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참 시원하다

술에도 유행이 있다지만, 그래서 막걸리가 좋은 건 아니다. 이 훌륭한 술이, ‘비교 시음’할 만큼 다양해졌을 뿐.

막걸리 병을 손가락에 끼고 쥐불놀이 하듯 마구 돌린다. 원심력에 병이 날아가진 않을까 싶을 때 사발에 따른다. 막걸리는 혀 위에 잘게 터지는 탄산의 느낌이 생명이라, 침전물을 섞는다고 섣불리 병을 위아래로 흔들면 샴페인처럼 터지고 만다. 그래서 생막걸리는 이렇게 원을 그려 섞은 뒤 따라야 한다‘. 생막걸리’는 효모가 그대로 살아 있어 병 속에서도 계속 발효가 일어나는 막걸리를 통칭하는 말이다. 구입할 때‘제조일자’를 우유보다 더 엄격히 따져야 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 매분 매초 맛이 변하는 게 느껴진다. 병 속에서 발효가 일어나는 걸 막아 유통기간을 늘린‘살균 막걸리’는 주로 불투명한 병에 담겨 판매된다. 생막걸리에 비하면 맛이 착 가라앉아 조금 텁텁하지만, 유통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다양한 막걸리‘브랜드’를 즐길 수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생막걸리 4종과 살균 막걸리 5종을 비교했다.

생막걸리

서울 장수 쌀 막걸리 가장 많이 보이는 생막걸리다. 향을 맡으면 큰 장독대가 떠오른다. 질감은 생각보다 묽고 가벼워서 넘어가는 것도 그대로‘벌컥’이다. 밀가루가 첨가돼 혀와 코 중간쯤에서 곱게 간 가루의 맛이 나는데, 그래서 오히려 추종자도 많다.

우리술 생 막걸리 혀를 감는 느낌이 텁텁하고 투박하다. 서울 장수쌀 막걸리보다 걸쭉하다. 이 맛이 막걸리의 참맛이라는 사람이나 와인의 타닌을 즐기는 사람과 잘 맞는다. 걸쭉하고 퍽퍽하기만 하면 또 생각나진 않을 텐데, 생막걸리 특유의 탄산이 균형을 잡는다.

참살이 탁주 다른 생막걸리에 비해첫 입에서부터 신맛이 두드러진다. 코를 자꾸 갖다 대면 멜론을 썰 때나는 향이 살짝 올라오기도 하는데, 이런 신선함이 적당한 산도와 만나면 마실 때마다 침이 고이는 막걸리가 된다. 국순당 생막걸리 다른 생막걸리에 비해 향이 강하다. 꽃잎을 바닐라시럽에 무친 것 같은 달콤한 향이 계속 올라온다. 한 잔 마시고 깊게 음미하면 향에 비해 의외로 끝맛이 씁쓸해서 놀라고, 질감이 연하고 가벼워서 또 놀란다. 이모든 놀라움이 싫지 않고 적당하다.

국순당 생막걸리 다른 생막걸리에 비해 향이 강하다. 꽃잎을 바닐라시럽에 무친 것 같은 달콤한 향이 계속 올라온다. 한 잔 마시고 깊게 음미하면 향에 비해 의외로 끝맛이 씁쓸해서 놀라고, 질감이 연하고 가벼워서 또 놀란다. 이 모든 놀라움이 싫지 않고 적당하다.

 

살균 막걸리

우리술 운악산 쌀 막걸리 시큼한 맛과 톡 쏘는 맛이 강한 생막걸리에 비해, 살균 막걸리는 대부분 맛이 달고 향이 다양하다.이 술은 살균 막걸리 중에서도 단맛이 가장 두드러진다. 동시에 입 안에서부터 목구멍까지 넘어가는 질감은 우유를 마시는 것처럼 부드럽다.

포천 이동 쌀 막걸리 도라지를 흙에서 막 캤을 때의 냄새가 난다. 살균 막걸리는 전반적으로 약간의‘흙내’가나는데, 이 술은‘도라지’와‘흙’이다. 걸쭉한 막걸리가 목으로다 넘어가고 나면 입 안에 약간 신맛이 남는다. 막걸리 좀 마셔본‘어른’들이 좋아하는 맛.

배상면주가 대포 막걸리 된장이나 고추장의 구수한 맛이 난다. 모두‘쌀’이 들어가는 음식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이지만 이 술에선 조금 더 강하다. 목에선 조금 걸리는데, 김치나 매운 한식과 함께 하면 외려 균형이 맞는다.

국순당 쌀 막걸리 와인으로 치면 확실한‘라이트바디’. 향이나 당도나 산도 어느 하나 불거지지 않아 균형이 꽉 잡혔다. 술술 잘 넘어가는데다 칵테일로 만들기에도 편해서 젊은 세대에게 확실한 맛도장을 찍을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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