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리 쏘리

잘못했고, 사과했다. 그들이 구사한 사과의 기술을 위기관리 전문가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가 분석했다.

1. <이효리>
4집 앨범 중 몇 곡이 표절로 확인된 후 팬 사이트에 사과문을 올렸다.
GOOD 사과문에서 이효리의 말투가 느껴진다. 전문가들이 깔끔하게 적어준 것이 아니라서 오히려 점수를 주고 싶다. 또 “도의적 책임”, “저의 책임”이라는 표현을 쓰며 책임을 인정한 부분은 모범적인 사과의 기술이다.
BAD “문제들이 해결되기 전에는 섣불리 활동할 수가 없고” , “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라고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했다. 그러나 보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했다. (미리 녹화된 것이라 해도….)
TIP ‘가수 이효리’는 자숙하고,‘예능인이 효리’는 활동하나? 대중은 이효리 하나만 본다.

2. <권상우>
승용차와 경찰차를 잇달아 들이받고 달아났다가 이틀 만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GOOD 사과문을 자필로 작성했다는 점 하나뿐.
BAD 사건이 알려진 지 한 달을 훌쩍 지나 “집에 있으면서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고 사과하는 건 변명이다. 진실이었다 해도, 진실처럼 보이지 않는다.
TIP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그가 사회 봉사 등을 통해서 사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공개 사과를 할 때, 반드시 자문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가?”다.

3. <최철호>
여자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CCTV가 공개되자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GOOD 뒤늦게라도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
BAD 처음 사건이 불거졌을 때 기자에게 “사실과 다르게 쓰면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진실이 알려진 후, 뻔뻔함까지 사과해야 했다. 사과문 낭독도 7분 이상이 걸렸는데, 지나치게 길었다. 미안하다는 말의 반복뿐,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책임 행동에 대한 언급이 없다.
TIP “미안하다”는 말은 사과의 시작이다. 사과는 유감 표현과 함께 책임을 인정한 뒤 보상책 제시가 이루어질 때 완성된다.

4. <스티브 잡스>
아이폰 4의 수신 불량 문제가 심각해지자 스티브 잡스가 나서 해명 발표를 했다.
GOOD 2007년, 아이폰 가격 문제가 터졌을 때 스티브 잡스의 사과는 훌륭했다. 편지를 써 이유를 설명하고, 쿠폰 제공이라는 대책도 내놓았다.
BAD 하지만 수신 불량 문제에 대한 대응은 실망스럽다. 여론형성이 된 시점에 비해 사과도 늦었지만, 삼성을 비롯한 경쟁사까지 깎아내린 건 실수다.
TIP 자신의 업적 앞에서야 어느정도 오만함은 섹시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우리를 깎아내리려 한다”고 직접 말한 것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5.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
술자리 성희롱 발언이 보도되면서 사과 요구가 빗발쳤다.
GOOD 단 하나 좋은점이 있다. 앞으로 사과에 대한 교과서를 만들 때, 유용한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
BAD 변호사 출신답게 궁지에 몰린 채 ‘법적인 주판’을 열심히 튕겼다. 그는 ‘죄를 인정하면 밀린다’는 논리로 되려 학생들을 오도하려 했고, 결국 학생들에게 ‘강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격을 당했다. 결국, 그가 잘못을 하고 나서 보여준 모습은, 부인, 협박, 변명뿐이다.
TIP 궁지의 법칙이 있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남을 오히려 궁지로 몰려고 하면, 자신은 더욱 궁지로 몰리게 된다.

6.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의 수입 쇠고기가 한우로 둔갑한 사건이 일어나자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GOOD 이마트 CEO의 사과를 리트윗하면서 함께 사과했다. 소셜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BAD 또 트위터로 사과하는 일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TIP CEO가 트위터를 하면, 시민들이 직접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경우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트위터와 같은 매체를 통해 평소 대화 통로를 열어놓고, 이슈가 발생했을 때‘쿨’하게 사과하고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더 이상 ‘기사 빼기’가 위기관리가 아니다.

7. <버락 오바마>
인종 문제에 대한 오해로 셜리 셰러드 조지아 주 농촌개발국장을 해고했다. 곧바로 전화로 사과했다.
GOOD 만약 노벨상에 ‘사과’분야가 추가된다면, 그가 받아야 한다. 여기자에게 ‘스위티’라는 표현을 써서 물의를 일으켰을 때, 레이건 전 대통령의 영부인에 대한 말실수를 했을 때도 유감 표시를 넘어 솔직하게 사과했다. 그것도 사건 직후 놀라운 속도로.
BAD 오바마는 잊힐만하면 또 다른 문제로 사과한다.
TIP 사과의 기술이 완벽하고, 투명한 것은 좋지만, 리더가 자주 공개 사과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사과할 일을 숨기라는 뜻이 아니라,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