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를 위로해줘

롯데 자이언츠 신임감독 양승호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내용과 수위는 과연 적절한가? 그는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양승호는 좀 더 이해받을 자격이 있다.

양승호 감독은 전반기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비난에 시달린 사람이다. 인터뷰마다 비난하는 댓글이 달린다. 하지만 말에는 맥락이란 게 있다. 가령 양 감독은 최근 한 선수의 마음가짐에 대해 몇 마디를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팬은“ 선수 탓을 하는 감독”이 라는 비난을 했다. 하지만 그 선수가 몇 차례 숙소에 늦게 들어와 벌금을 문 적이 있다는 건 알려지지 않았다.

양승호 감독은 여러 실수를 했다. 지난해부터 준비했던 중견수 이승화, 3루수 전준우, 유격수 황재균 카드는 한달 만에 무위로 돌아갔다. 전반기 선발 요원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린 데 대해서는 그 자신도“ 마무리 감을 찾기 위한 시도였고, 무리였다”고 말했다. 홍성흔의 좌익수 기용도 실패였다. 여기에는 우익수 손아섭의 시범경기 부상으로 외야수 한 명이 더 필요했다는 이유가 있긴 하다.

그러나 전반기 내내 하위권에 머물면서도 팀은 연패에 빠지지 않았고, 후반기 개막 직후 연승을 달리며 4위에 올랐다. 롯데의 지난 3년 동안 성적은 3위, 아니면 4위였다. 전력에는 큰 손실도, 큰 보강도 없었다. 그렇다면 양승호 감독이 팀을 망친다는 비판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감독의 능력이란 과연 팀에 얼마만큼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가져다주는 것일까.

양승호 감독은 최근 수년 동안 프로 무대를 떠나 있었다. 구단은 팬들로부터 사랑받던 전임 감독을 좋지 않은 모양새로 떠나보냈다. 그에 대한 명분으로“ 올해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앞세웠다. 팬들의‘ 두고 보자’는 심리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에이스도, 마무리도 없는 롯데의 전력은 우승권이라기엔 애초부터 아쉬웠다.

여기에 신임 감독이 처음부터 팀을 휘어잡을 환경도 아니었다. 신임 감독은 수석투수타격 코치 가운데 한두 명은 자기 사람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롯데는 지난해 시즌 뒤 베테랑 코치 세 명을 해고했고, 그 자리에 오랫동안팀을 떠나있었거나, 경험이 적은 이들을 채워 넣었다. 불친절한 인사였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고집불통 로이스터에 질린 구단 고위 관계자는 새 감독에게 이것저것 불편한 주문을 했다. 김성근 SK 감독조차 최근“ 나라도 롯데에선 감독 일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승호 감독은 명장일까, 졸장일까, 아니면 범장일까. 적어도 지금은 답을 낼 시점이 아닌 듯하다. 그는 사실상 루키 감독이며, 어떤 명장도 루키 시절은 겪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올해 팀을 우승시킨다면 그는 명장의 칭호를 받아야 할까? 아마 류 감독 자신이 고개를 흔들 것이다. – 최민규( 기자)

지난 시즌 뒤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나쁜 선택이었다. 대신 새 사령탑으로 양승호 전 고려대 감독을 영입했다. 리더십의‘ 연속성’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양 감독의 탈권위적인 리더십은 그나마 국내 지도자 중에서는 가장 로이스터에 근접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일부 팬들이 양 감독더러“ 권위적이다”“, 선수들 기를 죽인다”며 비난하는 것도 사실 우스운 일이다.

양 감독은 취임과 함께“ 롯데의 장점은 더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로이스터도 몰라서 보완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양감독은 롯데의 약점을 개선하지 않고는 앞으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왜일까“. 작년 롯데 타자들은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나 올해도 그렇게 방망이가 터진다는 보장은 없다. 선발진 역시 사도스키와 이재곤, 김수완이 잘해줘서 강해 보이지만 이 선수들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심지어는 이대호가 다른 팀유니폼을 입게 되는 상황도 미리 생각해야 하는 게 감독이란 자리다. 그러자면 지금부터 약점인 수비와 불펜, 기본기를 보완해 나가야만 한다.”

시즌 초반 양 감독의 비관적 예상은 현실이 됐다. 로이스터의 유산인 타선과 선발진은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반면 고질적인 수비 불안과 불펜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불펜 강화를 위해 꺼낸‘ 마무리 고원준’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고, 수비와 득점 루트의 다양화를 위해 시도한‘ 이승화 중견수-전준우 3루수’ 카드도 없던 일이 됐다. 총체적 난국. 팬들은 로이스터가 추구했던 방식과 일일이 비교하면서“ 왜 로이와 다르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어쩌면 양 감독의 가장 큰 문제는, 그가 로이스터가 아닌 양승호라는데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차피 로이스터가 될 수없다면, 결국 해결책은 성적밖에 없었다.

다행히 롯데는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올스타전 전후를 계기로 롯데의 전매특허인 타격과 선발진이 살아났다. 불펜과 수비도 7월 이후 눈에 띄게 탄탄해졌다. 김사율이 완전히 마무리로 자리를 잡았고, 외야 수비 코치를 따로 두고 훈련을 강화한 것이 수비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 로이스터 없는 롯데는 한때 위기를 겪었지만, 생각만큼 크게 추락하지는 않았다. 현재 롯데는 4위.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성적이다. 롯데 게시판에는‘ 양승호감’이라는 새 별명이 등장했다. 이전 별명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배지헌(야구 칼럼니스트)

기본적으로 야구는 투수와 타자의 1대1 승부다. 경기 중에 걸 수 있는 작전은 많지만, 뭔가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타자가 투수를 이기면 성공이고, 투수가 타자를 이기면 실패한다. 투수교체나 대타가 있지만, 그 또한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주는건 아니다. 야구는 여러 변수 때문에 의외성이 높은 종목중 하나로 꼽히지만, 그것이 오로지 작전이나 경기 중 용병술 때문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야구의 의외성은 긴 시즌, 많은 선수들 간의 관계, 잘 맞은 타구도 아웃될 수있는 비과학성 등에서 나온다고 보는 것이 더 알맞다.

롯데 팬들은 몇 년간 작전 없는 야구에 길들여졌다. 선발진은 탄탄했고, 타선은 8개 구단 최고였다. 작전을 걸지 않아도 1대1 승부에서 대부분 유리했다. 이기는 경기는 시원하게 이겼고, 지더라도“ 그때 그것만 안 했어도”라고 답답해할 만한 상황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롯데의‘ 빅볼’은 포스트시즌에서 통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선 선발을 3회에 강판시킨다고 그 누구도 감독을 비난하지 않는다. 에이스가 맞붙는 플레이오프에선 롯데의 장점인 선발진의 우세가 거의 의미가 없고, 그런 상황에서 불펜과 수비가 약한 팀의 감독이라면 그를 만회하기 위한 여러 패턴을 짜놓을 필요가 있다. 정면승부로 이길 수 없다면, 지더라도 승부수를 던져보는 게 맞다.

시즌 전 플러스 요인이라고 해봐야 고원준의 가세 정도일 뿐,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 이재곤과 김수완은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홍성흔과 조성환도 예년 같지 않았다. 김주찬, 손아섭도 쓰러졌다. 이처럼 고질적인 약점을 타격, 선발진 등 몇 가지 뛰어난 장점으로 메우던 팀 컬러가 총체적으로 붕괴되는 상황에서, 감독의 작전실패는 더욱더 부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언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비난은 이런 경기장 내 불신이 밖으로 쏟아져 나온 것에 가깝다. 양승호는 언론친화적인 감독이다. 패장 인터뷰를 하는데도 큰 거리낌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선수에 대한 싫은 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양승호 감독은“ 고마운 손용석”“, 예쁜 고원준”같이 직설적인 칭찬도 서슴지 않는다. 그가 가장 로이스터와 닮았다고 평가되는 점이 선수단과의 허울 없는 관계다.

그는 신임 감독 류중일의 삼성이 1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큰 짐을 짊어지고 있다. 류중일은 삼성에서만 20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다. 작전이든 말이든 이전과 다르단 것이 비난의 근거가 되는 건 불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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