나. 근데 몸이 더 좋으면 좋을텐데. 목도 길고.

그럼 그게 어디 조혜련인가? 하긴 그렇다.

요즘 당신과 관련된 뉴스를 접하면서, 직접 만나면 파김치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당신은 마치 역기라도 번쩍 들 태세다. 나는 스위치를 넣고 빼고가 확실하게 된다. 남편한테 너무 미안한 게, 집에 갈 땐 스위치를 뺀다. 그런 채로 애기들 밥을 먹인다. 그러다 나오면 또 스위치를 넣는다. 지금은 넣었으니까.

애기들 밥은 그렇다 치고, 당신이야말로 밥은 먹고 다니나? 밥을…. 집에 가면 먹는다.일본에선 못 먹는다. 바나나 하나 먹든지, 요구르트 하나 먹든지 그런다. 혼자 생활하니까 더 안 챙기게 된다.

인터뷰 시작부터 적절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왜 그러고 사나? 그러게 말이다.

연예인한테서 뭔가 ‘짠하다’는 느낌을 받는 일은 흔치 않다. 하필이면 언제나 활력이 넘치는 당신에게서 느낄 줄이야. 나는 고생한다고 생각 안 한다. 얼굴도 안 되고 머리도 안 되는데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좋아해주는 건 정말 기쁜 일이잖나?

정말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나? 예쁘지는 않다. 물론 못생기지도 않았다. 얼마 전에 <샴페인>회식 때 술을 한 잔 먹고 (신)봉선이랑 둘이 심각했다. 적어도 봉선이한텐 지기 싫거든. 걔도 어딘가 부족한 게 많거든. 이목구비나 전체적인 분위기로 볼 때, 누가 더 키스를 잘 할 것 같다든지 이런 걸로는 내가 지기가 싫거든. 그래서 정말 심각하게 싸우다가, 회식 자리에 모인 여덟 명의 남자들한테 거수를 시켰다. 근데 4대4가 나왔다.

누가 더 예쁜가를 놓고? 누가 정말로 여자로 보이나, 무인도에 둘밖에 없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나. 근데 4대4가 나온 거다. 마지막 한 명 작가가 남았는데, 물어보기가 무섭게 “난 봉선이”그래가지고….

저런. 막 뒷골이‘땡겨가지고’. 근데 솔직히 봉선이한테는 내가 안 진다. 분위기나 뭐, 내가 걔한테 뒤지진 않는다. 안 지는 애들 몇 명 있다. 김신영한테도 안 지고, 김숙한테도 안 진다. (이)경실 언니 (박)미선 언니 쪽은 비등비등하다고 생각한다. 난 그런 게 있다. 예를 들어손담비 흉내를 낸다, 이효리 흉내를 낸다 그러면 난 변신이 된다. 어딘지 모르게 좀 웃기긴한데 간지는 나지 않나?

말해 뭐하나, 당신의 자신감으로 뭔들 못 할까. 영부인에 마돈나에 아마 고등어나 표고버섯을해도 어울릴 것이다. 그 자신감이 어디서부터 나왔냐면 다이어트 비디오를 만들면서부터다.그땐 결혼하기 전이었는데 몸매가 좀 예뻤다. 그때부터 살이 좀 빠지고 난 뒤 거울을 보면 좀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하루는 거울을 딱 보니까 현빈이랑 비슷했다. 정말이다. 가만히 보면 비슷하지 않나? 얼굴이 기본적으로 남자 얼굴이다. 일본에서도 요즘 남성적인 캐릭터를 쌓는 중이다.

글쎄, 그러고 보니 닮은 것도 같고. 일본에서의 활동으로 회자되고 있다. 대개는 잘한다고 치켜세우지만, 다른 한쪽에선 ‘별것 아니다’라는 식으로 깎기도 한다. 당신 스스로의 평가를 듣고 싶다. 한류라는 불이 빨리 꺼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거기에 업혀 타서 밥숟가락 하나 더 올린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나는 한류스타가 아니니까. 스타로서 팬들이 있는 곳으로 그저 방문하는 게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싸워야 되는 일이고, 일본어를 알아들어가면서 뭔가 얘기를 해야 되는 일이다. 와, 정말 힘들었다.그렇다고 후지게 하면 안 되잖나. 잘 해야지. 만약 아끼는 후배가 “언니 나도 일본 진출할래 알아봐줘”하면 감히 선뜻 그러마 못하겠다. 내가 겪어봐서 안다. 정말 웬만큼 단단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꺾인다.

당신은 얼마나 단단한 마음을 먹었었나? 모르겠다. 누르고 누르고 쌓이고 쌓여서 이제는 이게 힘들었었나? 하는 정도가 되었다. 옆에서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그런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아, 뭔가 조금 하는구나’하는 거다.

판에 박힌 시상식 소감처럼 고마운 분들 얘기 말고, 당신이 잘한 일을 알고 싶다. 자존심을 지킨 것이다. 뭐, 조혜련이라는 애가 있었는데 한 일이 년 하다가 힘들어서 돌아갔어, 이러면 다시는 못하는 거 아닌가. 그걸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다. 숨이 찰 정도로 힘들지만 그걸 생각하면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자존심 문제였으니까. 그 힘으로 버틴 거 같다. 언젠가 남편이 그랬다. “당신 일본 간 거 아무도 몰라. 그러니까 그냥 돌아와도 돼.” 그런데 이젠 그게 아니잖나? 어디를 가든 조혜련을 보면 ‘일본 어쩌구~’ 그렇게 말들을 하잖나.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을 참고 버티면서 살았다는 게 내가 제일 잘 한 일이다.

드레스는 네크리스, 장갑과 부채는 끌라르떼, 귀고리와 팔찌 반지는 액세서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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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대한의 딸. 내가 한국 대표로 선발된 건 아니지만 일본 방송에 나갔을 때 어쨌거나 여자인데, 한국 여자는 다 저렇게 생겼을 거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하긴 했다.

걱정도 팔자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인가? 말하고 행동하는 걸 더욱 조심하게 됐다.처음엔 그냥 쉽게“한국 사람들은 매운 거 잘 먹어요.”이런 식으로 얘기했다. 근데 매운 거 못먹는 한국 사람도 있잖나. 요즘엔 “나는 매운 거 잘 먹어요”쪽으로 말한다.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을 갖는 것은 당신의 어깨를 따뜻하게 두드려줄 일이지만,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당신은 국가원수가 아니다. 한국을 비하한다는 말도 있지만, 웃기려고 순간적으로 애드리브를 하는데 미처 놓치는 것도 있는 거 아닌가? 만약 어떤 일본 개그맨이 한국 프로그램에 나와서 어쩌다가 “일본 사람들은 다 키가 작아요.” 이러면 다들 ‘일본은 그렇구나’ 무조건 믿나? 요즘 세상에? 또 일본 사람들은 그가 한국 방송에 나가서 일본을 비하했다며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 올릴까? 만약 그렇다면 오히려 “일본 애들 진짜 웃긴다” 이럴 것 같은데…. 하지만 방송하는 사람으로서, 또 한국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다. 내가 여러가지로 부족한 탓이다. 십팔 년 전에 어떤 분이, 개그맨도 안 되었을땐데, 겸손하라고 하셨다. 나는 아직 뭣도 아닌데 무슨 겸손이란 말인가? 근데 그 말이 계속 생각났다. 겸손하라고. 그러고 이제 어느 정도 떴는데도 계속 겸손하라는 거다. 아직도 부족하다고. 그걸 일본에서 다시 깨닫게 되었다.

누구의 말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겸손한 사람이라서 아닐까? 글쎄, 후배들한테도 투덜대지 말고 웃으면서 겸손하게 한 사람 한 사람 챙겨가면서 일하라고 말한다. 그런 얘기를 들어주는 후배들이 있다. (신)봉선이가 그렇다.

아, 그 거수 사건 이후 신봉선과는 어떻게 되었나? 당신 마음에 드는 판정이 내려졌나? 어제 <샴페인> 녹화를 갔는데 신동엽이 그 얘기를 하면서 다시 거수를 하자고 했다. 또 2대2가 나왔다. (조)형기 오빠가 ‘도찐개찐’이라 재미없다고 해서 마무리됐는데, 아직까지 마음속에서 왕왕댄다.

나는 당신을 택하겠다. 하하하.

일본에서 배우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다섯 시에 녹화들어갑니다”하면 다섯 시 반에 모인다. “열 시에 끝나요”하면 열두 시에 끝난다. 일본은 아니다. “다섯 시에 들어갑니다” 하면 네 시 오십 분에 스탠바이다. “일곱 시에 끝납니다”하면 여섯 시 오십 분에 끝난다. 삼 년 동안 그걸 어기는 방송을 한 번도 못봤다. 우리는 방송 분량 될 때까지 하는데, 걔네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딱 끝낸다. 그렇다 보니 집중해서 모든 걸 쏟아붓는다. 내가 한 번은 2분을 늦었다. 2분이면 뭐 괜찮겠지 했는데 난리가 난 거다. 그 다음에 한 번은 58초를 늦었다. 그건 괜찮다고 했다. 1분 이내는 괜찮다고 했다.

1분 이내는 괜찮다는 말에서 확실해진다. 시계 바늘이 좀 잘못된 것도 있으니 용서가 된다고 했다. 정말 프로라는 생각이 든다. 예순 넘은 분이든 일흔 살 된 분이든 불평을 하나도 안 한다. 마이크 차고 있는 동안은 전력을 다 쏟는다. 그러니까 그 사람하고 일하고 싶어한다. (유)재석이는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 옛날부터 그랬다.

일본에서 그렇게 활동하다가 한국 돌아오면 뭔가 허전하진 않나? 아니다. 한국에 오면 너무 편하다. 한국에서만 할 때는 뭔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 방송을 하는 게 당연하고 이런 대우를 받는 게 당연하고. 근데 일본에서 생활하면 일본어를 집중해서 듣고, 뭔가 일본어로 얘길해야 되잖나. 바짝 긴장하고 방송을 한다. 그러다가 비행기 타고 와서 한국 방송을 하면 너무 행복한 거다. 말이 그냥 들리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이제야 감사한 일이라고 깨닫고 있다. 요즘은 한국 방송에서 날아다닌다.피곤할 땐 리액션도 알아서 카메라가 잡겠지 했는데 지금은 끝까지 한다. 길게 녹화할 때면 피곤하니까 빨리빨리 하라고, 언제 끝나냐고 그랬는데 지금은 몇 시간을 하더라도 행복하다. 김포 공항에서 하네다 공항으로 갈 땐 몸도 마음도 무겁다. 가서 또 어떻게 싸워야 하나. 근데 하네다에서 김포로 올 때는 야호, 놀러가는 기분이다. 내가 계속 일본에만 살았다면 답답함이나 허전함이 있겠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일하는 게 너무 좋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김포-하네다 직항노선을 만들어줘서. 나리타공항은 장난 아니잖나, 죽음이다.

아까 유재석에 대해서 잠깐 말했지만, 뭔가 롱런하는 사람들을 보면, ‘왕년에 내가 어쩌구’하는 식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내가 옛날엔 잘 나갔는데 말이야”, 이런 것?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그 시절을 추억하는 사람들에게도 실례가 아닐까? 당신을 처음 본 게 생각난다. ‘가만 안 두겠어’하던 모습이다. 아, 이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동작을 취하며) “가만 안 두겠어.” MBC에서 <오늘은 좋은 날> 할 때, (이)윤석이가 주인공이고, 내가 옆집아가씬데 도둑이 든 거다. “도둑 잡으면 가만 안 두겠어~ 가만 안 두겠어.” 그렇게 시작했다.그러다 내가 주인공이 됐다.

옛날 유행어들은 뭔가 구수하게 웃겼다. 요즘은 그런 게 없다. ‘가만 안 두겠어’는 내가 생각해도 웃겼다.

유행어도 여럿이고, ‘골룸’도 했다. 뻗치기 전략이라고 할 만큼 별의별걸 다했다. ‘아나까나’도 불렀고, 이제 일본 진출까지는 했다. 그런 순간들은 어떻게 온 건가? 그저 하고싶으니까 했을 뿐인가? 그건 나만의 선택이 아니라 운이나 시기 이런 게 맞아야 되는 거 같다. PD와 그 시간대와 당시의 분위기. 예를 들어 지금 ‘울엄마’를 하면 안될거다. ‘가만 안두겠어’를 해도 안 될 거다. 지금은 지금에 맞는 게 있다. 계속해서 그렇게 새로운 걸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나 혼자서는 절대 못할 일이다. 골룸 할 때도, 난 정말 그게 싫었다. MBC에 조희진이라고 천재 같은 PD가 있는데, 그 피디가 혼자 깔깔 웃으면서, <반지의 제왕>주인공을 하자고 했다. 그래서 <반지의 제왕>을 비디오로 보는데 다 멋있는 사람만 나오는거다. 얘네가 뭐가 웃기다는 걸까? 그러고 있는데 올 것이 왔다. 늪지대에 동물도 아닌 것이, 인간도 아닌 것이 기어다니는 게 나오는데, 혹시 저거? 분장을 했는데 정말 못 봐주겠어서 갈등을 했다. 대충 할 것이냐. 완벽하게 살릴 것이냐.

살리는 쪽을 택했군.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그냥 서서할 것이냐 바닥을 길 것이냐. 버리자,하고 바닥을 기었다. 그게 반향을 일으킬지는 몰랐다. 뭔가 그 순간이 특별해지는 건 여러가지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아버지 얘기를 한 것도, 그러려고 작정을 한 게 아니라, 못하는 일본어로 얘기를 하다 보니 감정이 북받치면서, 내가 아버지한테 하고 싶었던말까지 하게 된 거다. 인터넷에 오늘 찍은 사진이 돌았으면 좋겠다. 골룸 좀 그만 나오고.

(이때 스튜디오에 ‘아나까나’가 흘러나왔다). 이런 무지막지한 싸구려는 생전 처음 본다.사실은 남몰래 즐겨 듣는다. 당신 버전으로 똑같이 부를 수 있다. 상태는 안 그래 보이는데, 약간 ‘싼마이’ 좋아하나 보다. (잠시 에디터와 ‘아나까나’ 합창) 하하하, 이게 다 내가 직접 쓴 거다. 진짜 그렇게 들리지 않나? 지난주에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나갔다. 배철수 오빠랑 한시간 얘기를 하는데, ‘아나까나’ 원곡인 ‘원티드’를 틀었다. 노래 나오는 동안 내 식으로 따라부르면서 “오빠 똑같지?” 막 그랬는데, 생각해보면 창피하기도 하다. 그 노래가 KBS에선 심의가 안 났었다. 수준 미달로. 뭔 얘긴지 알아듣지 못하면 통과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 알량하고 뻣뻣한 기준만 있는 방송국은 수준이 높은 건지…. 하여튼 원을 풀었다. 중학교 다닐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거라서.

요즘 코미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 당신이 중학교 다닐 때 생각했던 거랑은 다를텐데. 시트콤도 콩트도 안 되고 있다. 근데 일본은 다 같이 공존한다. 우리는 ‘리얼’이다, 이러면 다 ‘리얼’로 쭉 가는데, 걔네는 다 골고루 살아있다. <쇼땡>이라는 프로가 있는데, 시청률이 21% 나온다. 할아버지들만 나와서 정장 딱 입고 방석에 앉아서 옛날 얘기를 하는건데 그렇다. 대단하지 않나?

그런 얘길 들으면 글쎄, 우리는 언제 그렇게 될까 하는 부러움보다는 일본은 일본이고 우리는 우린가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맞다. 근데 난 이런 시스템에서 우리나라 프로그램이 정말 재밌게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뭘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같이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그런 면에서 우리나라가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선배님들이 방송에나와서 같이 어우러지면 좋겠는데 생명력이 짧다는 거다. 가끔 선배들이 나오긴 하는데, 감각이 떨어지긴 떨어진다고 느꼈다. 자꾸 나오시면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선배님도 후배님도 더 많은 인재들이 나와서 활성화가 됐으면 좋겠다. 또 자존심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강호동이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게스트로 나갈 수 있느냐는 문제다.유재석이 강호동 프로그램에게스트로 나갈 수 있느냐는 문제 말이다. 일본은 다 한다. 그게 뭘까? 쓸데없는 자존심이라면 버려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당신은 이 판에서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나? 나는 잘 한다고 생각한다. 내 감각이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건 자신있다.

당신이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건 짐작하지만, 그게 또 ‘비호감’이 되기도 한다. 세상 말이참 쉽지 않나? 호감, 비호감. “조혜련은 항상 오버해”, “일본은 또 왜 갔어”그런 얘기들. 안다. 개그맨 시험을 세 번 떨어진 것도 비호감 때문이었다. 심사위원들이 나는 방송용얼굴이 아니라고 했다.

웃긴 얼굴이 아니라 아예 방송 부적격이다? 하지만 어쨌든 방송을 시작했다. 정말 어떻게 저렇게까지 했나 싶은 걸 했다.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 거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말을 들으면 그 순간엔 흔들린다. 하지만 좌지우지되진 않는다. 나를 어떻게 다 좋아하겠나. 그래도 좋아하는 몇 명이 있다면 해야지.

그런 ‘비호감적인’ 부분들을 일부러 계발하거나 하진 않나? 그냥 자신감이 있다. 어떻게 저런걸 할까 싶은 걸 나는 그냥 한다. 방향을 못 잡을 땐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고치면 된다.

당신도 누군가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많이 하는 편인가? 내 얘기를 들을 거 같은 사람한테만 한다. (이)경규 오빠나 (조)형기 오빠한테는 안 한다. 얘기해도 안 들으니까.

문득문득 위기를 느끼진 않나? 이젠 안 느낀다. <여걸 파이브>부터 <이맛에 산다>까지 오 년을 했는데, 그걸 단칼에 잘라버리는 걸 보고…. 난 정말 목숨을 바쳐서 했는데, 그 방송을 하면서 천식이 왔고 그 방송을 하면서 근육통이 왔는데, 열두 시간 녹화하면서 오 년을 했는데…. 이게 방송의 현실이구나. 그 일 이후, 개편 때마다 살아남을까? 잘릴까? 고민했던게 사라졌다. 일본에서 일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건 여기까지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출연하던 프로그램이 다 없어지고 하나만 남았다면 그 하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 근데 아마 난 또 다른걸 찾고있을거다.

들리는 말대로 정말 미국에도 갈 작정인가? 내년부터 시작할 건데, 그 ‘진출’이라는게 십년후가 될지 오 년 후가 될지는 모른다. 다만 일본에서처럼 힘들게 하긴 싫다. 일단 영어를 준비해야 한다. 두렵기도 하지만 신나는 게 더 크다. 그러니까 한다.

왜 그렇게 스스로를 못살게 구나? 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더 못 살게 구는 거다. 뭐라도해야 된다. 쉬느니 차라리 여행이라도 가야 한다.

당신은 어떤 여자인가? 여자답지 않은 여자.

신봉선한텐 안 지는 ‘여자’라더니? 여자답진 않다. 여자답다는 건 아이들도 잘 돌보고, 진짜 꼼꼼하게 잘 챙기고 이래야 되는데, 그런 부분은 약하다. 남자 성격 중에서도 장군 스타일이다. 알게 모르게 남성호르몬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남자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당신은 앞으로 어떻게 되어야 하나? 일단은 포기하면 안 된다. 포기는 안 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면 안 되겠다는 거다. 예를 들어, 가정에 불화가 생긴다든지 불륜을 저지른다든지 도박을 하거나 사기를 친다든지 그러면, ‘조혜련은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나도 조혜련처럼 살고싶어’ 그랬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건 정말 안 좋은 일 아닌가?

어쨌거나 남일 수도 있는데, 당신 자신보다 그런 사람들이 정말 중요한가? 내겐 너무너무 중요하다.

‘아나까나’도 남들을 위해서 했나? 아니, 그건 나를 위해서 했다. 하하. 비디오를 찍은 것도 나를 위해서 했다. 돈도 좀 벌고 싶고 몸매도 좋아지고 싶어서 했다. 근데 그런 게 쌓이고 쌓이다 보니 머리가 커졌다. 깨닫게 됐다. 나를 위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하다 보니까,책임감이 주어졌구나, 그걸 넘어선 뭔가가 있구나 자각을 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일환으로 일본을 가고 미국을 가는 거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건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는 일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직접 돈을 건네며 돕든, 그 사람들을 위해 강의를 하든, 비나 배용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나,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장군 맞다. 조 장군이다.

그렇다고 ‘아나까나’를 잊으면 안 된다. ‘아나까나’를 일본에서 낼까 생각 중이다.

설마…. 아직 분위기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책 얘기는 안 하나?

맞다, 책 얘기할까? 내가 직접 경험한 것들로 예를 든 일본어 배우는 책인데, 재밌게 나왔다. 그냥 알아서 잘 써주면 좋겠다. 너무 냄새나도 그러니까.

그냥 이대로 쓸 거다. 너무 냄새나도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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