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스미스 <HORSES>

1975년에 나온 패티 스미스의 데뷔 앨범을 좋아한다. CD를 몇 장이고 사서 종종 선물도 했다. LP는 전혀 듣지 않는다. 따뜻한 아날로그식 감성이 뭔지도 모르겠고(군고구마 같은 건가?) 잡음이 끼는 것도 싫다. 하지만 이 앨범만은 LP로 갖고 싶었다. 이유는 하나. 커버를 큰 사진으로 갖고 싶어서.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커버 촬영 날, 입던 대로 입고 온 부스스한 패티 스미스를 채광이 좋은 창 옆에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화장도 안 하고 옷도 갈아입지 않았다. 샘플로 삼은 다른 사진도 없었다. 아리스타 레코드에선 이 사진을 보자마자 아연실색했다. 그들의 “예쁘게 다시 찍어오세요.”란 요구는 사진가에게도 모델에게도 묵살 당했고, 결국 음반은 그대로 출시되었다. 그때 둘은 연인이었다. 이 사진은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초상 사진이다. 왜 그런가에 대한 궁금증은 로버트가 풀어주었다. “나는 사진을 좋아한 적이 없어요. 내가 좋아하는 건 찍고 있는 대상뿐입니다.”