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테크 신제품 part.1

엄격한 눈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본 여덟 개의 신제품.




필립스SA-2MUS


MP4 플레이어의 본분은 소리와 영상을 재생하는 일이다. 그런데 소리와 영상에만 충실한 기기는 드물다. 사전도 있어야 하고, 음악만 들으면 심심하니까 게임도 있어야 한다는 식이다. 고기 어뮤즈는 소리와 영상에 충실하다. 사진이나 오디오 북 등의 기능이 있지만 포장이나 보도자료 어디에도 그런 걸 광고하지 않는다. 소리에 대한 자신감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남들은 잘하지 않는 일이다. “기능이 많아요”에 비해 “소리가 좋아요”는 영 와 닿지 않는다. 소리는 전형적인 필립스 풀 사운드의 음향이다. MP3로 변환하면서 깎여나가는 소리를 최대한 복구해준다는 풀사운드 효과는 장단점이 뚜렷하다. 목소리나 드럼 스네어 같은, 사람의 귀가 가장 집중하는 소리는 맑고 풍성하지만, 베이스가 강조된 음악이나 높은 주파수대의 소리 재생은 작위적인 덧입힘 때문에 귀가 금방 피곤하다. 차라리 풀 사운드를 끄는 게 낫다 싶을 때가 있다. UI가 편리하단 점도 맘에 든다. 음악 감상 시에도 가능한 재생 목록 추가 기능이나 메인 화면에서 앨범과 아티스트, 곡명을 한눈에 볼 수 있단 점은 높이 살 만하다. 단, 부정확한 감압식 터치로 돌려보는 커버플로우는 좀 엉뚱하다. 동영상이 좀 어둡다 싶지만 480 X 320의 해상도를 감안하면 선명한 편이고, 잔상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해상도만으론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3.2인치 디스플레이에서 보기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고급한 광택의 은색 몸체와 묵직한 무게, 간소한 버튼은 이 MP4 플레이어가 애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 아니라 뭔가를 제대로 하는‘기기’같다는 인상을 준다. 8기가바이트가 최저가로 19만원대.

RATING ★★★☆☆
FOR For Your Ears Only.
AGAINST For Your Eyes Only.






다이슨DC29


12만 5천 배의 원심력. 마력이나 메가헤르츠면 차라리 이해가 빨랐을지 모른다. 원심력은 중력의 배수로 나타내는 단위다. 중력의 12만 5천 배원심력을 지닌 DC29는 다이슨의 대용량 청소기다 . ‘루트 사이클론’기술로 원심력을 극대화했고 , ‘듀얼 모드 플로어 툴’을 장착해 카펫과 마루 양쪽에서 세밀한 청소가 가능하도록 했다. 강력할 줄 알았던 카펫모드 동작은 생각만큼은 아니다. 팔이 뻣뻣해질 정도의 압력을 원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카펫모드에서 눈여겨 볼 점은 돌출되는 촉수가 꼿꼿이 서서 바닥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오래된 칫솔마냥 바닥에 짓눌리지 않고, 솔이 잘 엉키지도 않는다. 지면의 미세한 변화에도 헤드가 날뛰는 일 없이, 정확한 청소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헤드 윗부분을 발로 밟아 마루모드로 전환하면 그제야 ‘중력의 12만 5천배’ 원심력이고스란히 바닥에 전달된다. 흡입력을 조절하는 석션 릴리즈 트리거는 손에만 잡으면 쓸 수 있을 만큼 쉽다. 선풍기 버튼같이 강/중/약으로 조절하는 대신 물총을 쏘듯 트리거를 당겨 강약을 조절한다. 대용량 청소기의 3가지 기피요소라 할 수 있는 지독한 소음, 고약한 먼지 냄새, 육중한 덩치 중 DC29는 2가지를 잡았다. 소음과 먼지. DC29는 헤어 드라이어 돌아가는 소리와 별 차이가 없다. 맥박이 뛰듯 일정한 소음 데시벨이다. 먼지 봉투가 없으므로, 자연히 먼지 냄새가 나지 않는다. 다만 문턱이 많은 어중간하게 큰 집이라면 고민의 여지가 있다. 청소기의 육중함이 남달라서 이동하는 데 힘이 좀 들겠다. 그러나 ‘대형’ 먼지통 가득한 먼지를 보고 나면, 괜찮은 청소기 하나 샀다는 뿌듯함이 앞설 것이다. 최저가로 51만원대.

RATING ★★★★☆
FOR 집이 좀 넓어야 말이지.
AGAINST 집에 방이 좀 많아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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