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맛

여름이면 더 당기는 오묘한 맛. 달고 시고 매운 그 맛.





카우니아우 마무앙 

현지에서 태국 요리엔 전채와 본요리의 구분이 없다. 매울 땐 확 맵고, 새콤할 땐 혀가 말리도록 시다. 동시에 여러 맛이 나지만, 슴슴할 때는 없다. 그리고 후식은 쾅 내려치듯이 달다. 이 요리는 찰밥으로 만든 후식이다. 수분이 적은 태국 찹쌀에 코코넛 밀크를 섞고 쪄 치덕치덕하게 만든다. 여기에 미끄덩한 망고를 곁들이면 이렇게도 어울리는구나, 혀가 정복해야 할 맛이 많구나, 새삼 깨닫는다. 

 

주방에서 여름 내내 태국에서 해와 혀를 즐겼다면, 직접 만들겠다는 의욕도 불끈 생길 테다. ‘정통식’에 대한 욕심을 조금 버리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01 찹쌀을 불리지 않고 밥을 지은 다음 뜨거울 때 시판 코코넛밀크 1컵 반, 설탕 6큰술, 소금을 조금 넣고 섞는다. 02 망고는 사방으로 칼집을 내둔다. 03 코코넛밀크 1/2컵, 설탕 1큰술, 소금 약간을 냄비에 넣고 끓여 소스를 만든 다음 찰밥에 뿌린다.

 

 

 

 





팟타이

현지에서 센 불에 화끈하게 볶은 면 요리다. 팟타이의 매력은 시고 단 열대 과일 타마린으로 만든 소스가 8할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선 타마린 과육을 구하기 힘들어 굳혀서 유통되는 타마린에 물을 조금 넣고 끓여서 쓴다. 1분 정도 볶은 팟타이는 보통 고춧가루, 부추, 설탕, 숙주 같은 고명과 함께 손님 앞에 낸다. 우리는 숙주를 같이 넣고 볶지만 현지선 생숙주를 고명으로 올려 약간 비릿한 맛을 즐긴다. 

 

주방에서 태국 식재료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가격도 싸다. 특히 팟타이 소스처럼 만들기 번거로운 게 있을 땐 클릭으로 해결한다. 

 

01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른 새우 2큰술과 작게 썬 두부 1/3모를 넣고 볶다가 달걀을 풀고 휘저으며 볶는다. 02 원하는 만큼의 오징어와 그린홍합, 새우를 추가하고 소금, 후추를 뿌린다. 03 해물이 반쯤 익으면 쌀국수와 팟타이 소스를 넣고 볶는다.

 

 

 

 





톰양쿵

현지에서 톰얌쿵은 국가 대표다. 처음 먹었을 땐 짠 건지 신 건지 매운 건지 도통 알 수 없는데, 나중엔 의문이 강해질수록 더 맛있는 톰얌쿵이라는 걸 알게 된다. “태국에는 고수도 두세 가지 종류가 있어요. 톰얌쿵엔 은은하면서도 진한 ‘톰얌 고수’를 넣어야 제맛이 납니다.” 청담동 ‘소이22’의 김두열 셰프의 말이다. 그리고 생강과 비슷한 맛을 내는 갈랑가와, 대나무 순처럼 생긴 시큼한 레몬그라스가 맛의 양쪽을 치우침 없이 받쳐줘야 한다.

 

주방에서 라임 잎, 피시 소스 등의 재료가 필요하지만 시판 톰얌쿵 소스는 요술처럼 모든 맛을 다 낸다.

 

01 냄비에 고추기름 1~2큰술을 두르고 새우를 넣어 살짝 볶다가 물을 붓고 톰얌쿵 소스 50그램과 땡초를 넣고 끓인다. 02 양송이버섯 5~6개와 새송이 버섯 2개를 썰어 넣고 한소끔 끓인 뒤, 설탕을 조금 넣는다. 03 먹기 직전에 고수를 얹는다.

 

 

 

 





쏨땀

현지에서 그린 파파야로 만든 샐러드다. 가늘게 썬 파파야는 마늘과 태국 고추 빻은 것과 함께 무치면서 짓이기는데, 이때 지휘를 하듯 손목을 돌려 아삭함을 살리는 게 기술이다. 태국 현지에서는 사계절 맛있는 파파야가 넘쳐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렵게 구한 것마저도 태국에 비해 떫은맛이 강하다. 김두열 셰프는 “떫은맛을 없애기 위해 무와 양배추를 교합한 콜라비를 채 썰어 넣거나 그린 망고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주방에서 원한다면, 아래 레시피에 땅콩과 방울토마토를 넣고 조금 더 버무려도 좋다.

 

01 절구에 마늘과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를 넣고 찧다가 채 썬 파파야 1개와 당근을 조금 넣고 또 살짝 찧는다. 02 살짝 볶은 말린 새우와 피시 소스 2큰술 반, 레몬즙 2큰술과 설탕 1~2큰술을 넣고 좀 더 찧는다. 03 고루 섞이면 접시에 담아낸다.

 

 

 

 





태국식 레드카레

현지에서 태국까지 와서 웬 카레냐 싶겠지만, 카레는 이미 태국 전통 음식이 됐다. 태국 카레는 인도 카레보다 맛이 순하고 질감도 묽어 꼭 수프 같다. 인도에선 말린 향신료를 사용해 오래 끓여 요리하는 반면, 태국에선 말리지 않은 신선한 향신료를 사용해 센 불에서 빠르게 요리한다. 그래서 특유의 찌르는 향이 살아 있다. 태국에선 그린 카레를 가장 많이 먹고, 우리 입맛에는 레드 카레가 제일 잘 맞는다. 최근 현지에선 마사만 카레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주방에서 카레는 피시 소스를 넣고 볶은 밥에 올려 먹으면 맛있다. 튀긴 새우칩까지 올리면 완벽하다. 

 

01 냄비에 레드 카레 페이스트 50그램을 넣고 살짝 볶다가 코코넛밀크를 반 캔 넣는다. 02 반달로 썬 가지, 그린 빈스, 닭 가슴살, 피망, 파프리카, 새우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나머지 코코넛밀크를 부어 끓인다. 03 설탕을 넣어 맛을 조절한 뒤 불을 끈다.

 

 

 

 



얌운센

현지에서 ‘얌’은 무친다는 뜻이고 ‘운센’은 가는 당면이라는 뜻이다. 까나리액젓처럼 쿰쿰한 피시 소스와 라임즙이 특유의 맛을 완성한다. 다른 요리에 비해 코를 찌르는 듯한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아서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다. 그래서 태국 이외의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꼽히는데, 사실 태국 현지에선 그보단 좀 더 맵게 만들어 먹는다. 붉고 푸른 태국 고추를 섞어 매운맛을 더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게 진짜 얌운센이다. 

 

주방에서 채소의 종류와 양은 원하는 대로 준비한다. 얌운센은 붇지 않아 냉장고에 뒀다 먹어도 맛있다. 

 

01 녹두 당면은 불린 뒤 삶아둔다. 02 채소를 준비한다. 새우는 데친다. 다진 돼지고기는 다진 마늘과 청주를 넣고 데친다. 03 피시 소스 6큰술, 식초와 설탕 각 3큰술, 다진 고추 1개, 레몬즙과 다진 마늘 약간으로 소스를 만들어 면과 채소를 버무린다.

 

 

 

 



Drink 완벽한 온더록을 위한 네 가지

 





위스키를 벗어나 꼭 위스키로만 온더록을 만들란 법은 없다. 여름엔 소주도, 맥주도 얼음이 있으면 더 신나게 마실 수 있다. 온더록으로 마실 때 위스키처럼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술을 다섯 병 골랐다. 왼쪽부터, 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러워 알코올을 알아채지 못하는 앱솔루트 엘릭스, 서양배의 향이 은은하게 물결치는 그레이구스 포아, 사과 향을 덧입힌 한정판 참이슬 애플, 현지에선 너무 더워 얼음을 넣어 마시기도 하는 싱가포르의 타이거 맥주, 고구마 소주 특유의 향이 밴 구로 기리시마.

 

 

 

 





얼음의 속도 위스키를 천천히 즐기기 위해 크고 둥근 얼음이 제일 좋다지만, 그게 정석은 아니다. 때에 따라선 순식간에 시원해진 위스키를 칵테일처럼 재빠르게 마실 수도 있으니까. 모양에 따라 얼음이 녹는 속도를 파악한 뒤 원하는 대로 마시면 그만이다. 가장 늦게 녹는 건 볼 아이스, 보기에 가장 예쁜 건 빙산처럼 둥둥 떠 있는 록 아이스다. 집에서 만들기 힘든 볼 아이스와 록 아이스는 ‘아이스팜’과 같은 전문 얼음집에서 크기별로 주문할 수 있다.

 

 

 

 





최고의 위스키 온더록 한 잔 

조니워커 플래티넘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의 향과 셰리 오크 통의 은은한 향이 얼음을 만나면 바람처럼 시원하다. 임재진(디아지오 브랜드 앰버서더)

글렌모린지 라산타 알코올 도수가 46도로 센데, 얼음과 만나면 부드럽게 풀린다. 꽃다발처럼 향긋하다. 서용원(홍대 더 라이온스 덴 바텐더)

메이커스 마크 버번 위스키 온더록은 아무것도 더하지 않아도 칵테일 한 잔을 마신 것처럼 화려하다. 손기은(에디터)

 

 

 

 





온더록의 가니시 가장 쉬운 방법은 오렌지 껍질을 비틀 때 튕겨져 나오는 오일을 위스키에 흩뿌리는 것. 남은 껍질은 나선 모양으로 말아 장식한다. 스모키한 향의 위스키라면 살짝 태운 시나몬 스틱을 꽂아도 좋다. 진이나 보드카 온더록엔 오이와 배처럼 시원한 향이 있는 가니시를 풍덩 빠뜨린다.

 

 

 

 





Big Match 술과 안주의 절묘한 결혼 

이런 치킨과 저런 맥주 ‘치맥(치킨에 맥주)’의 효용은 맛만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기름진 치킨이라면 풍미가 휘몰아치는 맥주보단 오히려 탄산음료가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여름 밤에, 그것도 야외에서, 치킨과 함께 콜라가 아닌 맥주를 마시는 건 이맘때만 할 수 있는 어른의 놀이다. 그러니 이왕 야식을 즐길 참이면 맥주와 치킨의 줄긋기를 좀 다양하게 해본다. 치킨의 종류가 흐드러지고 수입 맥주의 종류는 셀 수도 없는데다가 ‘치맥’이라는 문화가 탐스럽게 무르익었는데, 이 정도는 시도해볼 만하지 않나? 프라이드치킨엔 역시 청량감이 강렬한 필스너 맥주다. 텁텁한 살을 먹을 때도, 기름진 껍질을 먹을 때도 입 안을 상쾌하게 만든다. 불 향과 바비큐 맛이 살짝 감도는 구운 치킨을 먹을 땐 페일 에일 맥주가 은은하게 어울리는데, 씁쓸한 홉 맛이 그을린 풍미와 만나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린다. 달고 매운 양념 치킨이나 짭짤한 간장 치킨에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크림 에일이 의외로 짝이다. 웬만한 음식을 모두 품는 반주의 아이콘, 칭타오는 달큰하면서도 매운 파 향이 풀풀 나는 ‘파닭’ 치킨과도 쿵짝이 맞는다. 누군가는 치킨엔 그저 밍밍한 국산 맥주가 최고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만 마시기엔 여름밤 내내 이어지는 ‘치맥’의 시간은 길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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