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종 씨,컨셉이 뭐에요?

“오늘 컨셉, 애매합니다잉.”

의상 협찬/ 수트와 셔츠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보타이는 제이미 앤 벨. 제품 협찬/ 샹들리에가 그려진 빈티지 잡지, 깃털을 꽂은 약병, 빈티지 코끼리 홀더는 모두 AA디자인뮤지엄.
의상 협찬/ 수트와 셔츠는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보타이는 제이미 앤 벨. 제품 협찬/ 샹들리에가 그려진 빈티지 잡지, 깃털을 꽂은 약병, 빈티지 코끼리 홀더는 모두 AA디자인뮤지엄.

개그맨 최효종은 애매하지 않다. 촬영용 테이블 앞에 앉아 물건을 하나씩 집어 올릴 때도, 돌잡이 같은 망설임은 한 치도 없었다. 걸을 땐 저 멀리 점을 찍어놓고 따라잡듯이 걷고, 전화를 받을 땐 10초 안에 모든 용건을 정리했다. 인터뷰 중에도 몇 통의 전화를 처리하면서 그 사이 광고 출연까지 결정했다. “’애정남’으로 광고가 엄청 들어옵니다잉. 재미있어요. 광고라는 건 연예인의 로망, 왠지 좀 인기 있는 사람들만 하는 그런 거잖아요. 요즘 들어오는 것 중에 하기 싫은 게 있어도 다 해요. 돈보다도 이걸 내 프로필의 하나로 생각하고, 스펙을 쌓아간다 생각해서예요. 인기 있을 때 열심히 해두는 건, 나중에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의 기반입니다.” 스물여섯 살 최효종은 차장님처럼 바빴지만 아버지처럼 현명했다. 애매할 게 없는 그는 <개그콘서트> 회의 시간에도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던지는’ 쪽이다. 그가 소파 끝에 뾰족하게 앉아 오리입을 만들며 말했다. “개그는 누가 얼마나 더 많은 생각을 하느냐, 얼마나 지치지 않느냐인 것 같아요. 그냥 가만히 앉아서 곰곰이 나를 뒤돌아보고, 그러다 보면 계속 나와요.” ‘애정남’, ‘사마귀 유치원’ 속 그의 개그는, 세찬 연기와 표정으로 목젖 떨리게 사람을 웃게 하진 않는다. 되레 손뼉을 크게 몇 번 치게 만드는 쪽이다. 최효종은 생활의 세부를 예리하게 끄집어내는 <개그콘서트> 개그맨들의 기본기에다 개그의 새로운 형식을 짜는 대담함까지 갖춘, 오랜만에 만나는 ‘똘똘이형’ 개그맨이다. “기억해내고 메모하는 습관 같은 건 어렸을 때부터 있었거든요. 책을 읽으면 아버지가 “어떤 게 좋았냐, 뭐가 재미있었냐” 항상 물어보셨으니까, 영재 교육 비슷한 게 됐죠. 전 아직도 널려 있는 게 개그 소재인 것 같아요.” 널려 있는 개그 소재를 창고에서 보물 꺼내듯 하다 보니 이젠 인터넷에 그의 이름을 치면 자동으로 ‘천재’라는 거창한 단어가 따라붙는다. 최효종이 과거 몇 번의 코너를 통해 시도한 공통된 형식을 발견했다면 ‘천재’라 부르는 의도를 짐작할 수 있을까? 올해 5월, 두 달간 짧게 반짝였던 최효종의 지난 코너 ‘트렌드 쇼’. MT 가면 매번 하던 식상한 게임을 완전히 새로운 규칙으로 바꿔 대중에게 세뇌시켰다. ‘애정남’의 디딤돌쯤 되는 이 코너에서도 그는 시청자에게 뭘 자꾸 해보라고 부추겼다. 최효종은 대중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기준을 던지고 그 파장이 멀리, 크게 퍼지게 하는 데 능하다. “저를 수식하는 단어를 그냥 생각해본 게 하나 있는데요, ‘네그맨’이에요. 네티즌의 개그맨. 제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인기가 더 좋잖아요.” 그는 또 다른 개그맨들이 ‘정파’라면 자신은 ‘사파’라며 큭큭 웃었다. 지금 최효종에게 애매한 건 없다. 그가 스튜디오를 나가면서 외쳤다. “맨 오브 더 이어, 참 공정하게 뽑아주셨다고 생각합니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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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Eat, Drink,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