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했어

너를 생각하면 나는 좋아, 너를 바라보면 나는 좋아. (틴트, ‘첫눈에 반했어’ 중)

엔진 V8 5.0리터 슈퍼차저최고출력 550마력최대토크 69.4kg.m공인연비 N/A0->100km/h 4.6초가격 1억 4천3백60만원

재규어 XFR-S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힘, 운전자와 동승자를 동시에 공포에 휩싸이게 만드는 광폭한 성격,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귀에 꽂히기 시작하는 앙칼진 엔진 소리…. XF는 우아하고 정중한, 재규어의 중형 세단이다. XFR은 그 고성능 모델, XFR-S는 그보다 더욱 현란하고 공격적인 재규어다. 일단은 속도에 매료될 수 있다. 아랫배와 정수리를 동시에 치고 돌아가는 혈류를 느끼는 순간의 몽롱함 때문에. 동시에 소리에 혹할 것이다. 가속페달을 밟는 깊이와 리듬에 따라 수만 가지 소리를 변주하니까. 결국 좀 더 한가한 도로, 더 비밀스러운 시간, 종국에는 트랙을 선망하게 될 것이다. “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스스로 의심할 겨를도 없이.

엔진 V6 3.5리터 가솔린최고출력 277마력최대토크 35.5kg.m공인연비 리터당 9.8킬로미터0->100km/h 4.6초가격 4천9백40만원

토요타 아발론
토요타가 만드는 자동차에는 그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가 알차게 담겨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캠리가 증명했고, 아발론이 그 뒤를 잇는다. 아발론은 토요타가 만드는 세단 중 가장 고급스럽다. 탄탄한 기본기, 수수해서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야말로 토요타의 특장인데, 아발론도 그렇다. 실은 모든 놀라움이 거기서 온다. 화려하지 않지만 묵직해서 믿을 수 있고, 치고 나가는 순발력과 힘도 기대 이상이다. 패들시프트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럭셔리’, ‘프레스티지’ 같은 저잣거리 말로 누굴 현혹할 마음도 없는, 순박하고 정직한 세단.

엔진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최고출력 245마력최대토크 38.8kg.m공인연비 리터당 11.3킬로미터0->100km/h 5.8초가격 6천4백20만원

BMW 428i
제대로 무르익었다. 편안하면서 역동적이고, 고급하면서 젊기까지 하다. 웬만한 가속이라면 변속 충격은 거의 안 느껴진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부드러우니, 남산 소월길을 달리는 동안 굳이 앞차를 추월하지도 않았다. 차분하게, 그 유려한 운전 자체를 즐기려고. 한편, 마음 단단히 먹고 밟기 시작하면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바짝 긴장한 가솔린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는 작지만 당차고 종종 치명적이다. 차체는 3시리즈 쿠페보다 넓고 낮고 길다. 헤드램프는 도로를 응시하듯 한다. 차체와 시선이 모두 낮아서, 공기 저항 같은 건 다 뚫고 달리는 것 같다. 속도와 관계없이, 그저 달리는 느낌 자체에 집중하라고, 진짜 즐거움은 거기 있다고 BMW가 속삭인다. 지금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세련된 운전 감각.

엔진 V6 3.7리터 가솔린최고출력 309마력최대토크 38.7kg.m공인연비 리터당 7.7킬로미터0->100km/h N/A가격 5천4백60만원

2013 링컨 MKX
디자인으로 미래를 정조준했는데도 고풍스러워 보인다. 요즘, 자꾸만 돌아보게 만드는 자동차가 도로에 늘어간다 싶었는데 그게 링컨의 저 신전 같은 그릴이었다. 철가면의 입 같기도, 누군가의 날개 같기도 하다. 이렇게 화려한 얼굴인데 전체적으로 두드러지는 건 건실함이다. 조용한 냇가에서 오래 씻긴 바위처럼 둥글고 자연스럽다. 운전석에 앉으면 그야말로 품에 안긴 듯하다. 뒷목의 긴장과 피로가 다 풀린다. 차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힘으로 그저 정숙하고 묵직하게 달릴 줄도 안다. 이렇게 침착하게, 그저 편리하고 안락하게 도심형 SUV의 본질에 도달한 차는 흔치 않다.

엔진 직렬 4기통 1.6리터 직분사 터보3최고출력 190마력최대토크 24.5kg.m공인연비 리터당 12.1킬로미터0->100km/h N/A가격 2천8백90만원

닛산 주크
태생부터 괴상하게 생겼다는 말을 달고 살았을 것 같은 얼굴. 하지만 그게 상처가 될 리 없는 옹골찬 성격이 주크에는 있다. 사실 이 특이한 얼굴도 대면하고 보면 그렇게 놀랍지는 않다. 심지어 귀여워 보이기도 한다. 달리는 감각도 의외로 당차고 유쾌하다. 보닛에선 ‘크어어엉’ 이를 악물고 열심인 소리가 난다. 북악 스카이웨이를 헤집고 달릴 때는 ‘으헤헷’ 웃는 것 같았다. 이렇게 특이한 얼굴로부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대와 의심을, 어쩌면 경쾌함 하나로 불식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