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뿌려진 소금만큼

소금은 자꾸만 쫓아오는 적군 같지만 요리를 살리는 화룡점정이기도 하다.

제품 협찬/ 2. 4. 5. 10. 16. 17번 소금은 딘앤델루카, 1. 7. 8. 12. 13. 14. 15번 소금은 SSG 푸드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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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시장에 가면
1. 할렌 몽 크리스피 바닐라 솔트 영국 웨일즈에서 만든 소금. 아이스크림이나 브라우니 위에 뿌리면 단맛과 짠맛이 즐겁게 충돌한다.

2. 떼르 에그조틱 페르시안 블루 솔트 이란 내륙 지역에서 채취한 소금. 사막 한복판에 이런 바다색을 띤 천연 소금이 있다.

3. 신안 함초 소금 함초는 우리말로 퉁퉁마디다. 개펄에서 자라 짜다. 예전엔 잡초라고 여겨 뽑았지만 요즘엔 갈아서 소금을 만든다.

4. 떼르 엑조틱 다이아몬드 솔트 2억 5천만 년 전 바닷물이 융기되면서 만들어진 암염이다. 모양 때문에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보석처럼 맛도 귀하다.

5. 폴크솔트 내추럴 스웨덴 브랜드 폴크솔트는 반짝이는 색깔 덕에 요리 위에 올리는 장식으로도 쓴다.

6. 솔트뱅크 태안 송화염 솔트뱅크는 실내에서 천일염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깨끗한 소금에 송화가루를 섞었다.

7. 삼보 자죽염 황토가마에서 토종 소나무만을 이용해 자수정 색이 될 때까지 구웠다.

8. 뻘 솔트 개펄의 진주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다. 신안 천일염 생산자들 사이에선 요즘 이런 마케팅이 한창이다.

9. 썸머 블랙 트러플 소금 송로버섯 향 소금. 달걀 프라이나 등심 구이에 뿌리면 평범한 요리가 확 변신한다.

10. 셀 마린 게랑드 천일염 그 유명한 프랑스 게랑드 청정지역의 소금. 양식과 한식에 두루두루 넣을 수 있다.

11. 게랑드 마늘 파슬리 소금 게랑드 천일염에 마늘가루와 파슬리가루를 첨가했다. 설렁탕 간을 맞출 때 넣어도 좋다.

12. 바트이슬러 토마토 모짜렐라용 소금 이 오스트리아 암염은 포장지만 보고 오해하기 쉽다. 토마토와 모차렐라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토마토 모차렐라 카프레제에 잘 어울리는 소금이라는 뜻이다.

13. 르 쏘니에 까마르그 플뢰르 셀 지중해 카마르그에서 생산되는 토판 천일염. 입자가 고와서 얼굴에 문질러 씻으면 각질 제거도 된다.

14. 몰튼 소금 생산량이 월등히 많은 공장표 소금이지만, 브랜드의 힘은 어떤 소금보다 강하다.

15. 머레이 리버 핑크 플레이크 호주 머레이 강 근처에서 만드는 호수염이다. 가공하지 않았데도 소금에서 복숭아 빛이 돈다. 그릴에 구운 해산물에 슬쩍 뿌려 먹기 좋다.

16. 딘앤델루카 화이트 트러플 씨 솔트 피에몬테 지역의 값비싼 식재료인 흰 송로버섯 향이 요리의 풍미를 살린다. 트러플 소금은 딘앤델루카를 유명하게 만든 품목이기도 하다.

17. 플뢰르 드 셀 바이올렛 플뢰르 셀은 소금의 꽃이라는 뜻으로 염전에 결정이 가라앉기 전, 표면에 뜬 소금을 뜻한다.

18. 아르헨티나 셀루살 이 호수염은 아르헨티나에선 ‘아사도 소금’이라고 부른다. 남미식 바비큐 요리인 아사도를 만들 때 쓴맛이 없는 셀루살 소금만 넣기 때문이다

TIPS 소금이 부엌을 떠나면

1. 세탁 보조제
좋아하는 청바지나 티셔츠의 색이 자꾸만 빠진다면, 소금을 녹인 찬물에 10분 정도 담갔다가 세탁기에 돌린다.

2. 주방 세제
솔이 잘 들어가지 않는 긴 병은 바닥을 닦기가 쉽지 않다. 소금 한두 줌과 물을 함께 넣고 칵테일처럼 마구 흔든다.

3. 채소 세정제
소금물에 시금치를 흔들어 씻으면 불순물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씻고 난 샐러드 채소에 소금을 조금 뿌려두면 다시 아삭해진다.

4. 손 세정제
손가락 지문 사이사이에 깊게 밴 냄새가 있다면 소금과 식초를 섞어 손을 씻는다. 음식 냄새나 담배 냄새가 사라진다.

HOW TO 이 요리, 저 소금

1. 가는소금
달걀찜이나 나물무침처럼 소금간 해 바로 내놓는 음식은 입자가 고운 소금을 쓴다. 굵은 소금보다 녹는 속도가 빨라서 간을 맞추기가 쉽기 때문이다. 왠지 간이 덜된 것 같아 소금을 쏟아 붓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2. 굵은소금
배추나 생선을 절일 때는 결정이 굵은 소금을 쓴다. 일반 천일염은 미네랄 함량이 높아서 쓴 맛이 다른 소금에 비해 강한 편이다. 절이는 용도로는 쓴맛이 크게 문제되지 않으니 그리 비싸지 않은 굵은 천일염으로 마음껏 절이는 거다.

3. 고추 맛 소금
소금의 짠맛에 독특한 향을 입히면 온갖 요리에 어울리는 조미료가 된다. 매콤한 향이 도는 소금은 고기를 밑간할 때나 한우를 구워 살짝 찍어 먹을 때 좋다. 뜨거운 버터 맛 팝콘 위에 살짝 뿌리면, 요리 아이디어가 여러 개 더 떠오를 테다.

4. 레몬 맛 소금
레몬 맛이 도는 소금은 생소하지만, 그만큼 신선한 방법으로 요리할 수 있다. 불 위에서 살짝 익힌 해산물에는 레몬 향이 도는 소금을 뿌린다. 진토닉과 같은 간단한 칵테일을 만들 때 잔 끝에 소금을 살짝 묻혀도 좋다.

5. 송로버섯 맛 소금
송로버섯은 그 독특한 향 때문에 요리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그래서 송로버섯 향이 다른 향과 뒤섞이지 않도록 요리하는 게 중요하다. 리조토를 만들 때 넣어 간을 맞추거나, 촉촉한 빵 위에 살짝 뿌리면, 큰 걱정은 없다.

메밀 소바를 소금에 찍어 먹는 방법
소바를 쯔유가 아닌 소금에 찍어 먹을 수 있을까? 일본의 몇몇 소바 장인은 메밀면 자체의 향을 즐기기 위해 간장 대신 소금을 선택했다. 토마토나 수박에 소금을 치면 맛이 사는 것처럼, 소금은 메밀 면 맛을 더 짙고 깊게 만든다. 물론, 염도가 낮은 볶은 소금에 아주 조금씩 찍어 먹어야 한다. 소금은 약인 동시에 독이니까. 튀김도 녹차 소금, 다시마 소금, 낫또가루 소금 등에 조금씩 찍어 먹을 수 있다. 특히 기름진 가라아게나 복 튀김을 소금에 찍으면 개운한 맛이 더해진다. 초밥이야 말로 간장과 뗄 수 없는 사이인 것 같지만, 소금이라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특히 오징어, 찐 전복, 장어 스시는 간장 없이 소금을 흩뿌려 먹으면 새로운 스시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한석원(웨스틴 조선호텔 ‘스시조’ 총괄 주방장)

천일염이라고 다 좋은 소금일까?
한국 천일염이‘ 명품’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미네랄이 많다는 점 하나다. 그러나 극소량이므로 천일염의 미네랄로 건강을 지키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천일염에 특히 많이 들어 있는 미네랄, 염화마그네슘은 쓴맛을 내 오히려 음식 맛을 버린다. 그럼에도 한국 천일염을 꼭 쓰겠다면, 염화마그네슘이 적은 천일염을 사는 것이 요령이다. 염화마그네슘은 간수의 주성분이라서 오래 묵혀 간수를 뺀 천일염은 쓴맛도 덜하다. 그러니까 3년 묵혔다, 5년 묵혔다 하는 천일염은 그 기간 동안 염화마그네슘을 줄였다는 뜻이다. 그러나 원래의 천일염에 염화마그네슘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면 몇 년을 묵혀도 이게 다량 붙어 있게 마련이다.

오래 묵힌 것이 좋은 천일염의 기준은 아니라는 말이다. 소금의 역할은 맛을 이끌어내고 이를 풍성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소금은짜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셈이니 정제염이 그 역할에 가장 충실한 소금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천일염, 암염 등의 맛이 특별나다 하여 쓰는 것은 그 소금 안에 든 여러 미네랄의 조화 때문이다. 미네랄이 많아 그 맛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여러 미네랄이 어떤 조합을 이루고 있는가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게랑드 천일염이 특별난 대접을 받는 것도 그 미네랄의 조합에 따른 것인데, 찾자면 한국 천일염 중에서도 그만한 맛을 내는 소금이 있기는 있다. 미네랄 맛까지 따지겠다는 섬세함과 집중력만 있으면‘ 명품 소금’은 부지기수다. 가치는 상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 안에서 얻어진다. 황교익(맛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