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가는 길

2011 프로야구가 시작되려는 지금, 제9구단 창단부터 마무리투수까지 열 가지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창원을 연고지로 한 아홉 번째 구단이 이르면 올해 창단될 예정이다. 과연 현재 프로야구의 규모나 관중 인프라, 엔씨소프트의 자금력 등을 볼 때 정상 운영이 가능할까?
박노준(우석대 교수) 창원은 근로자가 많고, 경남지역의 특성상 어릴 때부터 일본 야구를 접한 야구팬들이 남아 있어 새로운 야구단이 생기기 좋은 도시다. 구단 운영의 관점에서 보면, 제8구단 쌍방울의 경우 1년간 2군에 머물렀지만 제9구단은 올해 창단할 경우 2년간 2군에 머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기존 팀과도 해볼 만한 전력을 꾸릴 수 있다.

최민규( 기자) 엔씨소프트는 수익성이 매우 높은 글로벌 게임 기업이다. 그러나 매출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경영에 위기가 올 경우 야구단 유지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프로야구단에서 마케팅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신생 구단이 모기업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경영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야구 흥행에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는 적정한 인구, 둘째는 2만 5천 석 이상 수용 가능한 구장, 셋째는 성적이다. 창원은 앞의 두 요소는 일단 충족된다. 마산, 창원, 진해의 통합으로 창원시는 프로야구단 유치와 운영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 9구단이 창단돼야 하는 이유 하나만 꼽으라면 창원시의 긍정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이효봉( 해설위원) 물론이다. 소프트뱅크, 라쿠텐 등 일본 IT 기업들은 이미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구단주도 닌텐도의 창업자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IT 기업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경영 노하우와 운영체계를 구축해 대기업 위주의 국내 리그에 신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창원시와의 구장 임대 문제도 이야기가 잘되고 있는 걸로 안다.

지난 시즌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고 투구 제한시간을 줄이는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타고투저는 여전했다. 그 흐름이 올해도 계속될까?
박노준 올해는 투고타저를 예상해본다. 투수들이 작년에 워낙 많이 맞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했을 것이고, 심판이나 KBO도 타고투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할 것이다. 작년 기록을 살펴보면 상위권 팀들은 모두 방어율이 좋다. 중하위권 팀들이 투수력 보강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좋은 용병 투수도 많이 들어왔다.

최민규 팀 경기당 평균 득점이 5.16점에서 4.98점으로 낮아졌지만, 2006~2008년의 4.2점보다는 아직 훨씬 높은 수준이다. 최근 프로야구는 불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3년 연속 잘 던지는 주력 불펜 투수는 찾기 어렵다. 높은 불펜 의존도가 투수진의 건강과 질의 악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은 지난해 SK와 롯데의 팀 방어율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효봉 1년 사이에 갑자기 투수들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리그에 10승 투수가 13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몇몇 에이스급 투수를 제외하곤 현재 각 팀의 타선 구성을 감당하질 못한다. 즉, 대량 득점이나 대량 실점 경기가 많다 보니 자연히 타자들의 기록이 좋을 수밖에 없다.

2011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네 팀을 꼽는다면?
박노준 SK, KIA, 두산, 삼성이다. SK는 심각한 연패를 당하지 않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KIA는 8개 구단 중 선발진이 제일 좋다. 이범호를 영입한 데다 유난히 많았던 부상 선수들도 모두 돌아온다. 우승을 못하면 이상한 전력이다. 두산은 공, 수, 주 밸런스가 아주 좋고, 천적 팀이 없다. 삼성은 이기는 법을 아는 팀이다. 류중일 감독이 전임 선동렬 감독을 오래 보좌한 만큼 여전히 그런 노하우를 잘 이용할 것이다.

최민규 SK, 삼성, 두산이 3강, KIA와 롯데, LG가 나머지 한 자리를 다툴 것이다. 앞의 세 팀은 최근 수년간 포스트시즌 단골이었다. 리그의 수준이 일정 정도에 이르면 하위 팀의 이변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엘롯기’가 4위를 다투는데, KIA는 타격, LG 선발투수, 롯데는 불펜에 약점이 있다.

이효봉 두산은 8개 구단 중 수비가 가장 뛰어나다. 투수진도 원래 탄탄한 불펜에 이혜천이 돌아와 작년보다 좋아졌다. 새로 뽑은 두 투수 용병이 변수지만, 그들이 부진해도 4강은 충분하다고 본다. 기아는 선발진이 장점인데, 이범호가 오면서 중심타선도 강해졌다. 삼성은 지난해 2위를 거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젊은 선수들이 작년에 이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다. SK는 올해도 제일 세다.

지난해 4강에 오른 팀 중 두 팀이 감독을 바꿨다. 류중일의 삼성과 양승호의 롯데는 어떻게 달라질까?
박노준 류중일 감독은 현역 시절 뛰어난 수비력으로 유명했다. 3루 베이스 코치도 오래 했다. 그래서 화끈한 야구보다 아기자기한 야구가 기대된다. 양승호 감독은 강타자 출신답게 번트를 잘 대지 않는 등 화끈한 야구를 추구하는 감독이지만, 충분한 현장 경험이 있고, 구단에서 확실한 결과를 원하는 만큼 수비나 투수력에도 신경을 많이 쓸 것이다. 돌아오는 손민한과 조정훈의 활약이 관건이다.

최민규 류중일 감독이 전임자의 불펜 중시 야구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가 최대 관심사다. 류중일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감독 자리였던 만큼, 아직 뭔가를 말하긴 이르다. 롯데는 시즌 초반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즌 내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로이스터 감독이 해임된 이유는 전적으로 결과 때문이었고, 초반 시즌 운영을 더 ‘타이트’하게 할 수밖에 없어 자칫하면 ‘촌놈 마라톤’이 될 수도 있다.

이효봉 류중일과 양승호 모두 자기 생각대로 모든 걸 짜 맞추기보다 선수들에게 맡기는 지도자다. 두 팀 다 좋은 선수들을 갖고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감독 첫해는 대개 우왕좌왕하다 자기 야구를 못하고 끌려 다니기 마련이다. 뭐든 자기 생각대로 끌고 가야 한다.

4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1, 2위를 놓치지 않은 SK의 독주는 올해도 계속될까? 불안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
박노준 김재현이 빠지고 전력의 반이라는 박경완이 초반에 팀에 합류하지 못한다. 그 와중에 조범현, 김경문, 한대화 등 계약 만료를 앞둔 감독들이 유난히 많은 해라 다른 팀에서 SK를 잡기 위해 죽기 살기로 덤벼들 것이다. 또한 김성근 감독은 시즌 전 수석 코치를 바꾸는 등 모험을 걸었는데, 그런 변화가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있다.

최민규 김성근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SK의 전력이 6위 이하라고 했다. 2007년엔 “선수도 아니다”라고 했지만 팀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마운드가 가장 좋은 팀이 4위 이하로 떨어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효봉 올해도 SK만 한 팀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박경완과 정상호 두 포수가 부상인 점이 걸린다. 포수가 흔들리면 내야진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투수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작년에 부진한 용병 투수 글로버의 재도약 여부와 매그레인의 적응 성패 또한 아직 알 수 없다.

LG, 넥센, 한화는 2년째 6, 7, 8위를 차지했다. 그들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박노준 LG가 가장 기대된다. 지난해 새로 부임한 박종훈 감독은 포지션 딜레마에 빠져 선수기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올해는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고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는 각오로 오키나와 겨울 캠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최민규 LG는 외국인 투수 가운데 한 명만 제 몫을 해줘도 4위 싸움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전훈에서는 큰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머지 두 팀은 올해도 최하위 떠넘기기 싸움을 할 것이다. 감독의 지도력이나 선수들의 노력 문제라기보다 구단 프론트의 문제가 더 크다.

이효봉 객관적으로 한화와 넥센은 다른 상위 팀에 비해 전력이 많이 처진다. 두 팀의 연봉만 봐도 알 수 있다. 넥센은 김영민, 김성현 등 좋은 젊은 투수들이 있지만 그래도 다른 팀에 비해 투타가 모두 약하다. LG는 팀 창단 이후 가장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정신적으로 강해졌을 것이다.

지난해 거의 모든 구단이 마무리투수 기근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좀 나아질까?
박노준 지난해 26세이브의 손승락이 구원왕에 올랐다는 것은, 경기 초반 타력으로 승패가 결정이 나는 경기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전력이 상향 평준화되었다. 1~2점 차 승부가 늘어날 것이고, 중간과 마무리가 약하면 버틸 수가 없다. 그러나 4월에 마무리를 정한다는 팀이 있을 정도로 아직 거의 모든 팀이 마무리를 정하지 못했다.

최민규 마무리투수 성적은 순환한다. 올해는 상승 곡선을 탈 수 있는 해다. 삼성 오승환은 재기가 기대되고, 롯데도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다. KIA도 설마, 지난해 블론세이브 29개 기록을 갈아치울까.

이효봉 특급 소방수는 상위 팀에서 나오기 마련인데, 강팀의 경우 한 선수가 안 되면 돌려 막을 수 있는 투수가 풍부하다. 이 때문에 특정 마무리투수가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다. 올 시즌 강팀들을 살펴보면 삼성은 오승환이 돌아오는 만큼 마무리 걱정은 없을 것 같고, 두산과 SK 역시 지난해처럼 풍부한 불펜 자원으로 잘 틀어막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구원왕 손승락은 아무래도 팀이 약해 많은 세이브를 쌓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10 시즌은 명실공이 이대호의 시즌이었다. 올해 그를 확실히 잡을 만한 투수가 있을까?
박노준 투수와 타자가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붙으면 투수가 유리하다. 새로 들어오는 외국인 투수들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최민규 이대호의 공인 천적은 정대현(8타수 무안타)지만 지난해엔 송은범(10타수 무안타)에게 더 약했다. 이대호가 SK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전체적으로 이대호를 주저앉힐 수 있는 건 상대 투수가 아니라 아직 다 낫지 않은 오른 발목 상태다.

이효봉 4할 친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투수들은 이대호를 다 이긴다. 이대호에게도 에이스는 어렵다. 작년에 제대로 당한 만큼 투수들은 그를 더욱 철저히 분석했을 것이다. 발목 부상 때문에 훈련을 많이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전반적으로 작년만큼 쉽진 않을 것이다. 지난해 이대호의 뒤엔 홍성흔, 앞엔 손아섭이 있었다. 앞뒤가 잘해주니 자연히 이대호가 살았다. 받쳐주는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를 투타 한 명씩 꼽는다면?
박노준 투수는 롯데 이재곤. 지난해 중간과 선발을 오락가락하면서도 8승을 거뒀다. 풀 시즌 선발이라면 10승 이상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커브를 장착해 벌써 1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타자는 고만고만하다.

최민규 롯데 이재곤. 땅볼을 많이 잡는 투수는 성공한다. 사이드암이지만 투수로서 이상적인 신체 조건을 갖고 있다. 타자로는 삼성의 최형우를 꼽겠다. 이미 중심 타자지만 올해는 특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첫 ‘30+’ 홈런 시즌을 맞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

이효봉 타자는 KIA의 안치홍, LG의 오승환, 삼성의 김상수. 투수는 삼성의 차우찬. 작년에도 쏠쏠했지만, 올해는 작년 KIA의 양현종처럼 좋은 투수에서 에이스급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6백만 관중 달성에 아쉽게 실패했지만,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KBO는 올해 시무식에서 ‘관중 목표 7백만’을 거론했다. 7백만 명은 과연 달성할 수 있는 수치일까? 어떤 호재가 필요할까?
박노준 큰 구장을 사용하는 팀들의 성적이 좋아야 한다. 1995년 최초로 프로야구가 5백만 관중을 돌파했을 때, 두산, LG, 롯데가 모두 4강에 올랐다. 수년 내에 목동, 대전, 대구, 광주 구장 신축이 이루어진다면, 그래서 모든 구장이 3만 명 가까운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면 8백만 명도 달성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6백50만이면 대성공이다.

최민규 현재 구장 시설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좌석 점유율 70퍼센트가 달성돼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8개 구단 좌석점유율은 56퍼센트였고, 최고 인기 구단이라는 롯데도 62.5퍼센트였다.

이효봉 각 구단이 목표치를 다 달성해야 7백만 명이다. 그런데 성적이 나쁜 팀은 그게 힘들다. 하위 팀 한화와 넥센이 너무 처지지 않고 승률 4할 이상을 유지해줘야 한다. 6백만도 상징적인 숫자고,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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