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Z 작전

i7 CPU를 채택한 고사양 노트북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도, 소니 바이오의 Z 시리즈만 한 게 없다.



“Z 시리즈만이 Z 시리즈를 뛰어넘는다”는 호언장담은 소니에서 나온 말이다. ‘CEO노트북’ 이란 말의 출처는 알 수 없다. 안팎으로 민망한 말투성이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사실 고사양급이라면 어떤 노트북 제조업체라도 자신만만하다. 그들이 속속 인텔 i7 CPU를 채택한 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 노트북 점유율 1위인 HP 엘리트북의 신 모델이 나왔고, 델 에일리언웨어는 명성에 걸맞게 i7-720QM을 장착한 모델을 발표했다. 불과 3~4개월 만에 노트북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인텔 i7 CPU가 노트북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모델도 소니 바이오 Z시리즈만큼 탐욕에 허덕이게 만들진 않는다.

탐욕은 간단한 이유로 시작된다. 소니의 Z 시리즈에 대응하는 HP의 8540 W 가 3.3킬로그램이고, 용도가 다르지만 델 에일리언웨어의 M17X가 5.4킬로그램이다. 집에 있는 컴퓨터 책상 위에 고이 올려놓고 쓰란 거다. 소니 바이오 Z128GK는 1.41킬로그램이다. Z128GK는 독립형 그래픽 칩셋과 광학 드라이브를 탑재하고, (크기와 무게가 단점으로 지적되는) LED 백라이트를 내장한 13인치 모델이다. 통합형 그래픽 코어 구성에 광학 드라이브가 없는 13인치 대 울트라신 노트북이 1.6킬로그램대인 걸 상기하면 소니의 경량화 작전은 확실히 한 수 위다. 외출할 때 노트북을 가져나갈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느라 허비하던 시간 깨나 줄어들게 생겼다. 물론, 저장장치로 SSDRAID를 쓰는 사람이 그런 걸로 시간 낭비하고 있다는 건 어색하지만.

64기가바이트 모듈 네 개를 연결한 이 제품의 SSDRAID는 기본 장착이다. 배터리 소모와 구 동소음을 줄이는 효과도 덤으로 안겨주는 셈이다. 무엇보다 속도는 ‘입력한 것을 곧바로 눈으로 확인’ 하는 경지다. 잘 이해가 안 간다면, 테스트 결과가 도움이 된다. 놀랍게도, DVD 인코딩과 동영상 재생, 고사양을 요하는 게임 두 개를 함께 돌렸을 때, 어느 쪽도 지연 없이 돌아갔다. 외장에 탄소 섬유, 내장 팜레스트에 알루미늄을 쓰고, 13인치에서 16:9 풀 HD를 구현하면서 특징적인 통합형 그래픽/독립형 그래픽 모드 선택권을 유지한 점도 독보적이다. 이때쯤, 가격 또한 독보적으로 비싸다고 말하는 게 소니 Z시리즈를 말하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비슷한 사양의 HP 엘리트북 8540 W 가 우위인 점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데, 가격은 3백64만원대로 겨우 5만원 가량 싸다. Z시리즈가 그간의 평가와 달리 과도하게 책정된 가격이 아니었단 사실을 반증한다. “Z 시리즈만이Z시리즈를 뛰어넘는다”는 말이 유일한 단점일지 모른다.

Z128GK는 Z117GK와 성능에 있어 똑같다. Z117GK는 불과 3개월 전에 나왔다. 외장 글로시 디자인하나 더한 게 Z128GK다. Z117GK는 지금 품절이다. Z128GK로 ‘혁신적인 신제품’ 이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것이 “Z시리즈만이 Z시리즈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말의 제 의미인가? 품질에 비할 때, 작전이 좀 초라하다는 생각 안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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