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시의 대답

무라카미 다카시가 회고전 때문에 한국에 왔다. 궁금한 걸 전부 묻기엔 시간이 좀 짧았다.

요즘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들었다. 쓰나미로 아버지를 잃은 아이가 산속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에너지 연구 때문에 생겨난 작은 몬스터를 만나는 내용이다. 만든 지 2년 반 정도 되었다.

거의 스탠리 큐브릭만큼 오래 걸렸다. 그는 천재다. 하하. 내겐 그런 재능이 없다.

애니메이션 효과의 천재 카나다 요시노리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자주 말했다. <은하철도 999>의 경우 스토리가 아니라, 그가 만든 폭발 효과에 감동했다. 손 그림으로 <스타워즈>보다 더 박력 있게 표현한 걸 도무지 믿을 수 없다.

그가 만든 역광 효과도 하나의 기준이 됐다. 당신 오타쿠가 분명한데 왜 패션 매거진에서 일하나?

하하. 이젠 아니다. 지난 7월 2일부터 12월까지 플라토 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린다. 회고전이 열릴 만큼 많은 인정을 받았는데, 기자회견에선 10퍼센트밖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현대미술 쪽 일 외 사업들은 반응이 별로였다.. 패션 쪽은…. 루이 비통도 평범한 일이었다.

여러 방면에서 협업하지 않았나?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닌가? 협업을 먼저 제안한 적은 한번도 없다.

영화나 미술 말고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 9월, 도쿄에 카페를 연다. 갤러리 사업도 궤도에 올라서 다른 작가와의 관계도 더 깊게 맺고 싶다.

Kaikai and Kiki ©2005 Takashi Murakami / 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Galerie Perrotin
Kaikai and Kiki ©2005 Takashi Murakami / 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Galerie Perrotin

 

1. 727-727 ©2006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All Rights Reserved. Courtesy Blum & Poe 2. MCBST 1960→2011, MGF 1960→2011, MPGMP 1960→2011. ©2011 Takashi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Galerie Perrotin
1. 727-727 ©2006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Blum & Poe 2. MCBST 1960→2011, MGF 1960→2011, MPGMP 1960→2011. ©2011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Galerie Perrotin

기자회견에서 라인과 같이 이미지로 소통하는 SNS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인간의 욕구와 비례한다. 말하자면, 앤디 워홀이 “누구나 15분 동안은 유명인으로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된 것이 SNS 문화다. 이런 현상이 점점 가속화되면 SNS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큰 불만이 쌓여가고, 안티 게시판에 악플을 단다. 언뜻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편리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일반 사회와 똑같이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이 생겨나는 거다. 이런 사회에서 아티스트들은 SNS를 이용해 광고를 할 것이 아니라, 가속화되는 부분과 약화되는 부분을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

SNS 덕분에 비판 받기도 쉬워졌다. 그런 점에 대해 부담이 없나? 크게 두려워하진 않는다. 하지만 워홀도 배에 총을 맞지 않았나? 격화되는 건 좀 무섭다. 기자 간담회에서 SNS 얘기를 너무 많이 했나? 좀 반성하게 되는데….

여전히 일본 내에선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나? 아직도 일본에선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오늘 풍수사(점쟁이)한테 상담했을 정도다. 하하.

1. 두번째 미션프로젝트 코코 ©1999-2007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All Rights Reserved. 2. Kaikai and Kiki ©2005 Takashi Murakami / 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Galerie Perrotin
1. 두번째 미션
프로젝트 코코 ©1999-2007
Takashi Murakami/
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2. Kaikai and Kiki ©2005 Takashi Murakami / 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Galerie Perrotin

그래도 세계적으로 유명해 많은 돈을 벌었다. 풍요로운 환경이 되었을까? 생활환경에는 관심이 거의 없지만 작품을 제작하는 작업 현장을 충실하게 만들고 싶다. 특히 최근에는 쓰레기 처리에 관심이 많다. 물감을 씻어낼 때 나오는 유독 물질을 돈을 주고 폐품 처리 업체에 맡긴다.

최근에 산 것 중에서 가장 비싼 물건은 무엇인가? 비싼 거면 역시 영화 제작비가…. 개인적으로 산 것 중에선 2만엔 정도 하는 건축 책이다.

창작을 불러일으키는 에너지원이 따로 있을까? 언제나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컨디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놀거나, 술 마시는 일은 거의 없다. 마감에 쫓길 때 좋은 아이디어가 불쑥 나온다.

그때 주로 어떤 음악을 듣나? 피쉬맨스라는 일본 록 그룹의 콘서트 앨범을 계속 듣는다.

이제 촬영하자. 어제 전시장에서 예민한 상황이 있었다고 들었다. 뭔가 오해다. 어제는 TV 방송에서 스테디 캠으로 촬영하는 걸 보고 조금 큰소리를 냈을 뿐이다. 스테디 캠으로 작품이 망가지는 것을 여러 번 봤다. 이번 미술관은 좁은 통로가 여러 개 있어서 곤란하다고 얘기했는데…. 뭐랄까, 소문이 와전됐다.

어떤 아티스트나 예민하지 않을까? 오해하지 않았다. 이번 전시를 위해 내 작품을 산 여러 사람에게 작품을 빌렸다. 빌린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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