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드업, 메이크업

영화감독 김현석은 야구와 사랑만 영화에 담았다. 그리고 더 이상은 아니다. 마지막 야구사랑을 위해 화장을 했다.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 과 <스카우트>, 로멘틱 코미디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 각각 두 편씩 만들었다. 차기 작은 어느 쪽인가?
둘 다 아니다. 앞으로 야구 영화도 사랑 영화도 못할 것 같다. 아마도 스릴러가 될 거 같다. 심리 스릴러. 봐둔 시나리오가 있지만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

이제 야구도 로맨틱 영화도 안 한다고?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왜?
매번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시크릿 가든> 같은 것들뿐이다.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로맨틱 코미디를 잘 만들어서 했던 것이 아니라, 내 고민이 주로 그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랑이 귀찮아 졌다. 예전에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없다. 사랑에 대해 건조해졌다. 내가 공감하지 못하는 걸 만든다는 건 참 힘든 거다. 사람들이 ‘이런 거 좋아할 거야’ 하고 만드는 것은 어렵다. 진짜 ‘맞다고 생각하는 것’과 ‘이런 걸 사람들이 좋아할 거야’ 하고 만드는 것은 천지 차이인 것 같다.

맞다고 생각하는 걸 하고 있나?
MBC와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MBC PD와 소설가 등 여러 명이 만드는 연작이다. 영화감독 중에서는 이명세, 권칠인, 류승완 감독님과 내가 참여하고 있다. 창사 50주년 내용이고. 주제는, 타임이다.

사실, 야구를 소재로 한 두 영화 모두 20세기라는 시간을 다루고 있다.
은 ‘최초의 야구단’이라는 소재에서 출발한 영화다. <스카우트>는 광주항쟁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당시 선동렬이 고 3이었고, 내가 유년기에 겪었던 이야기였다. 다들 잘 모르는 것도 있고. 우회해서 나오는 진실이 있다고 생각했다. 야구가 중요하지는 않다. 하필이면 광주일고 선동렬이 그 당시 있었던 거였지, 허재가 있었다면 농구 이야기가 되었을 거다. 물론 중요한 건 그 정도의 포스가 있는 선수여야 한다는 거다. 민주항쟁과 어울릴 만한 포스의 선수.

[스카우트]는 마케팅 논란이 있었다. 전형적인 80년대 시대물인데도 코미디 영화로 포장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 영화 제작에 내가 참여하기도 했다. 어쩔 수 없는 어려운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방식이 코믹 야구 영화로 풀고 광주 이야기를 감추자는 거였다. 창작자와 포장하는 사람의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의사소통이 잘 안 된 거 같다. 임창정의 코믹 영화가 다 잘될 때라 안이하게 접근했던 점도 있었던 것 같다. “코미디 영화니까 광주 이야기 하지 마” 하면서 일부러 감추었다.

영화 자체도 광주에 대해 이야기하려다가 마는 느낌이다.
<화려한 휴가>가 3개월 먼저 개봉했고, 광주항쟁을 객관적으로 접근했다. 우리와 다르게 장난도 안 치고…. 그 영화 다음에 우리 영화를 개봉하면 ‘직구 다음에 변화구가 오는 느낌이겠다’ 정도로 생각했다. 결국 관객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응원하는 팀은 어딘가?
타이거즈. 고향이 광주다. 고등학교 3학년 올라오면서 서울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