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혼자다

서른두 살의 윤계상은 사람은 언제나 혼자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제 의심 받는 건 지긋지긋하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할 때만 고개를 들고 두 눈에 힘을 줬다.

셔츠는 ts(s)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타이는 랑방 at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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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갔다 왔다고 들었다. 처음인가? 처음이다. 이번에 출연한 〈집행자〉가 딱시기에 맞아서 갔다. 그냥 가는 건 창피하지 않나.

그냥 놀러 가는 사람도 많다. 글쎄, 여행을 많이 갔지만, 영화제엔 배우로서 가고 싶었다.

방에 있는걸 좋아할 것 같은 인상이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여행도 혼자 가는 게 좋고.

뭐가 좋나? 술도 처음 혼자 미시면 이상하지만 나중엔 고독이 즐거울 때가 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치이는 직업이다 보니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많다.

GOD 때 훨씬 더 많이 치이지 않았나? 너무 익숙하니까 성격에 맞는 줄 알았다. 배우를 하면서는 어쨌든 혼자가 됐다. 혼자 고민하다 보니 그게 편하다는 걸 알았다.

하는 일이 바뀌어서일까, 나이가 들어서일까? 글쎄…. 미묘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기 시작할 때였으니까. 성향이 변한 건지 원래 그런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당신의 인터뷰를 처음 본 건 GOD 때가 아니라, 배우를 시작할 때였다. 보통 배우들이 하는 말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사화도 많이 됐던 것 같고. 그래서 이 사람이 특별히 자신이 어떻게 보였으면 좋겠다 신경 써서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말았다. 그런데 준비를 하며 여러 인터뷰를 보니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았다. 뭐랄까, 굉장히 절박하구나 하는 느낌. 아무렇게나 해서 막말이 아니라, 절박해서 아무것도 걸러내지 않고 쏟아내는 느낌. 어우, 정확하게 봤다. 닭살 돋았다.

아직도 그런가? 배우가 된 뒤로 굉장히 공격적이었다. 어떻게 얘기해야 생각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말이 공격적으로만 나왔다. 왜냐하면 연예인으로서 가장 회의를 느꼈던 게 나를 이미지로만 바라보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쟤는 어떤 애다, 라고 답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 짜증이 났다. 작품을 할 때마다, 별로인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를 항상 설득시켜야 했다. 왜냐하면 아이돌 출신이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깊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의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아닙니다, 라는 자세로 행동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버릇이 됐다. 조금이나마 나에 대해 의심의 뉘앙스가 있는 질문을 하면 화가 났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게 있나? 솔직히 ‘아, 이 말이 기사화되겠구나’라는 생각을 안 한 적은 없다. 그런데‘이렇게 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더 솔직하게는, 기사를 어떻게 쓰든 그 얘기를 들은 기자만이라도 나에 대해 제대로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말했다. 기사를 보고 좀 속이 쓰렸을 때도 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열정이나 진정성, 혹은 돈을 벌기 위해 연기를 하냐는 식의 말을 유독 많이 하는데, 반대로 돈을 벌기 위해 연기를 하면 안 되는 건가? 그렇게라도 얘기해야 심리적으로 크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만큼의 열정이 있구나, 라고. 작품이 많다면 그런 얘길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가 없기 때문에 표현의 수준이 극단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은 50을 넘지 않는다.

상당히 높은 수치 아닌가? 그렇게 말해도 아무도 욕 안 한다. 감히 주인공을 하고 있고 아주 궁핍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 같다. 돈은 진짜 중요하다. 지금은 예전의 화려했던 시기만큼 돈을 벌고 있는 게 아니라서 더 중요하다. 당신도 그렇고 보통은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뭔가를 인정 받은 것 아닌가? 그런데 나는 시작부터 의심을 받는다.

그게 아이돌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이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한두 번이면 이런 얘기 하는 게웃기다. 그런데 단 한 번도 그 의심을 안 받은 적이 없다. 영화, 드라마 합쳐서 여덟 작품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없었다. 너무 억울했다.

모두 아이돌보다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이돌이라고 연기자로서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본바탕이 좌파다. 굉장히 우호적이지 않다.

좌파라는 단어의 뉘앙스는 뭔가? 막혀 있다는 거다.

오해할 소지가 있는 단어다. 그건 상관없다. 내가 겪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내가 얘기하는 건 그런 성향의 사람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그런 종류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나도 GOD의 인기나 상업적인 이유 때문에 섭외가 됐고 영화를 찍자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건 정말 괴롭다. 진정성을 갖고 얘기했을 때 깨끗하게 봐줄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단 얘기다.

차라리 ‘아이돌 출신인데 연기도 잘한다’는 콘셉트로 가는 건 어떤가? 나는, 거짓말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다. 둘 다 너무 좋았다면 병행했을 거다. 그러나 가수를 할 때 내가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뭔가 틀에 갖혀 있는 것 같고. 지금도 빅뱅에 환호하곤 한다. 창조적이고 재능이 너무 뛰어나다. 친구와 그런 얘길 한다. 아이돌의 ‘끝판 왕’이라고. 진짜 좋아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그 정도까지 할 수 없다.

매니지먼트의 기획력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그것도 맞다. 우리 때는 그렇지 못했다. 완전 주먹구구식의 매니지먼트였고, 굉장히 열악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연기를 시작했다. 나는 GOD의 후광을 업고 시작했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래서 좀 깨끗해지고 싶은 거다. GOD를 계속한다는 건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다. 너무 싫었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는 유일한 일을 갖고 배팅을 하고 싶진 않다.

이제 좀 그 절박함에서 벗어나도 되지 않을까? 욕심인 것 같다. 자존심이고. 바보 같은 마음이다. 솔직히 GOD가 그립지 않고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아니다. 말도 안 되는 거고. 팬들이나 나를 아껴줬던 사람들의 쓴소리들. 나도 그걸 느낀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 그게 다다. 두 작품을 하고 군대 갔을 때 엄청나게 욕을 들었다. GOD 팬들에게. 배신자로 몰리고. 그런 일을 겪고 군대를 갔다. 그런데 그 사이 아버지의 사업이 잘못되어 집안이 휘청거렸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복귀한 후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과 동시에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었다.

몰라줘서 억울했나? 행복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기가 나에게 지옥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마음을 좀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되는데 메워야 하는 돈이 생기니까 작품을 연이어서 한 적이 있다. 2006년 정도. ‘좋아하는 연기를 이렇게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결정을 했다. 지금은 그렇게 많은 돈을 벌지는 않는다.

기준에 따라 다르게 들릴 말이다. 예능도 안 나가고 광고도 안 찍는다. GOD 때는 사람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돈을 벌었다. 그런데 많이 벌거나 적게 벌거나 사는 건 큰 차이가 없었다. 생활비만 있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상업적인 성공은 운인 것 같다. 최근의 〈트리플〉만 해도 그렇다. 자꾸 안 되는 걸 보면 내가 좌지우지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운이 없다고 생각하나? 절대로 운이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100퍼센트 본인이 고르나? 그렇다.

기준은 뭔가? 성공하려고 고른 것 같지는 않았다. 항상 나를 설득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다. 대화로서. 그게 정답인 것 같다. 다 부끄럽지 않은 이유는 하나씩 있다. 그런데도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런 생각은 안 드나? 일부러 고립시킨다는 생각. 스스로를 괴로운 상황에 빠뜨리면서 나는 그렇지 않다는 진정성을 획득하려고 하는, 일종의 순교. 결혼을 반대할수록 서로 더 사랑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 그런 마음이 크다. 어떻게 보면 타협이다. 넓게 보면 그것도 내가 좋으니까 하는 거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해야 속이 시원하다? 그렇다. 그렇게 알아주면 너무 좋다. 맞다. 그 마음.찝찝한 건 죽기보다 싫다. 할 말 하고 욕 먹는 게 낫다.

GOD 윤계상의 인기를 업고 흥행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이제 없지 않나? 없다. 그런데 며칠 전에 어떤 감독님과 얘기를 하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항간의 감독들 사이에서 계상이가 과연 주인공감인가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했다. 그 얘길 듣고 배우라는 게 정말 힘들구나 생각했다. 그 주인공감이라는 게 과연 뭘까? 그게 정해져 있는 걸까?

흥행을 어느정도 보장해주는 것 아닐까? 그럴 거다. 아무튼 기분이 너무너무 나빴다.

뭐 그 정도로….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기자 능력이 있는 거냐고 하면 기분 나쁘지 않겠나?

“사진 어떻게 나왔는지 안 궁금해요?” “전혀요.”대답은 질문이 끝나자마자 나왔다. 관심은 딴 곳에 있었다“. 얼마 전에 카메라를 샀는데요, 제가 찍으면 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사진만 나와요.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어요?” (셔츠는 밴드 오브 아웃사이더스, 가디건은 오프닝 세러머니, 바지는 아크네. 모두 무이에서 판매.)
“사진 어떻게 나왔는지 안 궁금해요?” “전혀요.”대답은 질문이 끝나자마자 나왔다. 관심은 딴 곳에 있었다“. 얼마 전에 카메라를 샀는데요, 제가 찍으면 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사진만 나와요.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어요?” (셔츠는 밴드 오브 아웃사이더스, 가디건은 오프닝 세러머니, 바지는 아크네. 모두 무이에서 판매.)

그렇긴 하겠지만… 그냥 감독들끼리 할 법한 얘기라고 넘길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기분이 나빴다. 잘해야겠구나. 열등감으로 승화시켜서 잘해야겠구나 생각했다.

〈발레교습소〉를 어제 다시 봤다. 그 영화에 나온‘, 성장’이란 테마를 지금까지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곧 그런 역할을 못하는 나이가 된다. 준비는 안 하나? 오래 살고 싶지는 않다.

특별한 사고가 없다면 원치 않아도 꽤 오래 살게 된다. 운명론을 믿는다. 준비를 해서 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소수인 것 같다. 나는 그렇게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렇게 살지도 못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살고 있고.

그래서 결혼도 안 하려고 하나?안 하려고 하는 건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안 하고 싶다.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연예인이 아닌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나? GOD 때는 심지어 가족에게도난 연예인이었다. 어느 자리를 가도 GOD의 윤계상이었다. 친구들이 떠날 수 없는 종류의 성격이었는데도 하나 둘씩 없어지고 결국 혼자가 됐다. 그걸 보면서 정말 평범하게 살 수 없는 거라는 걸 알았다. 연예인이 아닌 삶을 꿈꿨다. 〈발레교습소〉 찍기 전에.

인생에서 반짝하는 순간은 누구나 잠깐이다. GOD와 배우를 하면서 두 번이나 그런 순간이 있었다. 어쩌면 살면서 한 번도 없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고집 많은 고등학생같이 생각하며 사나? 물론 많이 누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운이 찾아왔을 때 스스로 많이 누리진 못했던 것 같다. 지금 갖고 있는 생각을 토대로 그런 영광을 다시 느낀다면, 다를 거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건 이 계통에서 연기 하나만으로 인정을 받는거다. 부산국제영화제 가서도 느꼈지만 관객들이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이란 게 있다. 그게 똑같지가 않다. 스타가 아닐지라도 어떤 종류의 존경을 받는 분들이 있다. 엄청난 존경심. 그 자리에 앉아 있으니 보였다.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꿈이다.

엔터테이너에 가까운 배우도 많다. 그런 사람들은 싫어한다. 인기를 얻는 건 진짜 운이라고생각한다. 그 후에도 노력을 한다면 연기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진정성이 있는 거다.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이 보이는 사람은 모두 존경한다. 가수든 MC든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뛰어 나가려는 사람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운 100퍼센트인 사람들이 안주하고 너무 제 잘난 맛에 앉아 있는 꼴을 보면 시기심이 생긴다. 내가 쟤보다 못하는 게 뭐가 있다고.

그걸 어떻게 판별하나? 글쎄, 내 눈엔 보이니까. 그게 거짓이 아니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중들도 알지 않을까? 왜냐하면 늘지를 않으니까. 정말 손톱만큼도 늘지 않는 이유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간혹 있다.

본인 얼굴은 마음에 드나? 진짜 싫어했다. 그런데 〈발레교습소〉 때부터 좋아했다. 감독님이 하도 칭찬해서. 그리고 하다 보니, 인상이 뚜렷하지 않은 게 너무 다행인 것 같다.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것도 너무 좋다. 쌍커풀 없는 것도 괜찮고…. 표현하기엔 좋은 얼굴 같다.

연기를 하고 나서는 항상 어두워 보였다. 처음에는, 진짜 웃긴 얘긴데, 어린 마음에 우울증을갖고 싶었다. 내 얼굴에. GOD 시절에 대한 자격지심일 수도 있는데 그걸 갖기 위해 노력했더니 정말 생기더라. 지금은 빠져나오기 힘든 지경이다. 배우로서는 좋은 것 같다.

예전에 연기 시작할 때 미쳐보고 싶다는 말도 하지 않았나? 그래 봤나? 몇몇 작품에선 그랬다. 그래서 당혹스러울 때가 있었다.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 안되겠다, 큰일나겠다. 아버지가 매니저에게 전화해서 정신병원에 데려가라고 하기도 했으니까.

집에서 막 소리 질러서? 아니, 풍기는 기가 두려우셨던 거다. 막 자살하고 그럴 때였으니까.

자살 기도를 했다고? 기존에 있던 배우들이 많이 그럴 때. 난 술 먹고 말지 절대 못 그런다.

요즘 GOD 멤버들이꽤 자주 TV에 나온다. 알고 있나? 빠짐없이 찾아봤다. 그립다. 태우도 앨범이 나왔다. 음악적 소질이 정말 뛰어난 아이다. 누구보다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하고.

본인이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는게 좀 민망했다. 그러니까, 그건 좀 고쳤으면 좋겠다. 좀 겸손했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진짜 잘한다. 열심히 했고. 나쁜 애는 절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당신이 영리한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아이돌이란 건 계속 이어지질 않으니까. 그래서 생기는 고질적인 폐해가 아이돌이 나이가 들어서 계속 추억을 팔며 사는 모습이다. 그래서 연기를 한 건 아니다. 그리고 멤버들도 그런 걸 신경 쓰고 나오는 것 같지는 않다. 처음부터 재미있게 놀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였다. 앞으로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나중에 좀 안 좋게 될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순수한 마음인 것 같다.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재활동을 위한 하나의 방법일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스마프처럼 오래도록 아이돌을 할 수 있다면 하고 싶나? 그래도 배우를 하겠나? 스마프… 어려운 질문이다. GOD는 공연을 하고 노래를 할 때 인기를 위해서 했던 멤버가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했는데 인기를 끈 거다. 우리도 놀랄 정도로. 그런 느낌을 갖고 계속한다면 상관없을 거다. 지금은 절대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건넌 것 같다.

아이돌 자체를 부정하는 건지 어떤 편견을 부정하는 건지 궁금했다. 편견이다. 나도 스마프는 정말 좋아한다. 늘 열정적이지만 꿈은 각자 따로 갖고 간다. 그건 좋은 것 같다. 너무나 그렇게 해야 하는 거고. 지금 아이돌 그룹에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지만 한국은 아직… 힘들 거다. 한국은 두 가지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

그게 왜 그렇게 힘들까? 아라시의 니노미야 카즈나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에 출연해도 여전히 아이돌인데. 아,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에 나온 거 봤다. 나도 일본에 팬클럽이 좀 있는데 한국하고는 팬들의 성향 자체가 다르다.

어떤가? 한국은 그 사람을 인간으로서 좋아한다. 그래서 집착의 정도가 깊다. 일본은 절대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너는 엔터테이너, 딱 선을 둔다. 그래서 일종의 존경심이 있다. 그 사람이 뭔가를 하면 재능이 많다고 박수를 친다. 한국은 노래만 잘하면 되지 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냐고 한다. 난 노래 부르는 게 제일 싫다. 잘 못 부르니까. 그래도 팬미팅에선 노래를 한다. 서비스 차원에서 할 뿐인데, 그걸 진짜 높이 평가한다. 노래도 한다는 측면에서. 앨범도 빨리 내고 더 뛰어난 모습 보여달라고. 어, 이게 뭐지 싶었다.

클라이언트 같기도 하다. 그러니까. 굉장히 희한하다.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까 스마프라는 그룹이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노래도 쇼도 드라마 주연도 하지만 모든 게 다 높이 평가되는 거다. 재능이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니까. 한국은 그렇게 하면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선비 정신이 있어서 그런가? 진득하게 앉아서 해야 좋다고 생각하니까.

아까 모든 작품엔 선택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집행자〉는 왜 선택한 건가? 인간에 대한 성장을 다룬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내 인생관이다. 어떤 사건에 부딪혔을 때 사람은 변하지만, 한편으로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결국 그 또한 지나간다. 그게 인생인 것 같고 내가 해야 할 말인 것 같다. 지금까지 영화가 다 그랬다. 연애도. 사람 일인데 어떻게 실수를 안 하나. 모든 일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그럼에도 다 잊으면서 살아간다.

자칫하면 자기 합리화로 빠지는 논리일 수도 있다. 내가 말하는 건 우연찮은 계기, 사건이다. 이 세상은 나에게 우호적으로‘, 너 슬펐어? 내가 위로해줄게’하지 않는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언제나 혼자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안 좋을 때만 혼자라고 생각하지 기쁠 때는 다 가진 것처럼 누리고….

정말 혼자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결국 사는 건 혼자라고 생각한다.

사람으로 인한 구원은 안 믿나? 종교가 없다.

종교 말고 누군가를 만남으로써 얻는 개인의 구원. 결국 그건 믿는 사람의 마음가짐, 그러니까 존재하지 않는 거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건 환상이자 이상이지만 죽을 때까지 거기서 깨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진실 아닐까? 그렇다면 행복할 것 같다. 사람에 대한 경험이 너무 많아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업, 다운이 너무 많으니 냉정하게 변한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심리도 있는 것 같고.

나중에 만나면 좀 다를까? 똑같을 거다. 밝아졌다면 일이 잘되는 거고, 어두워졌다면 일이 잘 안 되는 거고. 그 정도 차이 아닐까?

에디터/ 문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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