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캐롤

별이라도 따다 드릴게요. 크리스마스 아침, 이토록 빛나는 지동차를 한 대라도 선물해 주신다면.

2012 토요타 8686이야말로 지금의 토요타를 적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작심하고 재미를 위해 만든 진중한 쾌락주의자의 자동차. 운전의 모든 요소가 유희의 극단을 향해 있다. 목적과 취향이 이토록 확실하면서 운전자 중심인 차가 또 있었나? 수평대항 4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은 203마력, 최대토크는 20.9kg.m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225킬로미터, 공인연비는 리터당 14.7킬로미터다. 운전의 재미와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자동차의 감수성까지 충실하게 읽어낼 수 있는 사람만이 86을 후회없이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동 모델은 3천8백50만원, 자동 모델은 4천6백40만원.

시트로엥 DS3 레이싱고백하건대, 이 차를 타고 방배동으로 넘어가는 어떤 언덕에서 도로 위를 나는 것 같았다. “거의 날아가는 것 같았어요.” 옆에 앉은 여자가 토끼눈을 했다. 시트로엥 DS3 레이싱은 그간 한국에 수입된 푸조-시트로엥 그룹의 이미지를 단숨에 확장한다. 시트로엥 특유의 차진 핸들링은 그대로 살아 있다. 수동기어의 변속 감각은 예민하고 사려 깊다. 그런 채 2단으로 시속 60킬로미터, 3단에서 시속 90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릴 때의 엔진 소리에는 어떤 도전이라도 다 받아주겠다는 패기가 있다. 1,598cc 가솔린 엔진의 최고출력은 200마력, 최대토크는 28kg.m이다.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는 6.5초 걸린다. 시트로엥이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여덟 번이나 우승했다는 걸 새삼 되새기면서, 이 차가 전 세계에 1천 대뿐이라는 사실에 조바심 냈다. 아시아에는 딱 5대 뿐인데, 모두 한국에서만 살 수 있다. 4천9백50만원.

2013 BMW 120d 어반라인BMW가 소형 수입차 시장에 던진 공격적인 출사표다.120d는 BMW 사상 최초로 3천만원대에 살 수 있는 자동차이기도 하다. 1,995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32.7kg.m을 낸다. 최고속도는 시속 212킬로미터,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8.6초다. 이 차를 타고 달리는 일은 어디서든 호쾌하다. 한남대교나 소월길, 고속도로라도 아쉬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 인테리어는 여느 BMW의 철학과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귀엽게 계승했다. 밖에서는 상대적으로 길어 보이는 보닛과 짧은 해치백 엉덩이 사이의 절묘한 비율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도전적인 차를 출시하면서, BMW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작지만 당차다. 충분히 고급하면서도 합리적이다. 자, 이제 누가 긴장할 차례일까?

2012 메르세데스 벤츠 B클래스사랑스러운 누군가에게 이 차를 선물하고 싶다고, 운전석에 앉은 내내 생각했다. B클래스에는 자동차를 나누는 어떤 기준들을 초연한 것 같은 기품이 있다. 크기나 배기량과는 일말의 관계도 없는 얘기다. 1,796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을 낸다.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3초, 최고속도는 시속 210킬로미터, 공인연비는 리터당 15.7킬로미터다.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달릴 필요도 없고, 급하더라도 주변을 좀 둘러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다독이는 게 B클래스의 품성이다. 이러니, B클래스는 성별과 나이를 불문한다. 누구라도 편할 테니까. 3천7백50만~4천2백10만원.

미니 쿠페 S 로드스터다른 어떤 차에도 없는 기백이 미니 쿠페에는 있다. 이 차에는 딱 2명만 탈 수 있다. 천으로 만든 지붕은 담백하게 손으로 열고 닫는다. 직렬 4기통 1,598cc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5kg.m을 낸다. 경우에 따라, 간이 똑 떨어질 정도로 달릴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222킬로미터,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는 10.5초 걸린다. 어떤 코너를 만나서 어떤 각도로 꺾어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이렇게 달릴 수 있는 자동차는 미니밖에 없다는 자신감.작지만 의연하고, 동작 하나하나에 미니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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