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

이달, 보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자동차들. 그리고 단 한 대를 위한 영예. 5월엔 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이다.

엔진 직렬 4기통 디젤직분사 터보차저배기량 1,598cc변속기 7단 DSG구동방식 전륜구동최고출력 90마력최대토크 23.5kg.m복합 공인연비 리터당 18.3킬로미터(도심 16.4/고속도로 21.3)가격 2천4백90만원


폭스바겐 폴로 1.6 TDI R-Line


소문은 무성했고, 기다리는 마음은 애가 탔다. 올해는 작은 수입차가 시장에 변화를 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포문은 피아트 500이 열었다. 폴로는 골프가 다져놓은 탄탄대로 위에서 중심이 될 것이다. 골프는 뻗으면 닿는 거리에서도 드림카의 위치를 고수하는 독특한 위상의 자동차다. 폴로는 골프보다 작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콤팩트 해치백’이라 정의했다. ‘밤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어디까지 달렸을까?’ 폴로를 시승하던 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건넌 한남대교는 과연 호쾌했다. 밤 11시 즈음의 소월길은 한적했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면서 폴로의 한계치를 가늠했다. 새순과 꽃망울이 아른아른 시야를 벗어났다. 그대로 내려와 북악스카이웨이로 다시 달렸다. 더 험하게 몰아세웠다. 타이어가 한계를 벗어날 때마다 경고등이 들어왔다. 문득 계기판을 봤을 때의 속도가 생각보다 높았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폴로의 운동성능은 상당하다. 차체가 작아서 더 민감하다. 가속과 변속은 세심하고 안정적이다. 잘 만든 차의 매력은 차체의 크기와 관계없이 느껴진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꼭 필요한 옵션만 남기고 기름기를 제대로 뺐다. 폴로는 호사스러운 내장이나 어떤 옵션으로 눈길을 끄는 차가 아니다. 그 대담하고 기꺼운 패키징의 결과는 가격으로 드러날 것이다. 공식 출시는 4월 25일이나, 14일엔 폴로의 가격이 2천4백90만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이 차에는 있는데 폴로에는 없네?’ 싶은 것들. 하지만 차에서 내릴 때, 자동차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차가 폴로다. 팽배한 현란함으로부터 한발 떨어져서, 알찬 뿌리로서 웅변할 수 있는 것들. 결국 폴로로 수렴되는 진득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치들.

폭스바겐을 아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실내. 그 흔한 ‘몇 인치스크린’도 없고, 핸들에 이런저런 버튼도 없다. 온도를 조절하는공조장치도 수동이다. 섭섭할 수도 있지만, 화려하기로 둘째가서러운 인테리어를 갖춘 자동차에 묻고 싶은 것도 있다. 그게, 꼭필요할까? 산뜻함을 위한 요소일 순 있겠다. 첨단 기기는 그걸 쥔사람도 첨단인 듯 만들어주니까. 하지만 그렇게 산뜻해지는 기분이있다면, 반대쪽 끝에서 그윽해지는 마음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단순하지만 기능적이고, 소박함을 다루는 고유의 방식으로 어떤지위마저 획득한 게 폭스바겐의 인테리어다.

THE HISTORY OF POLO4월 23일 한국에 출시되는 폭스바겐 폴로는 5세대째다. 지난 38년 동안 전 세계에서 1천1백만 대 이상 팔렸다. 독일, 프랑스 등 여타 유럽 국가에는 1세대 폴로가 아무렇지도 않게 주차된 골목도 있었다. 그런 길에선 동그란 헤드램프의 개수로 1세대와 2세대를 구분하면서 즐거워하다, 3세대 폴로가 지나가는 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폴로는 이미 장르적 완성도가 출중한 차다. 따라서 외형은 소형 해치백의 형식을 그대로 유지한 채, 폭스바겐의 디자인 요소가 바뀌어가는 흐름대로 소소하게 진화해왔다. 크게 손볼 필요도 없이, 기술과 취향이 진보하는 딱 그만큼만.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WORLD RALLY CHAMPIONSHIP)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 빙판길과 눈길을 가리지 않고 일반도로에서 열리는 극단의 자동차 경주다. 11개월 동안 유럽 주요 국가, 호주, 아르헨티나 등 13개국에서 열리고, 각 경주의 점수를 합산해 최고의 팀과 드라이버를 뽑는다. 4월 11일부터 13일까지는 포르투갈에서 경기가 열렸다. 이전엔 몬테카를로, 스웨덴, 멕시코에서 각각 열렸다. 이어 아르헨티나, 그리스, 이탈리아, 핀란드, 독일, 호주, 프랑스, 스페인, 영국에서 열린다. 엔진 성능은 1,600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로 제한된다. 모든 튜닝은 양산차를 기준으로 한다.



WRC & POLO폭스바겐 폴로가 WRC에 출전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후스웨덴 2회전과 멕시코 3회전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몬테카를로 1회전에서는 준우승이었다. 랠리용 폴로는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3.3kg.m을 낸다. 시속 100킬로미터 가속 시간은 3.9초다. 한 회사의 기술력, 차체와 엔진의 내구성을 증명하는 데 WRC 만한 무대는 없다. F1에 비견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주이면서, 양산차를 바탕으로 튜닝해야 한다는 규정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WRC에 출전하는 레이싱카의 바탕이 곧 한국에 출시되는 폴로와 같은 셈이다.

가격대와 장르를 바탕으로, 이렇게 다섯 대를 꼽을 수 있다. 닛산 큐브는 소형 수입차 시장의 강자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을 움직였다. 나머지는 모두 소형 해치백. 푸조 208은 2천8백90만원, 시트로엥 DS3는 2천8백90만~3천1백90만원, 피아트 500 라운지는 2천9백90만원, 현대 i30는 1천8백20만~2천90만원이다. 폴로는 큐브보다 싸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성능과 재미는 폴로가 한 수 위다. 자, 이제 판이 심하게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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