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을 열어라 1

4천만원대부터 3억원대까지 일곱 대의 컨버터블을 가격대별로 모았다. 한 번쯤 지붕을 열고 벚꽃처럼 풍성한 봄밤을 달리고 싶다.




₩ 350,000,000


페라리 캘리포니아 V8 4.3
페라리가 캘리포니아를 설명할 땐 일상에서도 무리 없이 탈 수 있는 ‘데일리 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맞는 얘기다. 조용하게 몰면, 그렇게 탈 수 있다. 하지만 페라리가 달리는 앞길은 모세가 가른 바닷길처럼 뚫려 있어야 옳지 않나? 4,297cc V8 엔진은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49.5kg.m을 낸다. 제로백은 자그마치 3.9초, 최고속도는 시속 310킬로미터다. 이 성능을 제대로 쓰면 그야말로, 트랙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광폭한 시간이 될 것이다. 페라리 캘리포니아에는 자동차가 사람 몸에 주입할 수 있는 쾌락의 극한이 잠재돼 있으므로





₩ 249,800,000


마세라티 그란 카브리오 스포츠
자동차의 물성엔 이성과 감성이 반반이라는 명제는, 결국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같은 경우에만 합당하다. 마세라티는 이 차를 ‘가장 빠르고 아름다운 4인승 카브리올레’라고 했다. 미추의 기준이 취향이라는 말은 무력하고, 그란 카브리오의 세세한 선들이 아름답다는 건 어떤 여자가 섹시하다는 데 결국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와 닮았다. 결코 흔치 않은 4.7리터 V8 엔진이 내는 최고출력 250마력, 52kg.m의 최대토크, 시속 285킬로미터의 최고속도. 1957년 F1 경기에서 우승한 마세라티 250F에서 유래한 빨강, 처음 보는 속살 같은 내장재의 색깔.






₩ =40,000,000


미니 쿠퍼S 로드스터
이 차는 아직 베일에 쌓여 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개막식에 등장한 바 있고, 몇 가지만은 확실하다. 천 지붕이 열리는 미니. 미니 쿠퍼S 쿠페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미니 쿠퍼S 쿠페는 1,598cc 가솔린 엔진을 쓰고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5kg.m을 낸다. 제로백은 7.1초다. 그 기반에 달린 천 지붕은 버튼이 아니라 손으로 연다. 운전석에 앉아서, 오른손을 뻗고, 레버를 돌린 뒤 오토바이 헬멧을 벗을 때처럼 뒤로 확 젖히면 된다. 그렇게 달리다 보면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장난감은 없을 거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백미러에 비치는 ‘히힛’ 웃고 있는 얼굴도 같이. (정확한 가격은 4월 24일 공식 론칭과 동시에 공개 예정)





₩ 43,900,000


2012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
자동차가 본질에 충실하다는 건 뜬구름 잡는 얘기 같지만, 골프 운전석에선 그저 현실이다. 골프 카브리올레는 2.0 TDI 모델을 기반으로 천 지붕을 얹은 차다. 1,968cc 디젤 엔진의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2.6kg.m, 리터당 16.7킬로미터의 연비는 이미 검증이 끝났다. 지붕은 시속 30킬로미터 이하로 달릴 때 여닫을 수 있다. 여는 데 9.5초, 닫는 데 11초 걸린다. 9.5초는 생각보다 빨리 간다. 순식간에 접혀 들어가기에 ‘얇아서 그런가?’ 생각했지만 그 얇은 지붕을 뚫고 들어오는 소음도 효과적으로 걸러냈다. 여러모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골프의 주행성능 그대로 지붕을 열면 하늘에 닿을 수 있는 차가 골프 카브리올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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