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오너라

한 동안 뜸하던 ‘왕자님’들이 다시 안방으로 행차했다. TV 속 왕자의 왕자다움에 대한 어떤 생각.

류진 KBS <동안미녀> 지승일 역
강명석 (<10아시아> 편집장) 동업 관계의 이사는 사사건건 끼어들고, 실무진 팀장은 이사의 딸이며, 자신의 스승이 회사의 부장이다. 집에 가면 아내는 없고 말썽꾸러기 딸만 있다. 그러니 돈 없고 불쌍한데다, 딸과도 잘 놀아주는 이소영(장나라)에게 끌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부자 CEO지만 사실상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만만한 직원들뿐이다. 일반 샐러리맨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불쌍한 왕자님.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윤이나 (TV 평론가) 성실하겠다, 능력있겠다, 흠잡을 데 없는 CEO지만 일할 때의 권위는 철권통치 수준이다. <토마토>나 <미스터Q> 시대부터 대대로 이어져온 실장님 계열의 왕자. 하지만 시대가 변했는데도 여전히 매사에 진지하고 언제나 ‘젠틀’하니 도무지 재미가 없다. 심지어 어린 딸은 약점이 되기엔 지나치게 귀엽다. 그러니 여주인공이 젊고 솔직한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박유천 MBC <미스 리플리> 송유현 역
강명석 (<10아시아> 편집장) 아버지는 호텔 체인 오너고, 본인도 경영에 관심이 크며, 사람 무시하는 못된 성격 같은 것도 없다. 외모도 ‘박유천’이니 모든 걸 갖춘 모범생 왕자님이라 할 만 하다. 단, 아버지도 야심가(최명길)와 재혼했듯, 장미리(이다해)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능구렁이 같은 (예쁜) 여자에게 순식간에 반하는 경향이 있다. 세상에는 자신처럼 착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할 듯.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윤이나 (TV 평론가) 대형 리조트의 후계자지만 신분을 숨기고 시장통이며 분식집을 돌아다닌다. ‘인간 송유현’으로서 사람을 만나보겠다는 의지. 그러나 세상물정에 너무 어둡다. 몸에 밴 예의로 누구에게나 잘해주지만, 때로는 친절이 과해 여주인공의 오해를 살 위험도 있다. 타고난 왕자의 여유와 기품이 있고, 나름 기백도 있지만 언젠가 그 오지랖과 “엄마의 눈을 닮은” 여자에 대한 집착으로 큰코다칠 일이 생길지도.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강지환 SBS <내게 거짓말을 해봐> 현기준 역
강명석 (<10아시아> 편집장) 경영에는 냉정하고, 직원들에게는 엄격하지만,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의외로 따뜻하다. 여기에 엉뚱하게 자신과 결혼했다고 주장하는 여자와 사랑도 만들어가니, 순정만화 속 왕자님의 조건으로 어디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하지만 두 번이나 동생과 같은 여자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여자가 가업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게 불운하다. 겉은 화려하나 속에 문제가 많은 딱 요즘 재벌가 후계자.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윤이나 (TV 평론가) 결벽증과 까칠함이 있긴 하지만, 대외적으로 매너 있고 능력 있으니 큰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어릴 때 부모님을 잃은 뒤 브라더 콤플렉스가 생겼다는 것.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나쳐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와 헤어지기도 했다. 자신과 결혼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민폐를 끼치는 여자와 연애하는 걸 보면 취향도 왕자의 품격과 거리가 먼 듯. 차라리 고소하겠다며 냉정했던 초반이 더 멋졌다.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정겨운 KBS <로맨스타운> 강건우 역
강명석 (<10아시아> 편집장) 아직 왕자라기보다는 ‘찌질이’에 가깝다. 아버지가 수조원을 움직이지만 아직 한 푼도 받지 못했고, 돈이 없어 ‘오픈카 타고 비명지르기’ 같은 재벌 2세 놀이도 못해봤다. 여자를 대하는 매너도 안 좋다. 다만 궁상맞게 굴면서 징징거리는 모습이 꽤 귀엽고, 자신을 키워준 식모를 애타게 찾는 걸 보니 심성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돈 없고 찌질한 지금 친해져서 키우면 좋을 육성형 왕자님.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윤이나 (TV 평론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괜히 시비를 걸고, 한마디를 해도 못되게 해서 관심이나 끌어보려 하는 건 아무리 왕자라지만 너무 어리다. 식모 할머니에게 집착할 때는 마마보이의 기질까지 보인다. 자산 운용사 사장인 아버지가 밉다지만 점차 아버지의 행동을 닮아가는 걸 보면, 역시 피는 못 속이는 모양. 하지만 연애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철없고 능글맞던 모습을 벗고 점점 성장해가고 있다.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성훈 SBS <신기생뎐> 아다모 역
강명석 (<10아시아> 편집장) 첫 데이트에 여자에게 같이 잘 것을 요구한다. 끌고 간 곳은 모텔이다. 품위도 없고, 취향은 끔찍하고, 상대방의 마음도 잘 모른다. 재벌 2세라고는 하지만 거실의 넓이로 봐서는 그냥 ‘좀 사는 집’ 정도인 것 같고, 자신이 아버지가 키우는 개보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콤플렉스가 있을 만큼 자신감도 없다. 설정상 재벌 2세처럼 묘사될 뿐, 다른 드라마의 왕자님들과는 비교하기 민망하다.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윤이나 (TV 평론가) 여자가 마음에 들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잘못했을 때는 무릎 꿇고 빌면 다 해결된다고 믿는 단순 무식한 남자. 말투가 툭툭 끊기고 퉁명스러운 건 연기력 탓일까, 캐릭터 탓일까? 다행히 사랑에 빠진 뒤로는 완전히 ‘올인’ 하는 정신으로 결국 결혼에 성공했다. 시대에 한참 뒤떨어지는 남성중심주의적 사고를 가진 남자라도 ‘임성한 월드’에서는 왕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셈.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차승원 MBC <최고의 사랑> 독고진 역
강명석 (<10아시아> 편집장) 얼굴은 “차승원보다 더 잘생겼”고, 심장병을 “극뽀~옥!”하고 톱스타가 됐으며, 심장 수술을 앞둔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구애정(공효진)의 연예계 활동을 걱정한다. 심지어 시간이 빌 때 구애정의 조카와 놀아주기까지 한다.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심술을 부리고, 이기적인 척 하기는 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거리감이 없어 보일 만큼 다 가졌다. 심지어 극성스런 부모님도 없는 듯.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윤이나 (TV 평론가) “나 독고진이야!” 이름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한 톱스타. 하지만 어릴 때부터 심장이 약해 주변 관심을 독차지한 탓인지, 배우가 된 뒤에도 다른 사람들이 떠받들어주는 데 익숙하다. 반면 용케 이미지 관리는 잘하고 있어 대외적으로는 완벽한 호감형. 어쨌든 남 도움 없이 자신의 능력으로 배우의 꿈을 이루었고, 최고가 되었으며, 일할 때만큼은 철두철미하다. 자수성가형 왕자님.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김재원 MBC <내 마음이 들리니> 차동주 역
강명석 (<10아시아> 편집장) 경영, 복수 같은 단어엔 별 관심이 없고, 한 여자에게 순정을 바친다.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설정은 모성애를 자극한다. 하지만 차동주의 가장 큰 매력은 묘한 지점에 있다. ‘브라더후드’를 넘어 ‘브로맨스’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장준하(남궁민)와의 관계는, 상반된 성격에 어린 시절부터의 애정이 더해져 봉우리(황정음)과의 로맨스보다도 더 애틋하다. 남자와도 어울리는 청초함이라니.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윤이나 (TV 평론가) 양아버지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죽였다. 게다가 사고로 귀가 안 들려 고통스러운 재활을 겪어야 했으니, 왕자치고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셈. 그 때문인지 순한 얼굴과 달리 냉정하고 카리스마가 있다. 하지만 내 여자와 형에게만큼은 지나칠 정도로 따뜻하다. 복수의 방식마저 꽤 도덕적이라 일견 빤해 보일 수도 있는 역이지만, 치명적인 장애의 위태로움이 캐릭터를 지탱한다.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김석훈 MBC <반짝반짝 빛나는> 송승준 역
강명석 (<10아시아> 편집장) 옥이야 금이야 키운 어머니 덕에 능력 있는 남자가 됐지만, 일하느라 연애는 제대로 못해봤다. 덕분에 직장 동료 한정원(김현주)과 키스 한 번으로 호들갑을 떨고, 그 와중에도 일에 관해서는 완고하다. 과거에 이상적으로 여기던 전형적인 ‘한국적 왕자님’에 가깝다. 중장년층에 포커스를 맞춘 드라마의 주인공이니 이해할 만하다. 부하직원이든 연인이든 우직하게 믿고 따를 수 있는 뚝심이 장점.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

윤이나 (TV 평론가) 여자를 대하는 방법은 아예 모르는 원리원칙주의자. 편집장이 되자마자 ‘삼진아웃제’를 내세우며 철저하게 직원들을 관리한다. 하지만 책을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보는 진지한 자세와 편견 없는 공정함은 칭찬할 만하다. 사채업자 어머니 덕에 재산이 1천 억이 넘지만 돈에는 관심이 없고 어머니 때문에 고통받은 이들에게 용서를 구하러 다니는 도덕적이고 올곧은 왕자.
팔자 ★★★☆☆
외모 ★★★★☆
낭만성 ★★★★☆
취향 ★★★★☆
융통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